균일한 고품질 쌀 생산이 비결.. 탑마루쌀 브랜드화 기여
생산자·행정과 삼박자 맞춘 상생의 경영.. “잘 파는 회사” 

명천RPC(미곡종합처리장) 대표 조영

낭산면 호암리 낭산초등학교 인근에 위치한 명천RPC(미곡종합처리장, 대표 조영)는 1988년 명천 정미소로 개업 후 25년 동안 괄목할만한 성장을 기록하며 익산시를 대표하는 미곡처리장으로 우뚝 섰다. 명천RPC는 쌀 브랜드 ‘순수미’를 전국 2위의 우수브랜드로 성장시키고 ‘탑마루’ 브랜드로 전환시켰을 때도 곧바로 우수브랜드화 시키는데 크게 일조했다. 생산량이 많을 때는 적극적인 해외 수출을 하고 국내 생산량이 부족할 때는 수출량을 줄이며 농민들과 상생하는 경영을 펼쳐왔다. 타 시도에 판매장을 개설해 시장을 개척하고 대형마트 입점 시에도 우수한 품질로 높은 가격을 받아냈다. 계약 재배한 농가들로부터 조곡(粗穀) 수매 시에도 다른 RPC보다 비싸게 인센티브를 주고 있으며 익산시의 농업지도 정책에도 관심을 갖고 상호 성장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처음부터 끝까지 균일한 품질을 유지하고 나아갈수록 더 나은 품질을 생산하기 위해 노력을 게을리 않는 명천RPC를 찾아 상생경영에 대해 들어봤다.

◇ 계약재배로 고품질 조곡 확보

명천RPC는 1988년 낭산면의 한적한 시골 동네인 명천마을에 자리한 조그만 정미소로 출발했다. 이후 2000년 정부인증 미곡종합처리장으로 승격한 뒤 적극적인 투자와 농민의 편에 선 상생노력 등 경영에 만전을 기해 일약 성장을 기록했다.

명천RPC는 전체 생산량의 90%이상을 작목반 등과 계약해 재배함으로서 안정적인 원료 수급을 하고 있으며, 특히 고품질 쌀을 납품하는 계약 농가에게 그만큼 비싸게 수매함으로써 농가 소득을 보장해 주고 있다. 도정하지 않은 조곡 기준 약 2천원 가량 비싸게 수매하고 있는데, 그만큼 연간 4억원 가량이 더 농가 소득으로 돌아가는 셈이다.

그 뿐만이 아니다. 생산 농가를 정예화시키기 위해 단지화, 작목반 결성을 지원하고 행정과 발맞춰 농업교육 및 지도 육성에도 힘쓰고 있다. 그만큼 고품질의 쌀이 생산되면 명천RPC에서는 그에 따른 대우를 해주고 원활한 판매에 힘쓰는 삼박자 시스템이다.

현재 탑마루 재배 친환경 단지는 익산시 전체 생산 면적의 7%-8%, 1,100헥타르를 차지하고 있는데 그 생산지 토질 또한 익산시에서 가장 좋은 토질이며 거기서 재배되는 쌀 대부분이 명천RPC에서 생산되고 있다.

현재 명천RPC는 40kg 조곡 12만포를 저장할 수 있는 규모로 운영되고 있으며 올해 말 공장 확장 공사가 계획돼 있어 내년부터는 더 많은 생산을 담당할 예정이다. 2008년에 성당면에도 분점을 개설해놓고 있다.

◇ 우수 브랜드화 성공 전략

명천RPC의 철저한 품질 정책은 익산시에서 생산되는 쌀의 우수 브랜드화에 혁혁한 성과를 쌓았다. 탑마루 브랜드 이전에 익산시의 주력 쌀 브랜드는 ‘순수미’였는데 명천RPC는 철저한 품질 경영을 통해 ‘순수미’를 일약 우수브랜드로 성장시켰다.

명천RPC의 ‘순수미’는 2009년 전국 1,870여 개의 브랜드 중 2위에 선정됐으며 이후에도 계속해서 상위권에 위치하며 고품질 우수브랜드라는 이미지를 쌓았다. 이 덕에 익산에서 생산되는 쌀에 대한 이미지가 좋아져 판로 확보에도 날개를 달게 됐다.

명천RPC가 이러한 성과를 냈던 계기는 계약재배를 통한 좋은 원료의 수급에서부터 건조와 도정과정에서의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으로 우수한 품질로 처음부터 끝까지 균일하게 생산이 가능했다는 점이다.

