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부터 11년 의정활동 중 공부하는 의회, 전문성 갖춘 의회문화 선도했다는 평가
친환경·무상급식, 노인 복지, 악취저감 등 수십 건 조례 제정 및 제도화 성과

익산시의회 보건복지위원회 손문선 의원은 젊은 나이지만 관록의 3선 의원이다. 지난 2002년 4대 의회에 입성해 현재까지 11년이 넘는 기간 동안 의정활동을 해왔으며 공부하는 의원, 전문적인 의원으로 일컬어지고 있다. 오분발언과 시정질문 등 집행부를 상대로 한 질의가 날카롭기로 유명하며 또한 지적사항에 대한 대안을 제시해 집행부를 이끌어가는 의정활동이 높이 평가받고 있다. 손 의원은 그 동안 여러 분야에서 많은 조례들을 제정해 익산시에서 제도화 되고 정착되는데 성과를 거뒀으며 시간이 날 때마다 걸어서 지역구를 돌보는 생활정치도 꾸준히 해오고 있다. 지역구 활동 외에도 새 정치를 바라는 시민들의 열망을 담을 그릇을 만들기 위해 안철수 의원의 싱크탱크인 ‘정책네트워크 내일’의 실행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 프로필

손문선 의원은 정읍시 태생이며 전북대학교 회계학과를 졸업했다. 학생운동에 몸담아 상과대 학생회장이었던 4학년에는 ‘5·18광주 학살 책임자 처벌 시위’에 앞장섰다 구속돼 투옥되기도 했다. 6월항쟁 이후 민주화의 열기가 시민사회로 옮겨가면서 비교적 열악한 환경이었던 익산과 인연을 맺고 시민사회운동을 시작하게 됐다. 익산에서 시민사회단체 실무자로서 활동하다가 직접 제도권에 참여해 사회변화와 행정개혁을 해보자는 취지로 32세의 나이에 지방의회에 첫 도전을 했고 결과는 낙선. 그러나 손 의원은 4년 뒤에 다시 무소속으로 도전해 당당히 익산시의회에 입성했으며 연거푸 3선에 성공해 신뢰받는 정치인으로서 인정받게 됐다. 두 딸을 둔 가장으로서 공부도 가르쳐 주고 요리도 곧잘 하는 편이며 운동은 배드민턴을 즐기고 있다.

“사람이 제일 소중하고 중요하다. 정치든 시민운동이든 사람이 하기 때문이다.”

◇ 11년이란 시간동안 시의원으로서 바쁘게 뛰었다. 쉬고 싶은 생각도 있을 법 한데 요즘 근황은 어떤가.

손= 요즘엔 시간이 있으면 거의 지역을 돌아다닌다. 평소 습관이 그렇다. 주민들 만나고 생활민원에서부터 기반시설 체크도 한다. 쉬고 싶다는 생각은 있지만 생활정치가 몸에 배어 있기 때문에 주민과 호흡하면서 문제를 풀고 스트레스도 그 속에서 풀려고 한다. 배드민턴을 즐기지만 주말에는 자전거를 타고 지역구 농촌에 나가 바람도 쐬고 주민들도 돌아보는 식이다. 문 밖에 나서는 순간 공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멀리 떠나고 싶어도 여유가 없다. 가끔 휴대폰을 꺼놓고 책을 몇 권 가지고 한적한 공간에 가서 실컷 책을 읽고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기는 하다.

◇ 젊은 나이에 의회에 입성했다. 그동안 바쁘게 뛴 소감이 어떤가.

손= 시민단체에서 활동하다 의회에 들어와 보니 많은 것이 달랐다. 시민단체는 사안 중심으로 움직이며 속도가 빠르게 결정되는 특징이 있는데 의회는 다양한 사안에 대해 종합적으로 움직이며 절차와 의견조율 과정 때문에 속도가 늦는 감이 있었다. 그래서 처음 당선되고 나서부터 굉장히 공부를 열심히 했다. 도시계획, 환경, 복지 등 법률과 용어 등을 달달 외웠다. 실무적 지식은 공무원들에게 물어보고 배웠다. 그렇게 기본 지식을 쌓고 나니 행정과 소통이 가능했다. 예산분야는 시민단체에 있을 때부터 분석한 경험이 있어서 비교적 유리한 점이 있었다.

