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어빵 찍어내기, 줄 세워 올라서기 아닌 다양성 존중
다양한 배움과정 속에서 행복 찾기 실현.. 학교는 거들 뿐

◇ 달구벌이 꿈꾸는 대안교육

대안교육은 학교생활 적응과 자기족의 수준에 머무르는 것이 아닌, 자기계발을 통해 자아를 실현하고 나아가 나눔과 섬김의 정신을 실천하도록 가르치는 교육의 장이다. 이것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획일적인 입시교육은 학생 각자의 다양한 소질을 계발하는 교육으로 변해야 하고 교육활동은 학생중심의 교육으로 바뀌어야 한다. 달구벌고등학교가 지향하는 대안교육은 학생이 ‘스스로’ 꿈을 찾아 가꾸어 나가도록 교육적 여건을 마련하고 ‘길잡이’의 역학을 하는 것이다.

이에 달구벌고등학교는 기독교 정신에 입각한 ‘나눔과 섬김’을 실천하며 더불어 사는 삶을 교육이념으로 하고, ‘자기주도적 꿈 찾기’를 통한 자아실현을 교육목표로 해 2003년 대안교육 특성화 고등학교로 지정을 받았다.

주입식 교육에서 벗어난 신나는 교실
타고난 재능을 계발하는 교육시스템
스스로 꿈을 키워나가는 지혜로운 삶
개별화 교육과정, 자기주도적 학습관리
자발적, 수평적, 합리적, 공동체적 문화

현재 한 학년당 2개 반 40명 정원으로, 총 6개 학급 117명이 재학 중이고, 교직원은 전체 35명이다.

◇ 내가 설계하는 학교

달구벌고는 2006년부터 소그룹 중심의 진로진학 프로그램인 ‘작은학교 시스템’을 통해 진로계발을 하고 있다.
자기주도적인 학습 단위를 유연하게 구현하는 ‘작은학교 시스템’은 각 담당교사가 진로 멘토가 돼, 학생들 각자의 ‘길 찾기’ 과정을 실현한다. 하나의 학교(달구벌고등학교) 안에, 여러 특성화된 팀(학급, 셀)들이 있어 각각의 독창적인 색깔과 커리큘럼으로 운영되는 작은 학교들의 연합체가 이미 만들어져 제공되는 경직된 교실 체제에서 벗어나, 교사와 학생이 스스로 희망하는 학습 스타일에 따라, 자기주도적인 학습 단위를 유연하게 구현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맞춤식 교육으로 잠재력 계발
수준별 수업과 다양한 특별활동
교환학생 및 해외 체험학습
공동체훈련과 더불어 사는 삶
봉사활동의 생활화
졸업인증제 실시

달구벌에서는 미디어학교, 복지학교, 열린학교, 영어누리학교, 답사학교, 음악학교, 요리조리진학학교, 활동학교, 컴퓨터학교, 전통문화학교, 직업정보학교, 참살이학교, 숲속자연학교 등의 작은학교가 운영되고 있다.

◇ “남들과 다르니까 안돼” 달구벌에는 없다

독특한 개성의 2학년 백혜원 양은 안동 복주여자중학교를 졸업하고 달구벌고등학교를 선택했다. 무관심할 정도로 느껴지는 혜원이의 짧은 말투는, 여느 인터뷰와는 다르게 조금은 당혹스럽기도 했지만, 어딘가 모르게 자신감에 찬, 당찬 느낌이 들었다.

“중학교 때는 남들과 다르다는 이유로 선생님들과 마찰이 많았어요. 달구벌의 선생님들은 저를 인정해 줄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을 가지고 지원하게 됐지요”라는 혜원이는 “실제로 입학하고 지금까지 달구벌 선생님들이 저를 존중해 주세요. 특히 안중모 선생님은 제가 방황할 때 마음을 잡을 수 있게 많이 도와주시고, 요즘도 힘들 때마다 먼저 아시고 응원해 주시지요. 제가 정말 좋아하는 선생님이에요”라고 웃으며 말했다.

이어 “제가 하고 싶은 꿈을, 학교가 찾아 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찾는 과정을 도와주는 것이 학교라는 점을 깨달았어요. 공부에만 매달려 치여 사는 모습 대신, 다른 소중한 것들은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많다는 것이 달구벌의 가장 좋은 점인 것 같아요. 저희 학교에서 하는 특성화 수업들은 전부 딱딱하지 않고 편하게 배울 수 있어요”라며 학교 자랑이 이어졌다.

