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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친근한 벗’ 김용재 아동문학가

▲ “책 읽는 아이들을 사랑한다”

평생 걸어온 교육자의 삶과 아동문학에 대한 열정 꽃펴
12권째 동화집 ‘동물학교 종소리’펴내.. 문협지부장 역임

“평생을 초등학교 교사로 아이들과 함께 지내오면서 교육적 측면뿐만 아니라 문학 활동을 통해 아이들에게 책을 많이 읽을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줄 수 있었고 또한 스스로도 아이들의 시선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공부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모현초등학교 교장을 끝으로 교직에서 물러난 뒤에도 글을 쓰고 책으로 엮어내며 아직도 여전히 아이들과 함께하고 있는 느낌이라는 동화작가 김용재(75) 선생. 지금도 매년 10편에서 15편의 동화를 써낼 정도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그의 모습은 다시 교단으로 돌아가도 충분할 정도의 열정과 건강한 에너지가 넘친다.

김 선생은 부안군 백산면 출신으로 중학교에 다니던 시절 우연히 써낸 글이 등사판 학교 신문에 실리게 되면서 평생 글을 쓰게 된 계기가 됐다. 정읍시 고부면의 두승산에 소풍을 갔다가 당시 나무를 다 베어낸 황량한 산을 보고 느낀 점을 ‘헐벗은 산’이라는 글로 써내려 갔다.

그는 “선생님이 나오라고 하더니 갑자기 ‘누구껄 베껴왔어’라고 물어서 황당했다. 사정을 설명했더니 ‘대어다 대어’라고 하시면서 교지 편집위원으로 뽑아주셨다. 그 때부터 글을 써야 되겠구나 라고 자연스럽게 생각했던 것 같다”라고 회상했다.

그렇게 글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자연스럽게 책을 가까이 하기 시작한 그는 사범학교에 진학한 후 시골에서 볼 수 없었던 책들이 즐비한 도서실에서 살다시피 했다. 문예부와 교지 제작에 참여하면서 책과 더욱 가까워진 그는 사범학교를 졸업 후 20세의 나이에 초등학교 국어교사로 부임하게 됐다.

교사로서 여러 학교에 부임하면서 국어 교과와 문예반 지도를 도맡다시피 한 그는 직접 쓴 글이 월간 교육잡지에 실리며 문학성을 인정받기 시작한다. 당시 그는 시와 소설, 수필을 주로 썼는데 아이들과 가까이 지내면서 직접 꿈을 불어넣어 줄 수 있는 아동문학에 관심을 갖게 됐다.

그래서 쓴 동화 ‘쌍 지팡이’가 전북교육신문에서 좋은 평가를 받자 그는 아예 아동문학의 길을 가기로 결심하고 동화를 쓰기 시작했다. 그리고 초등교원들의 모임인 ‘글짓기 지도회’ 활동을 통해 전북일보 토요판에 글을 선보이기 시작하다 본격적으로 1971년 ‘전북아동문학회’를 조직해 활동하기 시작했다.

1974년에는 자신의 반 학생의 이야기를 소재로 쓴 동화 ‘꼽추’가 동아일보 신춘문예 최종심에서 아쉽게 탈락하자 그는 당시 아동문학계의 거두였던 ‘다람쥐 작가’ 김영일 선생을 찾아가 가르침을 받고 새롭게 창간된 ‘아동문예’에 연거푸 추천되며 등단했다.

이후 그는 교원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하는 틈틈이 각종 문인 활동과 세미나 등에 참석하는 등 동화에 대한 열정을 불태우며 총 460여 편의 작품을 써냈다. 그 중 동화만 330여 편에 달하는데, 1977년에 발간한 첫 동화집 ‘춤추는 우주선’부터 시작해 ‘꽃방울 모자’, ‘하늘을 나는 자전거’, ‘도깨비와 아이스크림’, ‘동물나라대통령’ 등이 출간됐다. 특히 2012년에는 며느리와 손녀딸 들이 그림 작업에 참여한 12번째 동화집 ‘동물학교 종소리’를 세상에 내놨다.

그는 교사로서 부임하는 학교마다 아이들을 위해 사비로 책을 사줘 책 읽는 습관을 기르도록 지도했으며 직접 글을 써보도록 지도해 많은 제자들을 양성했다. 지금도 시인과 동시인으로 활발하게 활동하는 제자들을 볼 때면 보람을 느끼게 된다고 한다.

그는 “교사로 재직할 당시 모범 독서지도 사례만 4번 발표했다. 그만큼 독서에 대한 교육철학이 확고했으며 장학사로 있을 당시에도 각 학교마다 독서지도와 관련한 주문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익산의 문인으로 활동한 그는 문인협회 지부장을 역임하며 익산의 문예 발전에도 힘을 써왔으며 그런 공로로 익산시민의장 문화장, 전북문학상, 마한문학상, 한국동화문학상 등 각종 상을 받았다. 특히 올해 8월 7일에는 ‘다람쥐문학상’을 수상하며 건재한 문학 활동을 선보이고 있다.
김용재 선생은 “아동문학은 더 많은 공부와 싱싱한 상상력이 필요한 분야이며 아이들의 무한한 잠재력을 자극하고 일깨워주는 보람 있는 일이기도 하다”며 “요즘엔 부모들이 먼저 책을 읽지 않기 때문에 아이들 스스로 책을 읽는 것을 배우기 어려운 것 같아 아쉬운 점이 있다”고 말했다.

정완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