1988년 전국 2번째 지대로 발족된 후 25년 째 지역사회 곳곳에 봉사.. 매년 배산 벚꽃축제 열어
심장병 어린이 36명 새 생명.. 무연고자 장례식, 교통봉사, 자연보호 등 사회의 빛과 소금 역할
우리 사회는 어려운 형편에도 이웃을 생각하며 사랑을 실천하는 사람들이 있기에 조금 더 살만한 곳이라고 생각한다. 자신보다 힘든 사람을 도와주고 국가나 이웃들이 신경 쓰지 않는 것들에 관심을 갖고 솔선수범해 봉사하는 사람들. 나눔을 행복으로 여기고 사랑을 전파해 더 큰 나눔을 일으켜 사랑이 가득한 사회를 가꾸는 그들이야말로 진정 사회의 빛과 소금이 아닐까.
익산에서는 사랑실은 교통봉사대 회원들이 바로 그런 역할을 하고 있다. 대부분이 택시 운전을 업으로 삼고 있는 회원들은 익산 곳곳을 누비며 봉사의 손길이 필요한 곳을 찾아낸다.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 곳에도 교통봉사대의 손길이 닿아 밑바닥에서부터 조금 더 나은 모습의 익산시를 가꾸고 있어 ‘바퀴달린 천사들’이라고 불릴 정도다.
여러 행사에 솔선수범하는 모습으로 시민들을 사고의 위험에 지켜주는 파란제복의 사나이들은 이미 익숙한 모습이다. 또한 창단 후부터 심장병어린이 돕기 운동, 무연고자 장례식, 농촌 어린이 짜장면 봉사, 자연보호 캠페인, 정류장 청소 및 놀이터 수리 등 교통봉사대의 정성이 익산 곳곳에 스며들어 있다.
우리의 아버지이자 가족이며, 이웃으로서 사랑을 실고 어디든 찾아다니는 사랑실은 교통봉사대 익산지대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새 생명을 찾은 태권도 선수
사랑실은 교통봉사대 익산지대는 서울본대가 창설된 1986년 이후 전주지대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탄생했다. 1988년부터 25년 동안 활동해온 익산의 대표 교통봉사대인 이들은 현재 총 160여명의 회원이 등록돼 활동하고 있다.
대부분이 택시기사로 회원이 구성돼 있는데 이들의 봉사활동이 지역사회에 알려지면서 함께 동참하는 일반회원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며 누구나 사랑을 나누고 싶은 사람은 참여를 기다리고 있다.
사랑실은 교통봉사대의 가장 큰 중점은 심장병 어린이 돕기 운동이었다. 1986년 당시 방송에서 우리나라 심장병 어린이가 5-6만명이라는 소식을 듣고 출범하게 된 봉사대는 지금까지 그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과거에는 택시를 타면 좌석 사이에 놓인 껌 판매대를 흔히 볼 수 있었는데 그것이 바로 사랑실은 교통봉사대의 심장병 어린이 돕기 운동의 주요 모금 수단이었다. 그렇게 100원 200원씩 모은 성금으로 현재까지 전국 871명의 심장병 어린이가 새 생명을 찾았고 익산에서만 36명이 혜택을 입었다. 한 생명이라도 더 살리고자 전국 1만8천명에 달하는 봉사대원들의 정성을 모은 결과였다.
사랑실은 교통봉사대 익산지대 총무를 맡고 있는 송기만(57) 씨는 “전국 40개 지대의 대원들이 조금씩 성금을 모아 심장병 어린이들의 수술비를 마련하고 있다”며 “부천세종병원 및 여러 병원과 자매결연해 수술비를 반값에 할 수 있었고 그 만큼 더 많은 혜택을 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익산에서 맨 처음 심장 수술 혜택을 받은 이는 태권도 선수로 활약하고 있는 송인철 씨. 어린 시절 봉사대의 도움을 받아 심장 수술을 받고 건강히 자라 태권도 선수가 됐다. 고마움을 잊지 않고 지금도 사랑실은 교통봉사대 익산지대에서 행사가 있을 때마다 찾아와 나눔을 함께하고 있어 훈훈한 사랑과 봉사의 보람을 느끼게 해주고 있다.
현재 익산지대는 심장병 어린이 돕기 성금 모금을 위해 매년 배산에서 벚꽃축제 한마당을 열고 있어 즐거움과 나눔의 기쁨을 시민들과 함께하고 있다.
