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사회단체의 경험과 행정학 박사로서의 전문 역량이 드러나는 의정활동.. 기획 및 추진력 돋보여
초선과 비례라는 약점 극복하고 익산 전 지역을 아우르는 지역활동.. 정직한 여성정치인의 위상 높여

지난 2010년 출범한 제 6대 익산시의회가 8부 능선을 넘어가고 있다. 익산시민을 대표하는 대의기구인 익산시의회 25명의 의원들이 그동안 어떤 의정활동과 지역 활동을 펼쳐왔는지, 또 익산시의 미래에 대해 어떤 비전을 품고 있는지 궁금해지는 시점이다.

이에 본지는 각 시의원들을 만나 인터뷰를 통해 그동안 펼쳐왔던 의정활동을 돌아보고 익산의 현안들에 대한 생각을 들어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지방선거를 10개월 여 앞둔 시점에서 앞으로 총 25회에 걸친 각 의원들과의 만남은 의원별 의정활동에 대한 점검 및 반성으로 꾸며질 예정이다. 소통신문은 시민들의 바람직한 선택을 위한 정확하고 공평한 정보 전달을 다짐한다. <편집자 주>

◇ 프로필

익산시의회 김영희 의원은 원광대학교 사범대학을 졸업하고 동대학원 가정관리학 석사과정과 행정학 박사과정을 마친 후 대학 강단에서 활동했다. 원광대 여대생커리어개발센터 책임연구원 및 전국대학여성커리어센터협의회 위원으로 활동하며 여성들의 취업과 일자리 발굴, 능력 배양 등에 힘썼다. 이후 한국지방자치행정학회 위원으로 활동했으며 시민단체 활동에 발길을 옮겨 익산YMCA 시민사업부 책임간사와 사무총장을 역임했다.    

시민사회단체에 몸담으며 ‘매니페스토 운동’ 등 시민들의 정치 참여의 길을 확대해 오다 지난 2010년 제 6대 시의회에 민주당 비례대표 1번으로 입성했다. 현재 기획행정위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전국 최초 ‘민간수탁 평가 조례’
제정 등 지방자치 선도

◇ 비례대표이자 초선 의원이며, 또한 여성 정치인이라는 점을 특징지을 수 있을 것 같다. 여러 우여곡절이 많았을 것 같은데 그 동안의 의정활동에 대한 소감을 들려 달라.

김 = 시민사회단체 활동을 하며 시민의 눈으로 의회를 바라봤던 경험이 익산시 시의원으로 임하며 역지사지의 시각을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본다. 집행부에 대한 감시와 경계의 역할을 하는 의원으로서 전문적인 시각과 정책을 보는 눈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행정학과 지방자치에 대한 학회 위원으로 활동해 갖춘 전문성이 예산 심의 과정에서 집행부의 정책을 평가하고 소통하는 점에서 유용했다고 생각한다. 단지 예산의 삭감 기능에서 벗어나 재정이 얼마만큼 효과와 성과를 내는 정책에 쓰이는지, 시민들의 삶의 질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따져보고 적재적소에 쓰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올바른 행정은 올바른 재정에서 나온다.

익산시 주요 현안에 대한
세미나 개최 및 결과물 내놓아

◇ 시정활동을 하면서 어려웠던 점은 어떤 것들이 있었나.

김= 초선 의원이라는 점과 비례대표라는 점이 어느 정도 약점이었지 않나 생각한다. 일반적으로 의회 내에 실력이 아니라 선출직이라는 점을 대우해주는 문화가 있다 보니 분과위원장 후보에도 오르지 못했다. 미국의 경우에는 전문가로 구성된 비례대표 의원을 더욱 신뢰하고 인정해주는데 아직 성숙하지 못한 점이라고 생각한다.  

