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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 전도사’ 그린테크 이선우 대표

▲ “지금 힘든 것은 과정일 뿐”

전신마비의 고통을 혹독한 재활로 극복한 ‘인간승리’ 귀감
기계설비 사업 연매출 8억원.. “나 같은 사람 도우며 살 것”

“몸이 불편하고 힘든 것을 미화하길 바라서는 안 된다. 정작 본인이 아니면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다. 자칫 미화해서 전해지면 잘못된 편견을 심을 수도 있고 스스로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에 사람들에게 진실로 다가가야 한다.”

익산시 석암동 제2공단 옆에 위치해 있는 기계설비 업체 그린테크의 이선우 대표. 그는 자신처럼 몸이 불편한 사람들이 그 사실을 스스럼없이 밝히고 있는 그대로 진실 되게 살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그 자신이 전신마비라는 고통 속에서 지내면서 사회의 편견을 경험했기에 그러한 사회의 편협한 시각을 극복할 수 있는 것은 당당하게 내보이는 것이라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숨거나 움츠려들지 않고 아무렇지 않게 옆에 서는 것, 도움이 필요할 경우에는 요청하지만 그렇지 않고 혼자 할 수 있는 일은 도움을 바라지 않는 것이 그가 말하는 힘든 삶의 극복이며 과정 그 자체다.

이 대표는 현재 연매출 8억원의 기계설비 업체 ‘그린테크’의 대표를 맡고 있다. 직원 3명과 식구처럼 함께 키워나가는 그린테크는 기계의 설계에서부터 원하는 기능, 크기 등을 구매자의 욕구에 맞게 맞춤 제작해 납품하는 회사로 매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용접과 무거운 쇳덩이 등 비교적 험한 작업이 대부분인 기계회사를 설립하고 역량 있는 기업으로 키워낸 장본인인 이 대표가 과거 전신마비 환자였다는 사실은 쉽게 상상하기 어렵다. 현재 다리를 조금 저는 정도로 일상생활을 하기에 조금 불편한 정도인 그는 불과 15년 전 불의의 사고로 전신이 마비되는 상황에 처해 있었다.

이 대표는 “부상 전에는 경찰이나 검찰에 들어가는 것이 꿈이었다. 실제 부상 직전에는 경찰에 합격해 경찰학교 입교를 앞둔 시점이었다. 그런데 단 한 순간으로 삶이 송두리째 바뀌어 버렸다”고 말했다.

그는 1999년 교통사고를 당해 전신마비에 이르렀다. 머리는 멀쩡한데 목 아래로는 꼼짝도 할 수 없는 상황. 담당 의사의 의견도 재활이 잘 됐을 경우 휠체어를 탈 수 있다고 할 정도로 끔찍한 사고였다.

이 대표는 “상상도 하기 싫지만 당시는 죽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실제로도 살아서 여러 사람 고생시키느니 차라리 죽고자 마음먹은 적이 한 두 번이 아녔다”며 “아내가 떠나지 않고 옆에서 지켜줬기에 살 수 있었고 또 이만큼 재활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처음에 이 대표는 죽기 위해 재활에 전념했다. 손가락도 까딱하기 힘들어 스스로 죽을 수도 없었기에 창문으로 뛰어내리기 위해서라도 열심히 재활에 임했다. 1개월 후 몸을 뒤집을 수 있을 만큼 됐고 또 1개월이 흘러 앉을 수 있게 됐다. 이후 조금씩 걸을 수 있게 되자 이 대표는 온종일 재활에 몰두했다. 그럴수록 죽음이라는 목표에 다가갔지만 그 반대편에서는 삶에 대한 의지도 함께 늘어났다. 할 수 있다는 긍정적 마인드가 삶을 포기하려는 마음을 순식간에 제대로 살아보자는 마음으로 바꿔놓은 것이다.

이 대표는 “걷기 연습을 할 때 옷에 소변과 대변을 보면서도 쉬지 않았다. 빨리 일어서서 내 힘으로 걸어야 할 이유가 있었기 때문이다. 죽음의 문턱까지 갔다가 삶의 빛을 얻어서 돌아온 셈이다”고 말했다.

그는 의사가 놀랄 정도로 재활에 성공해 스스로 일어섰다. 그리고 병상에 있을 때 옆을 지켜준 아내와 함께 나란히 걸어서 결혼식장에 입장했다. 뜨거운 박수소리가 끊임없이 터져 나왔다. 격려나 축하가 아닌 감동의 박수소리였다.

이 대표는 “부상 전과 부상 후에 바라보는 세상은 너무 달라 상처도 많이 받았다. 하지만 상처를 이겨내고 자존심을 내려놓자 세상이 긍정적으로 보이기 시작했다. 그래서 사회생활을 통해 나 자신을 내보이고 조금씩 이라도 바꿔나가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가 금형설계를 전공한 경력을 살려 기계설비 회사인 ‘그린테크’를 설립한 것도 그의 미래의 설계 중 하나다. 고객들에게 기술력을 인정받아 회사가 날로 쑥쑥 커나감에 따라 그의 계획은 가까워지고 있다. 자기 혼자만이 아니라 ‘직원들과 같이 가는 회사’라는 이 대표의 신념은 주변의 우려와 달리 시너지효과를 내고 있다.

이선우 대표는 “지금도 재활이 끝나지 않은 과정일 뿐이다. 과정은 지나가는 것이지 무너지라고 있는 것이 아니다. 언젠가 사업이 제 궤도에 오르게 되면 나와 같은 사람들을 위해 일해보고 싶은 계획을 품고 있다”고 말했다.

정완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