◇ 무연고자 사랑의 장례식
심장병 어린이 돕기 외에 사랑실은 교통봉사대는 무연고자 사랑의 장례식을 중점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새 생명을 찾아 건강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것에서부터 고독한 죽음을 없애고 누구나 따뜻한 관심 속에서 생을 마감하도록 하는 데까지 사랑실은 교통봉사대의 손길이 닿아 있는 것이다.
아무 연고도 없어 눈을 감은 뒤의 일조차 걱정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사랑실은 교통봉사대는 이웃으로 찾아가 관심을 갖고 돌봐주는 것에서부터 사망한 뒤의 장례절차까지 책임을 진다. 많은 사람의 애도 속에서 쓸쓸하지 않은 죽음을 맞이할 수 있도록 하는 사랑의 장례식이다.
택시를 운행하는 대원들은 거리의 노숙자나 시에서 손을 못 대는 그늘 속의 무연고자를 찾아낸다. 통리장의 확인을 거쳐 무연고자가 확실한 경우에 접수한 후에는 사랑실은 교통봉사대원이 가족이 된다.
택시를 운행하다가도 찾아가 말동무를 해주거나 약간의 금전적 도움도 아낌없이 해준다. 그렇게 가족처럼 지내다가 무연고자가 사망할 경우 사랑의 장례식이 열린다. 장례 이후에도 3년 동안 제사를 지내주는데 매년 10월 9일에 원불교, 불교, 천주교, 개신교의 목회자들과 함께 통합으로 크게 추도의 의식을 지내준다. 사후까지 사랑을 실천하는 사랑실은 교통봉사대의 마음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까지 전국에서 200여회의 무연고자 사랑의 장례식이 열렸으며, 매월 2-3회 이상 전국에서 열리는 장례식에는 주변 지역의 봉사대들이 참여하기도 한다.
◇ 작지만 큰 활동들
사랑실은 교통봉사대는 자랑없이(과시), 꾸밈없이(거짓), 바람없이(욕심), 차별없이(부당) 네 가지를 활동 이념으로 하고 있다.
그렇기에 봉사활동을 하는데 있어서 앞으로 나서지 않고 눈에 띄지 않는 곳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먼저 시에서 열리는 각종 행사나 공사 등으로 교통이 불편한 곳의 교통봉사는 너무 당연한 듯 인식될 정도로 잘 알려져 있다. 또한 봄과 가을에 정기적으로 미륵산 청소에 나서 약수터 청소 및 약수 바가지 교체 등 환경정화 활동을 한다. 약수를 마시는 이들은 아무 생각 없이 바가지를 사용하지만 그런 작은 것에도 사랑실은 교통봉사대의 정성이 숨어 있는 것이다.
또한 택시를 운행하다 손길이 필요한 어린이 놀이터를 발견하면 즉시 출동해 청소하거나 시설물을 보완한다. 큰 예산이 필요치 않고 방치할 경우 아이들이 다칠 염려가 있는 곳에 봉사대원들의 세심한 손길이 미치는 것이다.
또한 버스승강장 등에 불법 광고 스티커가 지저분하게 붙어 있는 곳에도 이들의 손길이 닿는다. 아무도 신경 쓰지도 않지만 그런 작은 도시 미관까지 신경 쓰는 이들이 있어 조금이라도 쾌적한 익산시에서 생활할 수 있는 셈이다.
또 있다. 올해로 10년 이상 지속해온 짜장면 봉사는 사랑실은 교통사대의 자랑이다. 농촌이나 시설로 직접 찾아가 짜장면을 대접하며 함께하는 정을 듬뿍 나누고 있는 것이다. 정기적으로 계획을 세워 봉사를 진행하며 수시로 필요할 경우에도 사랑의 짜장면 봉사대가 출동하고 있다.
◇ 하늘에서 가장 예쁜 마음
사랑실은 교통봉사대의 캐릭터는 ‘하가’이다. 하늘의 ‘하’와 가나다라의 ‘가’를 따와 하늘에서 가장 예쁜 마음이라는 뜻을 품고 있다. 그런 마음으로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익산시의 곳곳을 누비며 사랑을 전하고 있는 사랑실은 교통봉사대인 것이다.
익산지대 박상현(48) 부지대장은 “늘 하는 봉사활동 이다보니 이젠 몸에 베인 것 같다. 택시를 그만 두더라도 이런 활동은 계속 해나갈 것 같다”고 말했다.
송기만 총무는 “현재 익산에 무연고자가 접수가 잘 안 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의 활동이 잘 알려져 심장병 어린이나 무연고자가 많은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서로서로 이웃에 관심을 갖고, 만약에 도움이 필요한 곳이면 언제든 연락을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완창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