또 지난 3년 간 소수의견을 내면서 민주주의 원칙인 표결에 대한 어려움도 많았다. 일례로 최근 국제마음수련원 건립 지원에 관한 심의 과정에서도 표결로 처리하기보다 논의를 해보자고 주장했지만 결국 표결에 붙여졌고 부결됐다. 기권표를 던진 이유는 국비를 따냈다고 해서 무조건적인 지원결정을 내릴 것이 아니라 그 사업의 효과와 영향 등에 대해 평가한 후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소신 때문이었다. 어려울수록 협상과 토론을 통해 하나씩 풀어나가고 결과를 내놓아야지 그런 과정 없이 표결을 통해 결정만 내리면 임무를 다 한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본다. 예를 들었을 뿐 그런 일들이 비일비재해 어려운 점이라고 생각한다. 그래도 시의원이라는 일이 감투가 아니라 봉사직이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임해왔다.

여성정치인은 ‘정직’이 생명,
소수의견도 적극반영 노력

◇ 의정활동을 통해 만들고 제정돼 현재 익산시에서 시행되고 있는 여러 조례들이 있다. 그 중 가장 보람된 조례를 꼽는다면.

김= 전국에서 최초로 익산시에서 제정된 ‘익산시 민간수탁기관 및 출연기관의 경영평가에 관한 조례안’이다. 막 의원이 되고 나서 의욕이 충만한 상황에서 만들었던 조례이며 다른 지자체에도 꼭 추천하고 싶은 조례다.

익산시에서 민간수탁을 통해 많은 예산이 나가는데 감시와 통제 없이 매번 형식적으로 지원이 이뤄져 여러 부작용이 양산되고 있는 점을 개선하고자 만든 것이다. 수탁기관의 경영평가를 통해 연간 160여억원에 달하는 예산 지원을 효과적으로 통제해 질을 높이자는 취지다. 세금이 잘 쓰이는지 평가하고 적절한 지원을 할 수 있는 체계를 세웠다고 생각한다.

또 전국에서 2번째로 제정된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활동에 관한 지원 조례안’, ‘살기좋은 마을만들기 지원’, ‘도농교류사업 지원’, ‘갈등 예방 및 관리를 위한 조례’ 등 익산시에 꼭 필요한 조례들을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익산시 전 지역이 지역구
소외된 주민 숙원 해결 ‘감동’
“주민들에게 다가갈 것”

◇ 여러 차례 세미나를 주최하며 지역사회와 전문가들의 역량을 모으는 활동이 눈에 띈다. 아쉬웠던 의정활동은 없었는지.

김= 지금까지 학교폭력, 일자리 창출, 협동조합, 지역상생발전 등의 세미나를 주최했다. 단지 사람들을 모아 세미나를 열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오랜 기간 준비해 여러 의견을 취합한 후 그 결과가 조례로 이어지는 생산적 활동이었다. 기획능력과 추진능력, 거기에 끊임없는 공부를 통한 이론적 뒷받침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렇기에 만족할 수는 없어도 열심히 해왔다고 자부한다. 일 안했다는 질타는 받지 않을 것이라고 스스로 생각한다. 아쉬움이 있다면 정해진 지역구가 없거나 익산시 전체가 지역구인 비례대표로서 좀 더 주민들 속으로 파고들지 못한 점이다.

원래 2년은 행정과 내부업무를 열심히 하고 2년은 밖으로 나가 활동하려는 계획이었다. 앞으로 시민들을 만나고 함께하는 생활정치인의 모습을 더 많이 보여드리려고 한다. 갑과 을을 따지지 않고 두루두루 찾아갈 것이며 내년 지방선거에서는 지역구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양질의 일자리 창출 가장 시급
상생 발전하는 익산 만들어
“협동조합 조례 만들 것”

◇ 익산 시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김= 여성 정치인으로서의 파워는 섬세함이나 모성애 같은 판에 박힌 이미지가 아닌 ‘정직’이라고 생각한다. 옳고 그름에 대한 판단과 소신, 그리고 시민의 삶과 직결된 생활정치인으로서의 활동을 추구하고 있다.

이론과 추진력을 겸비하고 양이 아니라 질로 승부하겠다. 한 사람의 일자리를 찾아주는 심정이 바로 소신이며 실력과 정직이라고 생각한다.

시민들께서는 고질적인 정치에 대한 불신을 해소하고 긍정적인 차원에서 제대로 바라봐줬으면 좋겠다. 시의원으로서의 역할을 잘 수행할 수 있는 사람을 선택하는 것은 즉각 피부에 와 닿는 일이기 때문이다.                   

정완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