“학창시절 별명은 ‘간디’였다. 학생운동을 하다 보니 피부도 까맣고

몸도 말랐고 머리도 삭발하고 다녔기 때문에 그런 이미지였던 것 같다.”

막막하게 ‘내가 11년 동안 뭐했지’라고 생각하면 허망하기도 하고 딱 보이는 것도 없지만 의정활동 중 많은 변화가 있었다는 것을 느낀다. 전에 한번 의정생활을 정리를 해보니 조례를 굉장히 많이 만들어서 스스로도 놀랬다. 학교급식 문제와 장애인 인권, 교통약자, 어린이 안전, 노인관련 복지 문제, 악취 등 다양한 분야에서 조례가 만들어지고 제도화 됐다. 그런 부분이 현재 익산시에서 운용되고 있는 것을 보면 보람을 느낀다.

◇ 익산시 행정의 변화도 있었을 텐데.

손= 의회의 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행정도 수준이 많이 올라가 있다. 사무관 행정으로 바뀌면서 일선 행정의 모습을 갖췄으며 제도나 법의 한계를 뛰어넘고 있다. 자칫 정해진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다양성이 떨어질 수 있는 행정도 지역사회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정해져 있는 서비스를 뛰어넘어야 할 요구를 받고 있는 것이다. 행정의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행정에서도 대안을 만들고 요구를 흡수하는 노력 등 질이 높아지는 방향으로 계속 나아가야 한다.

◇ 익산에서 20년 동안 살았다. 그동안 시민운동 및 의정활동에 대부분을 쏟았는데 익산의 변화된 점은 무엇이고 보람 있었던 일은 무엇이었나.

손= 계량하기 어렵고 부끄럽기도 하다. 현재 익산의 모습이 역동적이고 잘 갖춰져 있다면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 텐데 그렇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익산이라는 곳에서 시민들의 생활과 활동 등에서 주체적으로 참여하거나 의견을 제시하는 것이 많이 늘어났다는 것을 느낀다. 지역을 돌아다니다 보면 그런 활동을 굉장히 많이 본다. 시민들이 자기 문제에 관심을 갖고 의사를 표현하는 다양성 있는 사회로 변모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부분이 먹고사는 문제, 외형적 변화보다 사회적 수준의 변화다. 시민 참여와 공동체 문화 활동이 더욱 많아져야 밑에서부터 꿈틀대는 역동적인 도시가 될 것이다. 그런 일을 계속해서 만들어 나갈 것이다.

보람 있었던 일은 학생들을 위해 친환경 급식과 무상급식 제도를 만든 점이다. 선거 때 최초로 무상급식을 외쳤는데 당시 익산시가 돈이 없다고 손사래를 쳤지만 현재는 잘 이뤄지고 있다. 또 생명을 위한 일인데 어린이 교통안전 조례와 스쿨존이 정착돼 사고가 줄었다는 성과를 얻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노인들 치매와 틀니 지원 조례로 얻은 성과도 보람이 있다.

가장 큰 것은 악취 문제다. 의정생활 초기부터 지금까지 일관적으로 노력해 현재 시민사회와 공장과 행정이 거버넌스를 구축해 소통구조 속에서 악취를 해결해 나갈 수 있는 기틀이 마련됐다.

“주민과 호흡하는 생활정치를 꿈꾼다. 단순 민원창구가 아니라 주민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교감을 만들고 싶다.”

◇ 현재 활동을 보면 새 정치에 대한 그림이 있을 것 같다. 어떤 생각으로 향후 거취가 이뤄질 것인지 들려달라.

손= 이번 18대 대통령선거 당시부터 안철수 의원 측에서 활동했고 현재는 ‘정책네트워크 내일’실행위원이며 간사를 맡고 있다. 요즘에 와서 안 의원 쪽에서 활동한 건 아니다.
문제는 새 정치라는 틀을 안철수 의원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하나의 현상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그 현상을 바라보고 시민이 목소리를 듣고 원하는 바를 이뤄내는 것이 바로 새 정치이지 인물중심, 파벌주의로 바라봐서는 안 된다. 모든 정책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말이 바로 그런 뜻이다.

그렇게 개인적으로 새로운 정치 변화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 그것을 이루려면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그릇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먼저 그 그릇을 만드는 작업을 하려고 한다. 새 정치에 대한 시민들의 욕구를 다 담을 수 있는 그릇과 많은 사람들이 채워지는 과정 속에서 나름대로의 거취를 모색하려고 한다. 

정완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