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년간 사명감으로 걸어온 교육자의 길.. 조급하지 않고 꾸준히 노력해 조금씩 변화 만들어
2000년 40세에 교육감 선거 출마 3위.. 행복한 교육 실천과 전파 운동 혁혁한 성과 이끌어

◇ 이미영 선생님은?

이미영 선생은 1983년 교사로 부임한 이후 전북지역 여러 곳의 학교에서 두루 재직하며 31년 간 교육자로서 참교육을 실천하는 동시에 이를 전파하는 노력도 혼신과 열정으로 앞장서온 인물이다. 그래서 전북을 비롯한 전국 교육계에 웬만큼 몸담은 경험이 있다면 ‘이미영 선생님’ 이라는 이름을 모르는 이가 없을 만큼 유명하며 특히 전북지역 교육민주화의 산 증인으로 일컬어지고 있기도 하다.

그는 26세의 나이에 전주YMCA중등교사협의회를 창립하고 초대 총무를 맡아 ‘전북교육민주화선언’을 주도했다. 이후 10여년간 해직과 복직을 반복하는 와중에도 그는 언제나 학생들의 곁을 떠나지 않고 교육을 고민했다. ‘전북교사협의회’를 창립해 초대 사무국장을 지냈으며 1999년에는 ‘전북농촌학교살리기운동본부’의 초대 사무국장을 맡아 농촌교육운동에도 발을 내딛었다.
이런 다양한 교육활동이 주변으로부터 인정받아 2000년에는 희망 교육을 펼쳐보고자 제13대 전북교육감 선거에 출마해 3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후 이 선생은 전북청소년교육연구소 소장과 전북농촌교육연구회 사무국장, 대통령 자문 교육혁신위원회 전문위원 등을 두루 지냈으며 ‘전북농촌지역교육네트워크’를 창립해 초대 상임대표를 맡기도 했다. 현재는 전북공업고등학교 교사로 재직하고 있다.

“나는 남창초등학교에 입학한 1966년부터 지금까지 학교를 다니고 있다. 16년은 학생으로, 나머지 30여년은 교사로 인생의 대부분을 학교에서 보냈다.”

◇ 학교폭력은 지역사회와 더불어 해결

이미영 선생은 일선 교육 현장에서 현재 운영되고 있는 학교폭력 예방 노력이나 폭력이 발생했을 경우의 대처 시스템이 현실적으로 부족하다고 지적하며 근본적으로 학교폭력을 근절할 수 있는 방법으로 지역사회와 더불어서 함께 해결해나가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이 선생은 “학교폭력이 심각하고 그런 부분을 해소하려고 여러 노력들을 하고 있지만 여태껏 줄지 않고 있다는 것은 지금 쓰고 있는 방법이 잘못됐다는 것이 아니겠느냐”며 “교육현장에서 느낀 바로는 학교와 지역사회가 함께 학교폭력에 대처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선생은 현행 학교에서의 학교폭력 대처 시스템이 너무 건조하다고 지적했다. 교육적 입장에서가 아니라 사건 처리에만 집중돼 책임소재를 구분 짓는 것에 매몰돼 있다는 얘기다.

사정이 그렇다보니 폭력이 발생해도 책임을 벗어나는 것을 생각하게 되고 자연스레 교육적으로 사건을 바라보지 못하게 된다는 얘기다.

이 선생은 “피해자가 오히려 전학을 가야 되는 구조, 가해자에게 정해진 룰에 따라 벌을 주는 것은 교육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넓은 시야로 아이들을 바라보고 큰 틀에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열어주는 것이 교육이며 이를 위해 지역사회가 다 같이 나설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미영 선생님! 그 이름만으로도 내 가슴이 뛴다.” (원광고등학교장 한은수)

◇ 교육복지가 꽃피는 학교

이미영 선생은 현재 재직 중인 전주공고에서 교육복지부장을 맡고 있는 만큼 교육복지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는 “공교육은 기회 균등을 넘어 결과적 평등을 향한 교육복지 정책을 학교 현장에서 실현해야 한다”고 자신 있게 말한다.

