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1악기·태권도 등 자율적 편성·운영.. 5차원 전면교육
스스로의 결정에 만족도 높아.. 대학 진학률은 93.97% 달해

◇ 자율적 교육 편성 및 운영

전북 완주군 화산면 대둔산 자락 산간오지에 자리 잡은 세인고등학교는 1999년에 설립한 대안교육 특성화 고등학교이다.

자율적인 교육 과정의 편성과 운영을 특징으로 하는 세인고는 주 1시간 성경 수업, 매주 수요일 채플 수업, 주 2시간 태권도, 1인 1악기 연주활동 등을 실시하고 있다.

특히 1인 1악기 활동은 매주 금요일 오후 레슨을 받고 방과 후나 여가 시간을 활용한 연습을 통해 예술적 감성과 도덕적 품성을 기른다. 또한 체력 향상을 위해 태권도를 특성화 교과로 선정해 학생들뿐만 아니라 전 교직원이 함께 익히고 있다. 학교의 교기인 태권도는 매주 2회 2시간씩 진행하며 졸업시까지 유단자의 자격을 갖추도록 권장하고 있다.

한편, 이와 같은 자율적인 운영 속에서도 학력의 중요성도 인식, 2002년도 1회부터 2013년도 12회 졸업에 이르기까지 평균 93.97%에 이르는 대학 진학률을 보이고 있다.

◇ 5차원 전면교육의 성지

5차원 전면교육은 초대 교장이며 과학자인 원동연 박사가 창안한 것으로, 사람의 능력을 구성하는 요소를 지력, 심력, 체력, 자기관리, 인간관계의 5가지로 나눠 교육해 개인과 조직의 능력을 최대로 끌어 올리는 21세기 신교육의 패러다임이다.

지혜로운 공부를 통해 자신이 가진 지적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지력은 학습의 9단계에 의한 교수·학습 전개와 각 교과별로 개발한 5차원 교재를 활용한다. 심력은 삶의 목표를 설정해 자신의 인생을 설계하고 꿈을 이루는 강인함을 기르는 것으로 매주 3시간씩 진행하는 3분 묵상과 1인 1악기 연주활동, 일생 고공표를 작성·활용함으로써 이뤄진다.

바른 삶의 실천을 위해 지력과 심력을 실현할 수 있는 건강한 몸과 힘을 뜻하는 체력은 매일 아침 5차원 체조와 교기 태권도, 산악 등반 훈련 등을 통해 길러진다.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기 위해 일상생활을 조직적이고 규모 있게 실천하는 자기관리 능력은 교과 운영과 FDD(5차원 일기장) 쓰기, 자기관리 시간 설정하기 등을 통해 배양된다. 세계를 품을 인간관계와 공동체 의식을 갖고 남을 배려하고 섬길 수 있는 힘인 인간관계 능력은 교과 운영과 자신의 장·단점 변환·활용하기, 사랑의 상담활동 등을 통해 길러진다.

이와 같은 5차원 전면교육을 위해 전 교직원이 5차원 연수에 참여하며, 1학년은 해외 탐방과 역사문화 탐방, 2학년은 팀별로 테마학습을 실시한다. 또한 홈 스쿨링을 제작, 신입생과 재학생이 함께 활용하고 있다.

◇ 창의·인성 모델학교

교과와 점수 위주의 교육에서 벗어나 학생들의 잠재 능력을 개발·극대화하고 창의·인성 교육에 적합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활용하기 위해 교과부와 전북도교육청으로부터 2013 창의·인성 모델학교로 지정돼 3년간 6,천만원의 운영비를 지원받는 세인고는 프로그램의 개발 및 활용으로 학생들의 창의성이 향상되고 인성이 바르게 형성되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더불어 우수한 프로그램을 전국의 각급학교에 일반화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 나만의 자유로운 모습 찾아

지난 16일, 세인고등학교에 재학중인 2학년 장하은 양을 만났다.

크고 맑은 눈망울에 웃는 모습이 귀여운 장하은 양은 부산에 있는 동래여중을 졸업하고 세인고에 입학했다. 이전부터 대안교육에 대해 알고 있었는지에 대해 “고등학교에 대한 진로 문제를 고민하면서 관심을 갖게 됐어요. 부산에서 일반적인 기존 중학교를 다닌 터라, 다 똑같은 교육을 하는 일반 학교보다 저만의 특성을 살릴 수 있고 자유로운 틀 안에서 대안교육을 하는 학교를 가고 싶었어요”라며 답하며 빙그레 웃었다. 집에서 가까운 지역에도 대안교육 특성화 고등학교가 있는데, 특별히 멀리 전북 완주에 있는 세인고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서는 “신앙이지요. 신앙적인 면에서 기독교 교육을 하는 세인고가 마음에 들었어요”라고 나름의 이유를 설명했다.

