댄스·랩·스포츠예술·공연기획 등 다양한 공연의 허브 역할 톡톡.. 익산에 만드는 젊음과 예술의 거리
전국 스트리트댄스대회 ‘소울스트리트’ 개최, 2013익산착한평생학습축제 주관.. 풍성한 공연문화 일궈

젊음과 문화, 그리고 예술이 자유롭게 약동하는 거리라고 한다면 자연스럽게 홍익대 앞의 거리를 떠올리게 된다. 숱한 젊은 예술가들이 자신들만의 개성을 맘껏 뽐내며 자유롭게 활보하는 거리문화의 대표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거리를 익산에 옮겨온다면 어떨까. 현재 진행되고 있는 중앙동 문화예술의거리 조성 사업도 마찬가지다. 뉴욕의 ‘소호’가 그랬던 것처럼 침체된 구도심이 젊음의 거리로, 문화예술이 꿈틀대고 사람들이 찾아오는 거리로 변모하려는 움직임이다.

하지만 그런 일이 성공하려면 관이 주도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관에서 기반을 닦아놓더라도 직접 들어가 거리의 주인으로 활동할 사람과 찾아오고 싶은 거리로 만드는 풍성한 컨텐츠 등이 필요한 것이다.

현재 익산에서는 한국공연문화예술연구소가 그런 역할을 하고 있어 어느 지역보다 기대가 크다. 다양한 분야의 젊은 문화예술인들이 뜻을 모아 홍대거리처럼 상업적인 발달을 지양하고 익산만의 색깔을 지닌 진정한 문화예술의 거리로 탈바꿈시키기 위해 열정을 불태우고 있다.

◇ 젊음이 뭉쳐 익산을 젊게하다

한국공연문화예술연구소(소장 여형일)는 지난 2011년 익산의 젊은 예술인들이 뜻을 모아 창립한 비영리민간단체다. 익산을 중심으로 전국 곳곳의 스트리트댄스, 랩, 국악, 힙합 등 다양한 장르의 50여 개 단체가 연합돼 있으며 MC와 음향, 방송 등 공연에 필요한 모든 것을 갖췄다.

특히 한공연은 기존 익산에서 활동하던 젊은이들이 주축이 돼, 힙합과 브레이크 댄스 등 청소년들과 젊은 층이 좋아하고 향유할 수 있는 문화가 적었던 익산에 신선한 에너지를 보급하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과거 익산에는 청소년들이 댄스동아리나 소규모 동호회를 통해 모였지만 마땅한 무대도 없을 뿐더러 ‘길거리댄스’나 ‘힙합’과 같은 문화를 영위할 공간이 없었다. 그러다보니 시민들과 접할 수 있는 기회도 적어 젊은 춤꾼들이 지역을 떠나거나 아예 춤을 포기하기도 했다.

여형일 소장은 “직접 겪어봤지만 익산에 댄스 활동을 하는 친구들도 많고 고교 댄스문화가 잘 형성돼 있었다”며 “20대 중반을 넘어서면 다른 일을 하게 되면서 좋아하던 춤을 떠나게 돼 성인 중심의 동호회를 결성하게 된 것이 시작이었다”고 말했다.

그래서 탄생한 것이 익산 댄스 팀들의 연합체인 소울몬스터(SOUL MONSTER) 클랜이다. 우수한 실력을 가진 팀들이 이끌어주고 서로 함께 성장하며 자신들만의 문화를 형성하는 움직임이었다. 그리고 그 연합 정신을 확대해 힙합음악과 스포츠예술 분야로 넓혀 다양한 장르의 예술 활동을 한데 모은 한국공연예술문화연구소가 탄생한 것이다.

◇ 댄스의 향연 ‘소울스트리트’

한공연의 활약이 알음알음 알려지면서 드디어 익산 공연기획의 일획을 그은 사건이 터졌다. 함라면 일원에서 열리는 ‘함해국 구절초축제’의 공연기획을 맡은 한공연이 첫 전국 스트리트 댄스대회인 ‘소울스트리트’를 개최한 것.

익산 최초이며 전국 160여 팀이 참가하는 최대 규모의 댄스대회는 한공연만이 해낼 수 있었던 기획이 분명했다. 익산에서 열리는 첫 대회에 한공연의 인맥과 초청 노력이 없었다면 성공 개최가 어려울 게 뻔했다.

공연 준비에서부터 행사진행과 음향 및 방송까지 공연기획이 완벽했기에 성공리에 치를 수 있었으며 세계적인 댄스 팀들을 심사위원으로 초빙해 대회의 권위를 세운 것도 한공연의 능력으로 평가받았다.

