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정의 자율성 보장.. 각 학교의 교육철학 실현
대안학교의 실험적 교육.. 기존 학교에 상상력 제공

기존 학교 현장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을 최소화하거나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서, 대안교육 에 대한 관심이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본지는 그간 전국에 있는 대안교육 특성화 중·고등학교에서 대안교육이 실제 이뤄지고 있는 모습을 둘러보고 학생·학부모·교사 등 현장의 목소리를 들으며, 진짜 대안이 되고 있는지를 조명했다. 이로써 대안학교의 교육과정이 어떻게 편성·운영되고 있는지 들여다보고, 일반화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이에 기존 교육의 대안으로서의 역할을 위해, 교육과정 정책 수립시 고려할 만한 정책적 사항을 제시하려 한다.

◇ 기존 교육의 문제점 보완.. 현재 인가 54개교

대안학교는 지나친 입시 위주의 교육과정 속에 적응하지 못하는 아이들이나 교육 사각지대에 놓인 특수한 계층 등을 기존의 교육과정에서 체험할 수 없는 자유롭고 다양한 교육을 시키기 위해 운영되고 있는 학교이다. 1990년대부터 아이들에게 생태적 삶을 체험시키기 위해 방과 후 학교, 캠프, 계절학교 형태로 시작돼 지금의 대안학교로 발전했다고 할 수 있다.

현재의 대안학교는 초·중등교육법 제2조 제5호 각종학교에 포함돼 제60조의3에 근거를 두고 있다. 기존 교육이 정하는 교육방식은 아니지만, 학원이나 과외 등의 사교육과는 또 다른 제3의 길을 찾는 학생과 학부모가 선택하는 방안 중 하나로, 교육부에서 인가한 대안학교는 정규교육과정과 마찬가지로 중·고등학교 졸업자와 동등한 학력을 인정하고 있다.

2013년 6월 기준 학력이 인정되는 대안학교는 19개교이며, 대안교육을 제공하는 특성화 중학교는 11개교, 특성화 고등학교 24개교로 총 54개교가 인가를 받았다. 이들 학교는 자가 소유의 학교 건물, 옥외 운동장, 학교생활기록 및 건강검사 이행, 2/3 이상의 정교사 등 교육의 질과 공공성 확보를 위한 소정의 요건을 두고 있다.

◇ 제도화된 자율권 보장.. 학교교육과정의 탄력적 운영

대안교육 특성화학교의 교육과정과 관련한 법령 및 지침을 살펴보면, 국민공통기본교육과정을 반드시 준수하도록 돼 있다. 대안학교는 일차적으로 국민공통기본교육과정의 운영을 통해 학교의 설립이념과 교육철학을 어떻게 구체화할 것인지를 고민하고 전략을 수립하게 된다.
이 경우 통상 전체 이수단위의 약 50% 정도를 자율적으로 편성·운영할 수 있는데, 각 학교에서 현실적인 이유로 제도적으로 보장된 자율권을 스스로 제한적으로 활용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 지침에서는 학교교육과정의 운영에 있어서도 포괄적인 자율권을 허용하고 있다. 교과용 도서 이외의 학습 자료는 교육청이나 학교에서 개발한 것을 사용할 수 있으며, 개별적인 학습과 더불어 소집단 공동 학습 활동을 중시해 공동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경험을 쌓게 한다. 또한 필요한 경우에는 각 교과목의 학년별 지도 순서·비중·방법 등을 조정할 수 있도록 해 탄력적 운영을 허용하고 있다.

인성교육과 감성교육 강화
체험학습과 현장학습 중시
방과후 및 동아리 활동 장려
학습자 중심의 교육 지향
자기 주도적 학습의 강조
진로 탐색에 대한 교육 실시
통합교과적 학습의 시도
프로젝트 학습의 기획·실행
자기평가와 발표회 등 평가

탄력적인 학교운영의 구체적인 모습으로는 특성화교과를 정규시간 이외의 시간을 통해 구현하거나, 재량화동 시간에 보다 많은 특성화교과를 포함시키는 경우, 국민공통기본교육과정의 시수를 축소하고 창의적 재량활동을 늘리는 방식 등을 볼 수 있다.

또한 기본교육과정의 교과 명칭을 그대로 사용하되, 실제 내용은 다른 교과로 전환하거나, 해당 교과의 주 텍스트 이외에 다양한 관련 내용을 도입하는 방법, 특별한 내용을 중심으로 내용을 재구성하는 방법 등이 사용되고 있다.

이와 같이 대안교육 특성화학교에서는 기존 교육과정에 대한 대안 찾기가 실험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 대안학교의 실천 노력.. 정책적 배려 필요

현재의 대안학교가 기존 교육의 문제점을 완전히 해결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대안학교도 기존 교육이 가지고 있지 않은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고 교육의 질에 대해서도 엄정한 평가를 받아 본 적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안학교에 대한 사회의 관심이 날로 커져가는 것은 대안학교가 교육의 본질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고 현실에서 그것을 구현하기 위해 노력하기 때문이다.

아이들의 흥미와 관심 반영
자발성과 자기주도성 신장
인간적 관계 형성의 중시
문제 발견과 해결을 스스로

대안학교에서의 실험적 교육방식이 일반화하기 어렵다고 판단하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대안학교에서 추구하는 교육철학과 가치는 오랜 역사를 통해 진정한 교육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늘 꿈꾸고 실천해 오던 것이다. 그렇기에 현재 대안학교에서 일정 부분 현실화되고 있는 것들은 기존 교육에서도 불가능하지 않다고 판단된다.

또한 대안학교의 교육실천이 특별히 다른 것만은 아니다. 기존 학교에서도 유사한 프로그램들이 운영되고 있고, 경우에 다라서는 대안학교보다 나은 성과를 보이기도 한다. 이런 경우 대안학교에서 운영 중인 실험적인 교육과정이 기존 학교에 다양한 상상력을 제공한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점에서 대안학교의 실천 노력을 더욱 지원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 조성과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다는 여론이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