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 봉사에 앞장선 익산의 ‘봉사왕’.. 시민의장 봉사장 수상
구두미화원 봉사단 다우리 90년 결성.. 익산에 ‘사랑光’ 내다

“봉사에 몸담고 활동하니까 사람들도 그렇고 자식들도 내 직업을 ‘봉사’로 생각할 정돕니다. 제 2의 고향인 익산에서 사람들을 도우며 살기 좋은 익산을 만드는 데 힘을 쏟고 싶습니다.”

더운 날씨 속에서도 활기찬 모습으로 나타난 자율방법연합회 경세광(56) 회장. 익산역을 만남의 장소로 정할 정도로 익산역을 생활 터전으로 살아온 덕에 주변에서 모르는 이가 없을 정도다. 이미 익산 전체에 그의 이름을 모르는 이가 없을 만큼 ‘봉사왕’으로 유명한데, 익산역 상인들과 인사를 나누며 활기찬 에너지를 함께하는 모습에서 익산역의 터줏대감이라는 별명이 잘 어울렸다.

경세광 회장은 “20대 중반에 익산에 정착하면서부터 익산역을 무대로 살아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많은 사람이 오가는 곳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사람들에게 관심을 갖게 됐던 것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진안군 태생인 경 회장은 중학교에 다니던 시절 집안형편이 어려워 무작정 상경해 숱한 고생을 겪었다. 어린 나이에 객지에서 생활하면서 중국집, 구두닦이, 노동일 등 해보지 않은 일이 없었다. 그렇게 고생을 하면서 장성한 그는 익산에 살고 있던 친척의 권유로 익산과 인연을 맺게 됐다. 당시 그의 나이는 20대 중반이었다.

이후 익산역에서 구두방을 운영하게 된 그는 역 광장을 삶의 터전으로 살았다. 열심히 일한 덕에 자리를 잡은 그는 오가는 사람들을 보며 어려운 사람들이 참 많다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자신처럼 그들도 조금만 도와주면 충분히 재활할 수 있다는 생각에 미쳤다.

경 회장은 “그때 익산에서 처음으로 구두닦는 사람들의 모임인 ‘다우리’를 결성했다. 그리고 모임당시 걷은 회비 3만원을 우리가 밥 먹고 쓰지 말고 우리보다 힘든 사람을 돕자고 뜻을 모으게 됐다”고 회상했다.
1991년 13명으로 결성된 구두미화원 모임인 다우리는 이후 익산에 살고 있는 힘든 사람들에게 따뜻한 이웃으로 다가갔다. 구두를 닦아 힘들게 번 돈을 자신들보다 더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데 사용해 사랑의 ‘광’을 내기 시작한 것이다.

이후 경 회장은 다우리를 이끌면서 보성원, 동그라미재활원, 삼정원 등의 사회복지 시설과 요양원 등을 방문해 나눔을 전파했고 전북의 등불 장학금에도 참여했다. 구두센터마다 모금함을 놓고 성금을 모아 의료기 지원, 조손가정 돌보기 등의 활동을 찾아나섰다.

특히 익산역 앞에서 일어난 사망사고에 대한 일화는 유명하다. 당시 중1 여학생 유일한 혈육이었던 할머니가 음주운전 무보험 차량에 치여 숨져버린 것. 보험금도 받지 못할 딱한 상황을 옆에서 지켜보았던 ‘다우리’가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할머니의 장례 일체를 돕고 200만원의 장례비도 지원했다. 또한 홀로 남은 학생의 어머니를 수소문한 끝에 인천에 살고 있는 어머니를 찾아 함께 살 수 있도록 도왔다.

현재 다우리회(대표 정진정)는 회원만 100여 명이 활동하고 있으며, 타 단체의 도움의 손길이 뜸한 여름에 소외된 이들을 찾고 있다. 신발장과 싱크대 및 식료품을 지원하다가 이제는 현금으로 지급해 필요한 데 사용할 수 있도록 세심한 배려를 함께하고 있다.

경 회장은 “다우리 대표를 하면서 더 많은 도움을 주지 못한 것이 아쉬울 뿐이며 요즘엔 경기가 좋지 않아 사회 주변에서 도움의 손길이 적어진 것 같아 걱정이다”며 “아무도 모르는 곳에서 고통 받고 있는 사람들에게 ‘다우리’가 가족처럼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 회장은 현재 수제화전문점을 운영하고 있지만 일에서 손을 떼고 오로지 봉사할 곳을 찾아다니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작년에는 자율방범대연합회장을 맡아 익산시 1천3백여 명의 자율방범대를 이끌고 있기도 하다.

이 밖에도 그의 24년 간의 봉사활동에 몸담은 경력은 각종 직함으로 대변할 수 있다. 학교폭력범죄예방위원, 여성친화도시 협의체 위원 남성대표, 중앙동주민자치위원, 중앙동 지역리더모임 위원, 시민경찰3기 간사 등 명함에 다 적지 못한 직함도 부지기수다. 또한 각종 표창만 50개를 넘을 만큼 수상한 진정한 봉사인이다.

경 회장은 “푼수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남 주는 것을 아깝지 않게 생각한다. 사실 봉사라는 것이 사심 없이 봉사로 끝나야지 이익을 바라거나 하면 봉사가 아니라 장사다. 힘든 사람의 딱한 사정은 어려운 사람이 더 잘 알 듯, 사랑과 정으로 진정성 있는 봉사를 앞으로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완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