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을 위한 시민교육단체로 전국 최초 출범.. 바람직한 교육을 위한 고민을 통해 다양한 활동 펼쳐
익산청소년신문 ‘벼리’ 발간, 청소년문화축제, 회원 연구모임 등 자율과 창의적 교육도시 익산 만들어

전통의 교육도시 익산이라는 타이틀은 언젠가부터 이름뿐으로 남았다. 학생들은 경쟁이라는 톱니바퀴에서 신음하고 있고 한치 앞도 알 수 없는 미래에 불안에 떨고 있다. 학교폭력과 집단따돌림이 만연한 세태는 아이들의 정신마저 그늘을 드리우게 하고 있는 형편이다.

이러한 문제가 비단 익산지역 뿐만이 아니겠지만 ‘자녀를 위해 머무르고 싶은 교육 도시 익산’이라는 구호로 교육발전 5개년 계획을 추진하고 있는 익산시의 입장에서 본다면 암울한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익산시민들 스스로 나서서 머리를 맞대고 지역교육에 대해 고민하는 단체가 있어 익산교육의 희망이 되고 있다. ‘사단법인 교육문화중심 아이행복’은 익산의 교육문화발전을 위해 시민과 청소년의 다양한 목소리를 모아 대안을 제시하고 직접 실천해나가고 있다.

교육을 통해 학력 차별이 없는 사회를 지향하고 창의적 인간, 더불어 사는 인간, 생명과 인권을 존중하는 인간을 길러내는 것을 목적으로 활동을 펼쳐나가는 ‘아이행복’은 시민들 스스로 만들어가는 교육도시 익산을 꿈꾸고 있다. 

◇ 전국 유일의 교육시민연대

(사)아이행복(이사장 한은수)은 지난 2004년 출범된 익산교육시민연대로부터 출발했다. 당시 지역에서 교육을 고민하기 위해 머리를 맞댄 시민 모임으로서는 전국에서 유일했을 정도로 익산 지역의 교육 정상화에 대한 열의가 컸다고 볼 수 있다.

익교연은 앞서 지역 곳곳에서 교육운동을 실천했던 농촌교육 활동가 및 학부모와 교사들의 노력과 성과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들이 주축이 돼 익산을 새로운 교육도시의 모범으로 만들겠다는 목적을 세운 것.

익교연은 출범 이후 대중 토론회 중심의 대안 발굴과 청소년 문화사업 등을 펼침으로써 시민들에게 가까이 다가갔으며, 익산의 시민사회단체와 연대해 지역교육에 대한 관심을 전 익산시로 확대시키는데 성공했다.

특히 고교평준화제도 도입 운동을 펼쳐 익산시의 고교서열화 및 과도한 입시경쟁을 막고 전인교육을 실시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는데 애를 썼으며, 자율형사립고등학교 폐지 운동에도 앞장섰다.

또한 익산청소년신문 ‘벼리’ 발간, 해돋이학교 운영, 익산문화체험도보순례, 익산농촌교육발전연구회 출범 등 청소년 문화와 농촌교육 운동을 펼쳤으며, 청소년상담아카데미, 작은도서관 만들기, 독서캠프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익산의 교육발전을 위한 기틀을 세웠다.
2011년에는 실천적인 프로그램을 더욱 강화하고자 비영리 민간단체에서 법인단체로 등록하며 이름을 ‘사단법인 교육문화중심 아이행복’으로 바꿔 달았다.

◇ 아이가 행복한 익산 교육을 위해

‘아이행복’은 현재 익산시민 150여 명이 활동하고 있는 시민교육 단체다. 초기에는 교사들이 주축으로 구성됐었지만 시민전체로 확산돼 현재는 회원 중 4분의 1정도만이 교사로 재직 중이며 대부분은 학부모를 비롯한 순수하게 교육문제에 관심을 두고 활동하고 있는 회원들이다. 시민들이 모여 건강한 아이디어를 모으고 시민들이 함께 지역 교육을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먼저 이들은 익산의 교육 현실이 자라나는 아이들이 떠나갈 수밖에 없는 점을 안타깝게 여겨 아이들이 떠나지 않고 지역에서 배움의 길을 걸을 수 있는 정책과 대안 모색에 나섰다.
2006년부터 매년 익산교육정책토론회를 개최해 각계각층의 의견을 모아 교육당국과 익산시의 정책에 반영되도록 노력해 왔으며 익산학교급식개선추진위원회와의 연대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특히 지난해부터는 교육단체를 포함한 익산의 단체들과 교육관련 네트워크가 필요하다는 생각으로 아이쿱생협, 희망연대, 참여연대 등과 함께하는 ‘(가칭)익산교육네트워크’ 출범 준비를 하고 있다.
작년 한해에만 4차에 걸쳐 교육정책토론회를 열어 전북교육정책의 진단과 발전 방향, 익산 교육 의제 선정, 혁신학교, 2013년 익산시 교육예산의 올바른 방향 등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모았다.

