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 종속 경향의 지자체에 공유경제 필요.. 공유생태계 조성부터 시민참여 확산까지 논의 절실
서울시의 공유도시 선언으로 촉발된 공유경제 신드롬.. 자동차, 숙박, 의류, 부동산 등 ‘공유’ 붐

공유경제(Sharing economy)란 말 그대로 물건이나 기타 재능을 개인이 혼자 소유하지 않고 서로 나눠 쓰는 경제관념을 뜻한다. 쉽게 얘기해 소유하고 있지 않은 물건을 새로 구입하지 않고 옆집에서 빌려다 쓰고 나서 돌려주는 방식의 경제다.

그러니까 예전 마을에서 집집마다 우물을 파지 않고 마을사람들이 모여 공동우물을 파서 사용했던 것도 일종의 공유경제 활용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니 공유경제는 갑자기 발생한 새로운 경제 개념이 아니라 언제나 곁에 있어왔던 자연스러운 경제 현상이다.

하지만 이러한 공유경제가 갑자기 세계적인 이슈로 부각되고 각 지자체마다 공유경제 정착 연구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소비만능주의의 막다른 길에 봉착한 현대자본주의의 자연스러운 현상이라 할 수 있겠다. 더 이상 소비를 통해 구동되는 경제가 아니라 공유와 나눔을 통해 협력적 소비로 바꿈으로써 경제를 활성화하는 방법을 찾아 나서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공유경제 원리를 2012년 세계 최초로 도시에 접목한 곳이 서울시다. 이후 각 자치단체에서도 공유경제에 대한 논의가 뜨겁게 일어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미 IT 기반을 이용한 공유경제 시스템도 활발하게 성장하고 있는 추세다.

이런 추세에 발 맞춰 익산시에서도 공유경제와 관련한 논의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본지에서는 공유경제에 대한 개념을 비롯한 서울시를 모델로 한 공유경제 활용 사례들을 자세히 들여다보고 이를 시민들에게 전해 익산시의 공유경제 가능성을 점쳐보는 지면을 마련했다.

◇ 공유경제란?

공유의 반대말은 소유다. 그래서 소유하지 않는 것부터가 공유의 시작이라고 말할 수 있다. 특정 물건에서부터 정보를 비롯한 특별한 재능까지 공유할 수 있는 것에는 한계가 없다. 그렇기에 공유경제는 또한 소통과 일맥상통한다. 서로 정보를 공유하고 소통하는 현대 SNS 문화가 공유경제를 활성화시키는 기반으로 작용하고 있는 점도 이 같은 설명을 가능하게 한다.

간단히 말하면 공유경제는 IT를 기반으로 한 나눠 쓰는 경제 시스템이다. 그러면 환경문제와 소비의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어 현대 자본주의의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는 상황이다.

캠핑할 때 쓰는 ‘텐트’를 예로 들면, 1년에 몇 번 사용하지 못하지만 필요하다고 해서 각 가정에서 구매할 경우엔 대부분 집에 보관해 둘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이를 공유의 개념으로 접근하면 단 하나의 텐트를 여러 가정에서 이용할 수 있게 된다. 내가 필요할 때 편리하게 사용하고 사용하지 않을 때는 필요한 다른 사람이 사용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구조의 중간에는 인터넷이라는 효율적인 연결 매체가 있기에 가능하고 또한 더 넓은 범위의 공유가 이뤄질 수 있다.

◇ 공유도시 선언한 서울시의 사례

서울시(시장 박원순)는 지난 2012년 세계 최초로 ‘공유도시’를 선언하며 공유경제를 도시정책으로 천명했다. 이후 서울혁신기획관 산하에 기획팀을 신설해 적극적인 공유도시 기반 조성에 나섰으며 2012년 12월에는 공유촉진 조례를 제정해 공유기업 지정 및 사업비 지원의 근거를 마련하기도 했다.

이후 서울시는 2013년 2월에 공유촉진위원회를 구성해 운영해오고 있으며 위원회에서는 공유도시 서울을 만들기 위한 민관거버넌스로서 공유정책의 개발, 공유기업 컨설팅 지원 등에 나서며 공유경제도시 기반 조성을 위해 활동을 펼치고 있다.

서울시는 올 한해 동안 35개 공유단체·기업을 지정했으며 공유기업으로 지정된 기업에는 지정서 발급 및 BI사용권 부여, 박람회 참가 등 행·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공유허브 Sharehub.kr

서울시는 공유도시 정책의 모든 과정을 공개하는 동시에 공유하는 의미로 ‘서울 공유허브’를 운영하고 있다.

서울시가 함께하고 공유경제 운동을 하고 있는 대표적인 단체인 (사)크리에이티브커먼즈코리아(CC Korea)에서 운영하고 있는 공유허브 누리집은 국내외 공유사례를 발굴하고 축적된 자료를 다시 세상에 전파하기 위한 정보의 공유의 장을 열고 있다. 또한 공유관련 기업과 단체, 공공기관 등이 서로 연결될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공간도 되고 있다.

