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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의 ‘국수시인’ 연옥자 부송국수 조리실장

▲ “정직하게 걸어온 길과 맛”

포장마차에서 익산 대표 국수기업으로 키운 ‘성공신화’
끊임없는 연구와 개발이 비법.. 시집 ‘국수아줌마’ 발간

“국수는 만드는 사람이 정직해야 맛을 지킬 수 있는 정직한 음식이다. 그런 음식을 드시는 손님을 대할 때도 진심으로 감사하는 마음이 있어야만 만족할 수 있는 ‘식사’가 되리라 생각한다.”

이름과 달리 어양동에 위치해 있는 ‘부송국수’는 어느새 익산시민들이 ‘국수’ 하면 떠오르는 익산의 대표 ‘맛집’이다. 여느 국수집과 달리 친절한 서비스와 차별화된 맛, 그리고 계절마다 새롭게 등장하는 메뉴는 사계절 내내 문전성시를 이루게 하고 있다.

이 부송국수를 만든 장본인이 바로 ‘국수아줌마’, ‘국수시인’으로 통하는 연옥자(49) 조리실장이다. 마음씨 좋기로 소문이 파다한 연 조리실장은 국수의 맛을 찾기 위해 끊임없이 연구를 거듭하는 한편 우직하다는 얘길 들을 만큼 정직하게 사업을 키워와 어느새 전국 40여개 지점을 둔 프랜차이즈 중소기업으로 ‘부송국수’를 키워냈다. 또한 틈틈이 써온 시집을 발간한 시인으로서도 유명한 그는 손님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손수 써서 엮은 시집을 선물하고 있다.

‘부송국수’ 성공신화는 포장마차에서 시작했다.

연 실장은 남편의 사업실패로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낮에는 다른 직장에서 일하고 밤에는 포장마차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사채까지 얻어서 시작한 장사였지만 전혀 음식장사에 대한 준비가 없었기에 문을 열고 3일 동안 손님이 없었다.
이에 연 실장은 음식을 배우고 연구하는데 몰두하기 시작했다. 여러 번의 시도 끝에 개발한 것이 쭈꾸미샤브샤브와 오리주물럭. 포차 메뉴답게 1만원의 저렴한 가격으로 팔아 대박을 냈다.

연 조리실장은 “아무것도 모르고 장사에 뛰어 들었다가 크게 데었지만 포기하지 않고 순수하게 손님들께서 좋아할만한 것을 연구했다”며 “개발한 메뉴가 판매가격과 맞지 않아 손해날 때도 있었는데 손해 날거면 확실히 나자는 생각으로 정직하게 임했고 결과가 좋았다”고 말했다.

이후 10개월 동안 운영한 포장마차를 떠나 ‘부송국수’를 열었다. 그러나 곧 부송국수의 국수는 ‘맛이 더럽게 없다’는 소문이 났다. 국수가게에 대한 준비가 안 된 상태로 쉽게 생각했던 결과였다.

연 실장은 국수의 맛을 찾기 위한 연구에 들어갔다. 하루 4시간 자는 날이 계속됐다. 육수의 재료와 끓이는 시간과 절차 등에서부터 손님의 반응 관찰까지 집중했다. 손님이 남긴 국수의 맛을 보는 것도 서슴지 않았다.

그렇게 1년여 끝에 연 실장은 육수의 맛을 찾는데 성공했다. 아무도 알려주지 않는 비법을 스스로 연구 끝에 찾아낸 셈이다. 그래서 육수의 색과 냄새만 가지고도 제대로 만들어졌는지 알 정도가 됐다.

연 실장은 “나밖에 육수를 만들지 모르니까 감기라도 걸리면 떨렸을 정도다”며 “그렇게 찾은 육수비결도 전국에 내다 팔기엔 모자라 계속해서 연구해야 했다”고 말했다.

이후 손님들의 입소문을 타고 ‘부송국수’가 소위 ‘대박’을 맞게 됐다. 하지만 연 실장은 이에 만족하지 않고 2008년부터 전수창업에 뛰어들었다. “나 혼자 먹고 살지 않고 다 같이 먹고 살 수 있으면 좋겠다”는 순수한 마음에서 시작한 일이었다. 자리만 찾으면 힘들게 연구해 터득한 비법을 무료로 전수해 줬다. 그 과정에서 배신당하는 일도 부지기수로 겪어 상처도 많이 받았다.

연 실장은 “기술을 전수한 가게가 간판을 바꾸고 전수창업에 뛰어드는 일이 많아 눈물을 흘리며 육수를 다시 바꾼 일도 있었다”며 “순수하게 같이 먹고 살자는 맘으로 시작했다가 마음고생이 컸다”고 말했다.

이후 체인사업에 뛰어든 연 실장은 군산 하굿둑에서 국수집을 내 크게 성공시키고 다시 익산으로 돌아와 ‘부송국수’본점을 냈다. 한 때 운영자와의 경영 방침이 달라 ‘부송국수’의 명성이 추락하기도 했지만 연 실장이 다시 일으켜 세웠다. 추락한 이미지를 회복하는 데는 곱절의 노력이 들었지만 친절과 맛으로 승부하는 음식세계에서는 정직한 그의 경영마인드가 통했다. 지금도 약계란 서비스와 친절 서비스, 계절마다 변함없는 정직한 맛으로 문전성시를 이루는 부송국수의 면면은 ‘국수아줌마’ 연옥자 조리실장의 장인 정신 때문이다.

“난 손님들이 눈치보고 먹는 것이 가장 싫다. 편안하게 먹을 수 있도록 진실하게 대하는 것밖에는 없다. 그래서 체인점도 마음이 되어 있는 사람에게만 내주려고 한다. 내년 말에는 두 번째 시집을 엮어 손님들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정완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