또한 전북도의회 교육위 김연근 도의원 및 익산시의회와의 간담회와 금강방송 토론회 참가 등 여러 활동과 신도심교육수요의 해결을 위한 남중학교 이전 방안과 같은 현안에도 적극적으로 활동했다.
‘아이행복’ 강유희 상임이사는 “자율적이고 창의적인 교육도시를 만들어 생태와 인권존중 시대에 맞게 아이들이 익산에서 성장할 수 있는 방법을 다양한 방법을 통해 모색하고 있다”며 “그런 교육적 측면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보이기보다 오랜 기간 꾸준히 풀어나가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 청소년 신문 ‘벼리’  

‘벼리’는 그물코를 오므리고 펼 때 잡아당기는 줄이라는 뜻으로 일이나 글의 핵심을 뜻하는 말이다. 또한 익산시 청소년들 스스로 만들어내고 있는 청소년 신문의 이름이기도 하다.
‘아이행복’이 출범하기 훨씬 전인 2000년 11월 익산학생신문이라는 이름으로 출발한 벼리는 순수하게 익산지역의 청소년기자들이 취재부터 편집까지 어떠한 간섭 없이 만들고 있으며, 총 5천부를 발행해 익산 전 지역 고등학교의 한 반에 10부씩 배부하고 있다.

현재 익산지역의 고교 1학년과 2학년 학생들로 구성된 14, 15기 청소년기자 41명은 매주 토요일마다 ‘아이행복’사무실 옆에 마련된 ‘벼리’ 공간에 모여 편집회의를 하고 있다. 초창기에는 매월 1부씩 신문을 제작했지만 회당 3백만원의 발행 경비를 감당할 수 없어 현재는 분기별로 1년에 4회만 발행되고 있다.

‘아이행복’ 한은수 이사장은 “학생 신문 발행 활동은 익산의 청소년들이 수직적 관계가 아닌 수평적 관계를 맺고 서로를 이해함으로써 나아가 그들이 성장해 익산시를 이끌어갈 때 그러한 역량을 꽃 피우게 될 훌륭한 프로그램”이라며 “익산의 학생들의 눈과 귀로 만들어지는 ‘벼리’에 대해 많은 관심과 격려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 교육공동체 모임 활성화

‘아이행복’에서는 청소년문화축제와 익산청소년 신문, 독서캠프 등 청소년 문화활동 추진 외에도 새로운 교육문화 조성을 위한 성인들의 동아리 활동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아이행복’ 동아리 소모임들을 보면 학교상담연구회, 지역문화탐방 산행 동아리, 독서토론연구회, 전통주 동아리, 통기타와 시와 이야기, 영화연극관람 동아리, 봉사활동 동아리 등 여러 모임이 있다.

회원들은 매월 2번씩 열리는 정책회의 외에도 각종 소모임을 통해 익산에 좋은 교육환경을 만들어가는 노력을 할 수 있다.

학교상담연구회 모임은 매주 월요일에 모임을 갖고 학생과 학교 관련 상담 학습을 하고 있으며 직접 학교에 찾아가는 상담활동도 겸하고 있다. 지역문화탐방 동아리에서는 격월 첫째주 토요일마다 지역 내 역사와 문화를 찾아 탐방을 통해 지역을 깊이 이해하는 계기로 삼고 있다. 독서토론연구회는 월 1회 도서를 선정해 토론을 하고 있으며 통기타와 시와 이야기에서는 악기 연주 및 노래 부르기, 통기타 강습 등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소모임이다.

강유희 상임이사는 “아이행복은 정치적 이슈를 통해 뭔가 보여주는 활동이 아니라 시민들과 단체들 속에서 교육을 어떻게 풀어나가야 하나 잔잔하게 고민하는 단체”라며 “많은 시민들이 참여하고 있지만 지역 교육을 위해 더 많은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덧붙여 “교육과 청소년문제에 소홀하면 지역의 미래는 없으므로 청소년 활동공간을 조성하는 데 힘을 모아야할 때”라고 강조했다.             

 정완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