명사가 참여한 이벤트 등 시민들과 함께하는 공유경제 캠페인 등의 행사와 공유경제 예비창업자 교육을 비롯한 공무원 교육도 공유허브가 맡고 있는 분야다.

이외에도 공유경제 관련 기업들을 소개해 주고 바로 접근할 수 있도록 해 공유를 촉발시키는 터미널 역할을 해주고 있다.

◇ 실제 생활 속 공유경제 사례

+나눔카(Car-sharing)

나눔카는 승용차를 공동으로 이용하는 서비스를 말한다. 이미 프랑스 등 해외 60여개 나라에서 시행 중인 서비스로, 30분 단위로 24시간 이용이 가능하다는 점이 렌트카와 다른 점이다.
서울시는 현재 600개 주차장에 1000대의 나눔카 운영을 추진하고 있으며 현재 회원만 10만명이 돌파하는 등 계속해서 성장 추세에 있다. 일반 자동차 외에도 전기차 나눔 서비스도 함께 시행되고 있으며 어디서든 잠깐 동안 차를 이용할 수 있는 편리함에 교통혼잡 완화, 주차난 해결, 대기오염 절감 등의 효과를 보고 있다.

그린카, 한국카쉐어링, 쏘카 등에서 손쉽게 차량의 위치와 자세한 이용 방법을 알아볼 수 있다.
이 밖에도 카풀 이용 서비스인 티클, 주차장 정보 공유 서비스인 모두의 주차장 등이 나눔카 서비스를 담당하고 있다.

+유휴공간 공유   

서울시는 공공기관 및 유관기관의 유휴 공간인 강당, 회의실 등을 전면 개방했다. 총 736개소가 시민들에게 개방돼 체육행사나 세미나, 문화행사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 요금은 무료나 적은 비용을 받고 있으며 서울특별시 공공서비스예약(http://yeyak.seoul.go.kr)에서 간단한 절차로 서울시민 누구나 이용이 가능하다.

+정보 공유

서울시는 ‘열린 데이터 광장’을 통해 정보 또한 공유하고 있다. 공공데이터 성격을 띠는 자료들을 알고 싶다면 데이터 광장 홈페이지 http://data.seoul.go.kr을 통해 바로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제공하고 있다.

예를 들어 ‘기온 변화 추이’라든지 ‘버스’, ‘공원’, ‘여행’, ‘세금’ 등 사회·경제적 가치를 지닌 공공데이터를 한 곳에서 접근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했다.   

+도시민박

공유경제는 도시민박도 가능하게 해주고 있다. 월 1회 여는 도시민박업 아카데미를 수료하고 구청을 통해 도시민박업 지정을 받으면 공유기업을 통해 외국 여행자를 소개받아 남는 방을 빌려줄 수 있다.

서울시는 지난 7월 3백여개 업소 960실을 지정했고 이를 도시민박 예약 통합 사이트를 구축해 외국 여행자들에게 소개하고 있다. 부수입도 올리면서 외국인 친구도 사귈 수 있는 기회로 특히 한옥마을 등에서 각광받고 있는 아이템이다.
비앤비히어로, 코자자, 한국라보, 한인텔 등 여러 공유기업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 밖에

대표적인 것들을 소개하기에도 지면이 모자랄 정도로 공유경제 분야는 광대하다. 크게 물건 공유와 공간 공유, 재능·경험 공유, 정보 공유로 나눌 수 있으며 모든 공유서비스는 공유허브와 같은 서비스를 통해 정보를 얻을 수 있으므로 공유경제 참여나 이용시 항상 참고하는 것이 좋다.

◇ 타 지자체의 공유경제 도입

서울시의 공유경제 활성화 정책이 빛을 발하자 타 지자체에서도 앞다퉈 공유경제 기반 조성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가장 먼저 부산시에서는 부산발전연구원이 앞장서 공유경제 도입을 위한 토론회를 여는 등 꾸준히 논의가 이어졌으며 지난 11월 ‘부산 공유경제 시민허브’가 출범하며 공유도시 부산의 첫걸음을 뗐다.

청주시의 경우도 지난 2011년부터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를 개최하는 과정에서 공유경제 개념을 도입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버려진 공간이 공유를 통해 문화예술 공간으로 재탄생시키려는 시도와 함께 시 정책 반영도 공유의 개념이 점차 인식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렇게 세계적인 추세와 맞물려 국가나 지자체가 공유경제의 도입을 서두르고 있는데 아직 익산시의 정치권이나 시민사회에서는 공유경제에 대한 논의가 시작도 되지 않고 있다. 이에 지역경제 활성화를 비롯한 나눔 도시 익산 건설을 위한 공유경제 도입 관련 논의가 하루 빨리 시작돼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정완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