무대는 현란한 음향과 함께 펼쳐지는 팝핀댄스와 비보이 댄스를 비롯한 퍼포먼스로 폭발적이었다. 조용했던 함라 고을이 젊은 에너지로 시끌벅적해지는 것은 물론 전국에서 찾아오는 관객으로 일대 교통이 마비되는 성황을 이루기도 했다. 젊은이들과 청소년은 물론 노인들까지 화려한 댄스의 향연에 흠뻑 빠져 함해국 구절초축제를 열광의 도가니로 만들었다.

여형일 소장은 “소울스트리트를 3회까지 치르면서 점점 각광받는 대회로 성장하고 있으며 익산이라는 도시가 젊어지는 것 같은 느낌을 가진다”며 “한공연은 익산을 대표하는 댄스대회를 비롯해 힙합음악과 스포츠예술 등 장르를 확대해 종합 예술문화를 뿌리내리게 하는 역할을 해낼 것”이라고 말했다. 

◇ 젊음과 문화의 거리를 만들다

한공연은 함해국 구절초축제 이외에도 서동축제 기간 중 열리는 서동 댄스대회, 국화축제 대규모 공연을 지원하는 역할도 해내고 있다. 하우스파티를 통한 예술인들의 단합을 도모하고 있으며 찾아가는 문화프로그램을 통해 봉사활동에도 참여하고 있다.

특히 문화예술의거리 조성 및 활성화 사업에도 적극 참여해 지난 8월에는 ‘아트로드’라는 이름으로 매주 토요일마다 거리축제 행사와 함께 길거리 공연 무대를 시민들에게 선보였다.

여형일 소장은 “청소년들에게 장학금도 주고 공연할 수 있는 무대를 만들어주는 것이 선배로서 해야 할 일이라는 뜻으로 실천하고 있다”며 “공연을 통해 수익을 바라는 것 보다 비영리민간단체로서 오랫동안 함께 가자는 마음으로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공연은 익산문화재단에 정식 등록한 예술단체로서 20여 개의 익산 팀과 지역 외 30여 팀이 함께 익산의 문화클럽 활동 및 공연이 필요한 곳이면 어디든 달려갔으며 그 결과 재능기부 형태의 예술 활동을 즐기게 되는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이런 성과로 제4회 착한평생학습축제를 주관하게 된 한공연은 동아리경진대회를 열며 100팀의 참가자를 모으기 위해 열심이다. 각 기관 및 단체와 협약을 맺어 익산 예술문화와 관련한 공연기획에 최고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

여형일 소장은 “연구소에서 여러 분야의 예술인들과 함께 체계화해 익산만의 젊음이 살아 숨쉬는 예술의 거리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이를 위해 문화재단과 함께 문화예술의거리 활성화 사업에도 열심히 참여하고 있으며 평생학습축제도 성공적으로 개최하겠다”고 말했다.                             

▣ 여형일 소장은?

 “꿈꾸는 예술인의 하우스”

여형일 소장은 31세의 젊은 나이에도 불구 익산의 문화예술 전반에 걸쳐 활약하고 있다. 다재다능하다는 말이 부족할 정도로 화려한 그의 이력은 익산의 문화를 이끌어갈 떠오르는 샛별로 그를 꼽는데 주저하지 않게 만든다.

그는 초등학교 시절에 태권도를 시작해 각종 대회에서 뛰어난 성적을 내는 태권도 선수이면서 중학교 시절에 시작한 댄스의 매력에 푹 빠져 지금까지 춤을 사랑하고 있는 댄서이기도 하다. 또한 고교시절엔 관악부에서 활동하다 체대를 선택하고 다시 태권도 선수로 돌아가기도 했다.

그는 “하고 싶은 것을 하고야 마는 성격이었던 것 같다. 긍정적 마인드로 무엇이든 열심히 해보고자 했기 때문에 진로에 대한 고민도 없었다”며 “한공연도 마찬가지로 후배들과 익산 문화 발전을 위해 뭔가 해보자는 마음에서 시작했고 하다 보니 열심히 하고 있는 날 발견했다”고 말했다.  

해병대장교로 군복무를 할 때 대청해전과 천안함 사건을 겪었으며 사회복지사, 보육교사, 건강가정사와 째즈댄스 지도사, 전북대 대학원 무용학과 합격 등등 어디로 튈지 모르는 다양한 이력이 즐비하다.

그는 태권도도장 사범이었다가 댄스스쿨 원장, 무용학과 입시 지도 등을 경험하고 현재는 태권도와 태보, 댄스 과목의 강의를 나가며 저녁시간에는 공연 기획을 도맡아 하고 있다.

여형일 소장은 “하루에 4시간 정도 잤지만 즐겁게 해냈던 것 같다. 요즘은 한공연을 통해 문화기획과 행사 주관에 바쁘지만 즐겁기만 하다”며 “열심히 살아야 나중에 자녀에게 자랑스러운 아버지가 될 수 있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완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