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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대통령’ 익산문화재단 김병곤 상임이사

▲ “남 속이지 않고 봉사하는 삶”

도의회 5선 의장 3회 지낸 20년 경력의 베테랑 정치인
익산 문화발전을 위한 선택.. “시민에게 봉사하는 문화”

“정치를 했을 때나 정치를 떠났을 때 모두 무리하는 점 없이 순리대로 풀어나가니 마음이 편했다. 익산문화재단을 이끌어 달라는 요구가 있었을 때도 나에게 주어진 사명이라 생각하고 문화재단을 맡았다.”

42세의 젊은 나이에 제4대 도의회에 입성, 제8대 의회까지 19년 동안 연거푸 5선에 성공해 전국 최초의 5선 의원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쥐었고 7대 전반기부터 3회 연속으로 의장직을 맡아 지낸 정치계의 신화이자 베테랑 정치인으로 불리는 익산문화재단 김병곤 상임이사.

석재공장 사장에서 정치가로 변신해 불굴의 성공신화를 쓰다 어느 날 정치를 떠나 자연인으로 돌아가 농사를 지으며 지냈던 그가 익산의 문화발전을 위해 다시 기지개를 폈다. 올해 2월 그가 익산문화재단의 상임이사로 취임한 것.

누구도 그가 문화재단을 위해 팔을 걷어 부치리라 생각지 못한 일이었다. 정치인으로서 문화계와의 거리도 있지만 그의 화려한 경력이 오히려 소임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기 때문이다.

김병곤 상임이사는 “정치를 떠난 자연인의 몸으로 농사나 짓고 살고 있었는데 나를 필요로 하는 일이고 익산시를 위한 일이었기 때문에 선택한 것”이라며 “정치인이 문화계에 몸담는 것에 대한 말들도 많았지만 취임식에서도 밝혔듯이 오해할 것 없이 당당하게 맡은 소임을 해나가면 오해가 풀릴 것”이라고 말했다.

문화재단 상임이사에 취임 후 그는 ‘문화는 시민에게 봉사하는 것’이라는 신조로 재단의 구조와 체계를 일신하고 실력 있는 직원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해 질서를 잡아 나갔다. 시 일변도 지시를 따르는 사업도 거부할 것은 거부하는 독립적인 재단의 모습으로 재탄생했다. 그리고 각종 공모사업에 치중된 재단의 사업 편향성을 타파하고 독자적인 사업을 발굴하는 데 힘을 모았다.

신규 사업의 발굴은 기존 예술단체와의 중복된 사업으로 인한 갈등도 해소하고 문화재단이 예술단체와 공동체적으로 나아갈 수 있는 윤활유 역할이 됐다. 예총과 간담회를 열고 소통하는 운영도 일신된 모습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의 이런 소신 있는 추진력은 정치계에 몸담고 있을 때부터 정평이 나있다. 황등에서 태어나 젊은 나이에 맨손으로 석재공장을 운영하던 그는 1991년에 도지사 효자상을 받을 정도로 건실한 청년이었다. 이런 그를 눈여겨 보던 김득수 국회의원의 권유로 도의회에 진출한 그는 의회 일을 보고 공장으로 돌아와 일을 했을 정도로 성실했다. 이 후 정치에 더욱 힘을 쏟기 위해 공장을 그만 뒀으며 내리 5선에 당선되며 성공적인 정치 신화를 썼다.

김병곤 상임이사는 “도의회에서 활동하면서 대화를 통해 막힘없는 정치를 했다고 자부한다. 욕심이나 사심이 없었기 때문에 20년 동안 구설수 없이 신뢰받는 정치를 해올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도의회에 몸담고 있으면서 집행부와 소통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 균형 있고 효율적인 도정이 이뤄지도록 애썼으며 특히 의장을 맡아서는 동료의원들이 일할 수 있도록 뒷받침해주는 데 노력했다. 그 결과 지역적 약세에도 불구 내리 3번 연속 의장을 맡아 도의회를 이끌게 됐다.

익산지역에서는 황등면 저온저장고와 축림 도축장 설치에 많은 노력을 들여 사업을 추진했으며 특히 하림공장 화재사건이 났을 때는 외국에 있다가 귀국하자마자 바로 현장을 방문한 후 농림부에 건의하는 등 서명운동과 지원 조례를 만드는 등의 노력을 기울였다.

김병곤 상임이사는 “남을 속이지 않고 사는 것, 나로 인해 남이 상처받지 않게 살자는 것이 생활 신조라고 할 수 있다. 차라리 내가 손해보고 사는 것이 편하다고 생각한다”며 “욕심이 없기 때문에 아니면 아니라고 확실히 말하고 해야 할 것은 죽기 살기로 해내고 마는 스타일이다”고 말했다.

그는 오랜 도의회 경험과 정치력으로 익산시를 위해 일해 보겠다는 생각으로 지난 2010년 익산시장에 출사표를 던지기도 했다. 당내 경선 과정에서 밀려난 그는 무리하지 않겠다는 약속대로 자연인으로 돌아가 농사를 지으며 살았다. 순리대로 살아가겠다는 그의 약속은 철저하게 지켜졌다.

“지금도 아침 5시면 일어나 2-3시간 밭에 나가 일을 한다. 밥맛도 좋고 자라는 농작물을 보면 흐뭇한 마음이 절로 난다. 정치인으로 살다가 이렇게 마음 편한 자연인으로 돌아가기 어렵다고 하지만 지금 난 스트레스 없이 편하게 살고 있다. 비상근직인 문화재단 일도 여력이 되는 만큼 열심히 해서 후회를 남기지 않도록 할 것이니 지켜봐주시길 바라겠다.”

정완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