부모님 곁을 떠나 타지에서 기숙사 생활을 하는 것에 대해서는 “사실 처음에는 어려움이 있었어요. 입학하면서 설레는 마음도 있었지만, 많은 걱정이 있었던 건 사실이에요. 하지만 다들 혼자 떠나온 친구들이라 금방 친해지고 익숙해졌지요. 공동체 생활도 딱 감당할 수 있을 만큼인 것 같아요. 그런 과정들을 겪으면서 살아가는 방법들을 배워나가는 게 아닐까요”라고 반문하며 자신의 생각을 또렷하게 전했다.

기존 제도권 교육과의 차이점에 대해 묻자 “우선 국·영·수 스트레스가 많이 없다는 점이에요. 아주 없는 건 아니지만, 우리 학교에서 하는 태권도 수업이 처음에는 여자이기도 하고 별로 재미도 없어서 차라리 그럴 시간에 공부를 하는 게 낫겠다는 생각도 했어요. 하지만 지금은 공부에도 도움이 되고 참 귀하고 감사한 시간이 됐어요. 소소한 기쁨이지요”라고 답했다.

졸업 후 진로에 대해서는 “사실 아직 ‘확실하게 무엇을 하겠다’라고 정하지는 않았어요. 그렇다고 불안하거나 자신감이 없는 건 아니에요. 아직 생각할 시간도 많이 남아 있으니까 여유를 가지고 고민해 보려 해요”라며 웃었다.

장 양은 지금 같이 지내고 있는 친구들에게 “때로는 부딪히는 일도 있지만, 그럴 때마다 가족 같이 서로 이해해 주는 모습이 항상 고맙다”고 전했다.

◇ 스스로의 선택, 만족과 행복

재학 중인 학생의 학부모 가운데 익산에 살고 있는 나시온 양의 학부모를 만났다.

3학년에 재학 중인 나시온 양의 아버지 나방환 씨는 영등동 예수비전교회의 목사다. 세인고에 재학 중인 큰 딸 나시온 양 외에도 익산 이일여고에 다니는 작은 딸과 동북초등학교에 다니는 아들을 둔 평범한 가장이다. 큰 딸을 대안교육을 하는 기숙학교에 보낸다는 결심이 쉽지 않았을 텐데, 결정하게 된 계기를 묻자, 선뜻 “아이의 선택이었습니다. 저도 자녀를 고등학교에 보내는 것이 처음인지라 고민을 많이 했지요. 일반 학교에 다니며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공부와 입시에 매달리는 학생들의 모습을 보며 ‘학교에 대한 좋은 추억이 아무 것도 남지 않겠구나’라는 생각을 했지요. 마침 세인고 입학 전에 2박 3일간의 캠프가 진행된다는 것을 알고 미리 신청을 해서 참가했어요. 이후 입학설명회에 다녀온 후 시온이가 스스로 결정했지요”라고 답했다.

이어 그는 “보시는 바와 같이 자그마한 교회를 개척하면서 아내와 아이들과 같이 이야기를 많이 나눴어요. 경제적으로 어려움이 있으니 그 외의 것은 최대한 아이들의 선택을 존중하려고 대화를 많이 했지요. 시온이가 스스로의 선택에 만족하고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면 정말 잘 선택했다고 생각합니다”라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대안교육에 대해서는 “기존의 제도권 교육에서는 경쟁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함께 돕고 즐기고 추억을 만들어가야 할 친구들이 경쟁자가 되지요. 좋은 대학에 진학하는냐가 최우선이 되고 나머지는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아요. 좋은 추억을 쌓을 학교가 지옥과 같은 경험을 하는 공간이 될 수도 있지요. 그런 측면에서 대안교육은 현 제도의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인 것 같아요. 획일적이지 않고 스스로 결정하도록 자율성을 부여하는 것이 결국에는 아이들이 행복하고 만족할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견해를 밝혔다.

기숙 생활을 하고 있는 시온이에 대한 걱정에 대해서는 “처음에는 전국 각지의 다른 아이들에 비해서 비교적 멀지 않은 거리인지라 매주 집에 왔어요. 학교가 그리 좋은지, 친구들과 헤어지기가 싫은지 언제부턴가는 뜸해지더니 지금은 수능도 바로 앞으로 다가오고 해서 한 달에 한 번 정도 얼굴을 보게 되네요. 그래도 아빠 설교가 더 재미있다고 말해 줄 때는 정말 고맙지요. 지금은 어떻게 무엇을 해야 하는지 스스로 판단하고 준비하고 하니까 별로 걱정은 되지 않아요. 빨래도 스스로 알아서 하고 체력관리도 꾸준히 잘 하고 있구요”라고 답하는 얼굴에 자녀에 대한 대견함과 만족감이 묻어났다.

그는 딸과 막내 아들의 진로에 대해서도 “역시 스스로의 판단에 맡길 예정입니다”라고 답했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