하지만 2011년 익산시에서 ‘탑마루’로 브랜드를 바꾸는 정책을 썼을 때는 ‘순수미’로 쌓아온 명성을 버려야 했다. 이때 명천RPC는 ‘순수미’를 생산하는 타 RPC들과 품질 차이가 나는 점을 개선해야 ‘탑마루’가 성공할 수 있다고 적극적으로 행정에 건의했다. 품질이 브랜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확고한 신념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후 과감히 ‘탑마루’로 전환을 시도한 명천RPC는 그동안 쌓아온 우수한 기술력과 노하우로 생산 첫해에 우수브랜드 2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으며 3년 만에 전국에서 유명한 쌀 브랜드로 ‘탑마루’를 성장시켰다.

또한 이 과정에서 농민들이 생산한 쌀을 기존 지역 RPC로 배분하던 시스템을 고치도록 건의해 농가들이 적절한 대우를 받고 RPC를 선택할 수 있는 권한도 가지게 됐다. 그만큼 명천RPC는 농가들의 편에서 신뢰받고 있다는 자신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 잘 파는 것이 중요

명천RPC에서 생산되는 쌀은 판매처가 먼저 품질을 인정해준다. 품질이 우수하고 균일하기 때문에 비싼 가격으로 납품이 가능하다. 오직 ‘신동진’ 품종의 벼만 생산하며 현재 주력 브랜드는 ‘탑마루 골드라이스’와 ‘탑마루 친환경라이스’, ‘신동진’이다.

명천RPC 조영 대표는 품질관리에 대해 “적정시기에 적정온도에서 건조하고 보관하는 단순한 일이지만 전문성이 필요하다. 평생 쌀 생산을 해왔기 때문에 지식과 노하우가 ‘명장’ 급이다. 직원들과 소통하면서 모든 과정이 좋은 쌀 생산을 위해 움직이기 때문에 명천RPC에서 생산되는 쌀에 대한 신뢰를 쌓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조영 대표는 명천RPC가 ‘잘 나간다’라는 말 보다 ‘잘 판다’는 얘기가 들어맞는다고 전한다. 농민들로부터 수매한 쌀을 좋은 가격으로 잘 파는 것이 RPC가 할 일이고 그 과정은 농민과 익산시 모두에게 좋은 영향이라는 얘기다.

명천RPC의 품질에 대한 자신은 마케팅 사례를 보면 확실히 드러난다. 현재 ‘본죽’과 ‘파리바게트’에 쌀을 공급하고 있는 명천RPC는 2011년 ‘본죽’과 계약 당시 6개월 간 일반 쌀 가격으로 낮춰서 납품했다. 일단 쌀을 먹어봐야 품질을 알 것이라는 전략이었다. 6개월 이후 ‘본죽’은 제값을 주고 명천RPC와 계약했다. 품질이 좋아 고객만족도가 높고 고객 불만도 10%로 확 줄어 오히려 회사차원에서 이익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또한 판로 확대를 위해 서울시 성산동 일대에서 테스트 매장을 개설해 직접 소비자와 부딪히기도 했다.

조영 대표는 “소비자들이 매장에서 이천쌀을 찾는데 그땐 우리 쌀을 주며 이천쌀보다 맛 없으면 전량 환불해주겠다고 했다. 이후 1년 만에 그 지역 소매를 확보할 수 있었다. 이천쌀보다 맛있고 값은 조금 싸니 매장을 철수한 지금도 인터넷으로 주문이 들어올 정도다”고 말했다.

지금은 성산동 매장을 철수했지만 인천시와 고양시에 직판 매장을 내고 소비자들의 입맛을 파고들고 있다.  

◇ 상생의 경영마인드

명천RPC는 내년 3-4월 가동을 목표로 공장 신축에 들어간다. 현 공장이 계약재배 물량을 소화하기도 협소해 내년부터는 더욱 많은 물량을 확보할 계획이다. 영업과 가공분야에서도 더욱 확대할 계획이 있다.

조영 대표는 “쌀 사업은 욕심으로 성공할 수 없고 농가와 같이 가야만 한다. 그런 경영을 통해 현재도 거래농가들이 늘어나고 있으며 점점 확대하기를 원하고 있어 확장까지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덧붙여 조 대표는 “타 RPC와도 경쟁이 아닌 따라오길 바라고 있다. 지역 전체 농가에 골고루 혜택이 가도록 같이 고민하고 어떻게 팔 것인지 대화를 통해 상생해 나가는 것이 명천의 경영 방침이다”고 말했다.

정완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