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탈북한 새터민.. 청년사업가로 성장 승승장구 
예비사회적기업 선정.. 희망복지과와 협약 맺고 ‘봉사’

“백년기업은 오래도록 성장해 대를 이어가길 바라는 마음으로 지은 이름이다. 언젠가 ‘100년기업’을 가구의 명품 브랜드로 기억할 날이 꼭 올 것이다.”  

익산시 오산면 영만리에 위치한 (주)백년기업의 김정혁(37) 대표. 청년 기업가답게 씩씩하고 당차게 기업의 미래에 대한 포부를 밝히는 그에게는 또 다른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바로 새터민이라는 특이한 이력이다. 김 대표는 이미 새터민 청년사업가로 방송을 비롯한 언론에 오르내리며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하지만 유명세는 안 좋은 영향도 있었다.

김 대표는 “새터민이라는 이름이 따라다니면서 오히려 좋지 않은 시선도 많이 있었다.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거나 제품에 대해서도 품질을 오해하는 부분도 있다. 하지만 그런 편견을 만족할 수 있는 품질로 깨면서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2006년 30세의 나이에 탈북을 결행해 한국에 들어왔다. 이후 익산에 터를 잡게 된 그는 맨주먹으로 일어나 7년 만에 가구공장의 사장이 됐다. 그 과정은 말로 전하기 힘든 고생길이나 다름없었다.

가족들도 세상을 떠나거나 뿔뿔이 흩어져버려 혈혈단신으로 남았다. 연고도 없는 익산에서 그는 성공하고야 말겠다는 일념으로 악착같이 돈을 모으고 열심히 일했다.

김 대표는 “지독하다는 말을 들으면 오히려 안도가 되기도 했다. 그렇게 살아야 한다고 마음을 먹고 있었기 때문이다. 나이도 적은 것이 아니기에 빨리 성공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싱크공장에 들어가 2년 동안 일하며 기술을 터득한 그는 드디어 2009년 독립해 회사를 설립했다. 이름을 ‘백년씽크’라고 지었지만 공장은 허름한 비닐하우스였고 직원은 김 대표 혼자였다.

그렇지만 그는 누구보다 열심히 일했다. 자신에 대해 쏟아지는 편견에 대한 답은 성실과 꼼꼼한 시공뿐이었다. 그렇게 일한 결과 고장 수리나 애프터서비스가 한 건도 없는 완벽한 품질을 자랑하게 됐다.

김 대표는 “사람들이 내 말투만 들으면 북에서 왔다고 시선이 달라졌다. 동정하는 분들도 계시고 제품이 혹시 좋지 않을까 걱정하는 분들도 많다. 하지만 그런 분들이 다들 품질을 신뢰하게 될 만큼 꼼꼼하게 일했다”고 전했다.

그러자 입소문을 타고 회사가 성장하게 됐다. 친환경 인증 제품만을 취급하면서도 저렴한 가격으로 맞춤 주문을 소화해내는 능력은 고객들의 신뢰로 이어졌다.

이후 2년 반 만에 백년기업은 번듯한 공장으로 이사를 했다. 450평의 공장에 사무실까지 딸린 ‘주식회사 백년기업 씽크공장’이 된 것이다. 직원도 김 대표 외에 5명으로 늘었다. 모두 새터민이며 이를 계기로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인증까지 받았다. 김 대표의 땀으로 일군 백년기업이 새터민의 삶의 터전으로 성장한 것이다.

김 대표는 자신들이 만드는 가구에 ‘100년 기업’이라는 브랜드를 붙이기 시작했다. 많은 사람들이 아직 대기업의 가구를 신뢰하고 있지만 언젠가 ‘100년 기업’이라는 브랜드가 대기업 못지 않은 사랑을 받을 것을 의심하지 않고 있다. 그런 확신으로 품질을 관리하고 고객이 만족하는 서비스를 실천하는 것이다.

김 대표는 “우리 백년기업의 가구는 대기업의 가구에 비해 절대 품질이 뒤떨어지지 않는다. 오히려 애프터서비스나 가격 면에서 올바른 선택이라고 자부하고 있다”며 “새터민 기업이라는 편견을 품질로 깨뜨리기 위해 시공부터 사후 서비스까지 모두 만족할 수 있도록 열심히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백년기업 김 대표는 지난 5월 익산시 희망복지지원과와 협약을 맺고 사회봉사에도 나서고 있다. 어려울수록 주변을 생각하고 자신들이 도와줄 수 있는 곳에 도움을 주는 사회기여를 하고 싶어서다.

김정혁 대표는 “씽크대와 주방가구, 사물함과 수납장 등 각종 맞춤 가구를 생산 납품하고 있는 백년기업에 신뢰를 가져주길 바란다”며 “익산에 터를 잡고 살면서 사람들이 인심도 좋고 살기 좋은 곳이라고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정완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