현재 정부는 취약계층의 교육격차 해소를 위해 ‘교육복지우선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 선생은 현장에서 적용할 수 있는 몇 가지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먼저 ‘교육복지 지원 조례’ 제정이다. 이미 대구시나 경기도에서 해당조례를 제정하거나 시행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타 시도보다 저소득층 비율이 높은 편인 전북도에서 지원조례 제정이 시급하다는 얘기다.

두 번째는 도 교육청에서 교육복지 관련 전담부서를 설치하고 지자체와 연계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며 세 번째는 복지지원 대상 학생과 일반학생과의 통합 교육 비율을 확대해 보편적 교육복지 개념으로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네 번째는 교육복지우선지원사업 대상학교를 고교차원으로 확대하는 대책을 강구하는 것이다.  

“아이들이 행복해야 나라의 미래가 밝아진다.”

◇ 행복한 학교의 조건

이미영 선생은 학교가 희망의 교육, 행복의 교육을 위한 공간이 되기 위해서는 학생들은 물론이거니와 교사 또한 행복함을 느끼는 공간이 돼야 한다고 말한다. 아이들이 행복한 학교에는 반드시 행복한 교사가 존재하기 마련이라는 것이다.
이 선생은 “교사가 학교생활에서 행복감을 느끼지 않으면 결코 질 높은 교육에너지가 발현될 수 없다”며 “그렇기에 어떤 교육 활동 속에서 행복감을 느끼게 되는지 중요하게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 선생이 뽑은 조건의 첫 번째는 미래형 교육과정 운영할 때이다. 즉 입시중심 경쟁 교육에서 벗어나 미래사회에 적합한 교육 과정에 열정을 불어넣을 수 있을 때 교사들이 행복하다는 것이다.
두 번째로는 학교장과 함께 학교 운영에 대해 토론하고 소통하는 민주적인 학교 분위기일 때 교사들이 행복하다고 말한다. 교장의 열린 자세와 개혁적 마인드가 중요한 열쇠이며 이것은 혁신학교의 성공과도 직결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세 번째로는 변화하는 지식정보화사회에 필요한 전문성을 쌓을 수 있을 때 교사들이 행복하다고 전한다. 그러기 위해 체계적인 연수 프로그램을 개발해 기회를 자주 제공하고 교사 스스로 변화하려는 의지를 이끌어내야 한다.

“교사의 헌신성을 이끌어내지 못하는 교육 정책은 성공할 가능성이 적다.”

◇ 교육자로서의 삶을 돌아보며

이미영 선생은 서른이 되기도 전에 이미 전북 교육계의 큰 나무가 됐다. 발령받아 교단에 서자마자 학창 시절과 변한 것이 하나 없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고 죄를 짓는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학교를 바꿔야겠다는 결심이 서게 됐다. 학교가 바로 있어야 할 공간이라고 스스로 받아들였다.
이 선생은 “올바른 교육을 위해 젊은 교사들을 찾아다니며 뜻을 모으고 학교를 변화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그래서 한때 해직됐다가 복직되기를 반복했는데 그땐 나보다 학생들과 학부모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컸다”고 말했다.

당시 대통령보다 바쁘게 살았다는 평을 들을 정도로 많은 일을 감내하던 그는 아직 미혼으로 남았다. 그래서 항상 ‘전북교육과 결혼했다’는 얘길 듣고 있기도 하다.

이미영 선생은 “살아 있는 교육을 하고 싶었다. 체험, 독서, 예체능, 문화, 동아리 활동 등 아이들이 행복하게 배움을 즐길 수 있는 학교 현장과 마찬가지로 행복한 마음으로 가르침을 주는 교사들까지 모두 살아 있도록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정완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