혜원이는 “부모님도 정말 긍정적으로 생각하시고, 뭐든 적극 지원도 해주려고 하세요. 아직까지 대학에 가고 싶다는 생각은 없고요. 대학을 선택하지 않은 것이 오히려 더 좋았다고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를 고민하는 단계 정도일까요”라며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 아이가 만족하는 학교, 부모는 더 바랄 게 없어

달구벌고에 2학년으로 재학 중인 이현지 양의 어머니 김미향(46) 씨는 대안교육에 대해 “입시위주의 교육방식이 아이들을 무한경쟁으로 내몰고 개개인의 특성이나 기본적인 권리마저도 보장되지 않는 것이 지금 제도권 교육의 현실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부분을 개선해서 아이들이 학업뿐 아니라 몸으로 부딪혀 가며, 세상을 살아가는 진정한 지혜를 배우고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우는 것이 대안교육이 아닌가 생각합니다”라고 했다.

현지에 대해서는 “평소 남다른 가치관을 가지고 있던 아이가 제도권 교육 안에서 많이 힘들어 했습니다. 다름을 인정할 줄 모르는 아이들 속에서 고군분투 하는 아이가 너무 가여워서 대안학교에 대해 설명을 해줬는데 너무나 공감을 하더라고요. 그때가 초등학교 때니까 오래 전부터 대안학교에 대한 꿈을 가지고 있었죠”라고 말했다.

“처음 한 학기는 많이 힘들어 했어요. 우리 아이는 대안학교에만 가면 아주 이상적인 학교, 이상적인 세상이 펼쳐질 거라고 생각을 했나 봐요. 하지만 지금까지 제도권 교육을 받던 아이들이 다시 만났는데 공간이 바뀌었다고 모든 게 그리 쉽게 바뀌지는 않겠죠.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서서히 변하겠지요. 한 학기가 지나니 안정을 찾으면서 학교생활에 나름대로 적응하고 자신의 진로도 정하고 매사에 의욕적이며, 지금은 자신만의 빛깔을 맘껏 뽐내면서 꿈을 향해 열심히 달려가고 있습니다. 그런 아이를 보고 있으면 저도 흐뭇해요. 이제 고3이 되는데 주위에서는 고3 뒷바라지 하려면 엄마가 더 힘들다고 걱정하는데, 혼자 다 알아서 하니 저는 그저 지켜봐 주는 것 말고는 할 게 없다고 말합니다. 그러니 고3 스트레스는 먼 나라 이야기죠”라며 웃었다.

마지막으로 “자녀가 만족하면 부모야 더 이상 바랄 게 없죠. 아이가 특수교사를 꿈꾸고 있으니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있길 바랍니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본인의 행복지수겠죠?”라며, “하루 빨리 대안학교가 아닌 제도권 교육 안에서 모든 아이들이 웃으며 공부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라고 전했다.

◇ 미리 준비하고, 함께 호흡해야

과학과 물리, 기술가정, 그리고 특성화 교과로 대중음악사를 담당하고 있는 이승훈 교사는 10년차에 이른 베테랑 교사다.

“일반 학교에서의 교육과정과 수업편성 및 진행에 대한 불만이 많았고, 비교적 자유로운 수업 재구성과 공동체적 활동에 대한 관심 때문에 대안학교로 오게 됐다”는 그는 “학생들 앞에서 ‘적절히 망가지는’ 자질, 아니 연습이 필요하다. 교사들 스스로 소통의 문턱을 나눌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수업은 학생과의 조율의 과정
실패와 답답함의 경험도 필요
준비된 교사, 아이들이 먼저 알아채
시간적 여유, 학생에 대한 관심으로
졸업한 제자의 얼굴, 교사라면 누구나 보람

스스로의 평가에 대해서는 “평가는 남의 몫이고, 필요하다면 스스로 돌이켜보는 ‘반성’ 정도가 필요하겠다. ‘대안교육’도 ‘교육’이다. 그런데 ‘교육’은 수동적 시스템을 태생적으로 가지고 있어 별로 안 좋아한다. ‘배움’이라는 단어가 좋다. 교사인 나 스스로가 배움을 즐거워하고 찾아서 하는 편”이라고 답했다.

이어 “달구벌고는 인가받은 학교라 비인가 학교들에 비해 급여가 나은 편이다. 교사도 직업이다. 희생적인 교육활동을 요구하면서 생활하기 어려운 급여를 지급하며 아이들이 변화하는 보람과 의미에서 뭔가를 찾자는 식으로 말하는 학교들은 가혹한 편이다. 오래가지 못한다. 직장생활에서의 안정적 급여가 보장돼야 지속적인 교육활동이 보장될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