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는 신년 특별기획으로 익산 지역을 벗어나 전국 각지에서 활동하고 있는 주요 인사들을 만나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들어보는 지면 ‘소통이 소통하다’ 코너를 마련했다. 지역 울타리를 벗어나 숲을 바라보며 얘기를 나눌 수 있는 인물들로 시선을 돌려보자는 취지다.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는 기회로 삼고 소통하는 신문, 소통하는 익산시의 모습을 그려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소통이 소통하다’의 첫 번째 손님은 이웃 도시 전주의 얼굴이라고 할 수 있는 송하진 전주시장이다.

송 시장은 익산시와 인연이 깊은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김제 태생의 송 시장은 익산시에 위치한 남성중학교에 진학해 졸업했으며 당시 익산시에서 자취를 하며 지냈다. 이후 법학과 행정학 등 학업을 마친 후 원광대학교에서 강의를 맡아 익산을 자주 찾아 끈끈한 인연을 이어가게 되면서 자연스레 익산시에 대해 익숙하고 친근한 감정을 지니게 됐다.  

송 시장은 서예의 대가로 알려진 강암(剛岩) 송성용 선생의 4남으로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평소 집무실에서도 틈틈이 서예를 하고 있으며 그 솜씨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옅은 묵향이 그윽하게 배어 있는 집무실에서 만난 송 시장은 훤칠한 키에 특유의 시원한 미소를 지으며 취재진을 반겨 줬다.

◇ 약력

김제 종정초등학교 21회 졸업
익산 남성중학교 18회 졸업
전주고등학교 48회 졸업
고려대학교 법학과 학사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행정학 석사
고려대학교 대학원 행정학 박사
행정고등고시 합격 (24회)
전북도 기획관리실 실장
행정자치부 지방분권지원단장
現 36~37대(민선4, 5기) 전주시장

◇ 만나 뵈어 반갑습니다. 일단 갑오년 새해를 맞는 소감과 전주시와 익산시를 비롯한 도민들께 덕담 한마디 전해 주시길 바랍니다.

송= 도민 여러분, 새해에도 건강하시고 원하시는 일 모두 성취하시길 바랍니다. 올 한해는 ‘시대 정신에 맞춰 함께 전진하자’는 뜻의 ‘여시구진(與時俱進)’의 정신으로 지역발전을 위해 함께 고민하고 한 걸음 나아가는 한 해가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지역발전을 위해 함께 뛰는 우리는, 세상 누구보다도 큰 힘입니다.

올 한해는 지역경제 구석구석에 온기와 활기가 가득했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가져봅니다. 이를 위해 저 역시 전북 발전을 위해 가장 적극적이고 역동적으로 뛸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제가 용띠인 만큼 올 한 해는 하늘을 훨훨 날며 기세를 떨치는 ‘용마(龍馬)정신’으로 부단히 노력하도록 하겠습니다. 도민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바랍니다.

◇ 민선 4,5기 동안 전주시를 이끌어 오면서 특별히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송= 조용한 양반의 고장이었던 전주가 많이 달라졌지만 정신과 가치는 오히려 살려냈다는 점이 첫 번째 자랑입니다. 전주 한옥마을을 찾는 관광객이 지난해 508만 명을 기록하며 급격히 증가했습니다. 경제 효과도 커서 직접효과의 경우 458억원, 간접효과는 2,680억이 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고용창출도 3,636명에 달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이 밖에도 ‘한국관광의 별’, ‘국제슬로시티’, ‘한류산업대상’, ‘유네스코 음식창의도시’로 지정됐고 세계적인 관광안내서 ‘미슐랭가이드 그린’에 게재되는 등 자랑하고픈 성과가 많습니다.

두 번째로 빼놓을 수 없는 성과는 바로 ‘탄소산업’입니다. 전주시는 한국 최초, 세계 3번째로 탄소섬유 생산 기술을 확보했습니다. 효성은 이미 2020년까지 1조2천억원 투자를 약속했으며 GS칼텍스도 공동연구 투자를 약속했습니다.

이로써 전주는 국내 유일의 탄소섬유 생산 지역이 됐습니다. 이로써 각종 투자가 줄을 잇고 있어 2030년에는 중소기업 200개, 2만 개의 일자리, 세계 3위의 탄소산업 비전이 충분히 달성될 것으로 보입니다. 앞으로 전북 전체 산업구조의 변화와 혁신을 견인할 중심동력으로 성장할 것입니다.

◇ 전주시장으로 지내온 지난 시간을 돌아보며 아쉬움이 남는 것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송= 전주-완주 통합입니다. 일제 때 갈라진 행정구역을 원래대로 복원하고 지역의 자존심과 자긍심, 지역발전 동력을 회복하고 싶었습니다. 또한 새만금 배후도시로서 새로운 광역도시 기반 성장 거점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이었습니다.

호남제일도시에서 전국 16대 도시로 낙후되고, 가장 풍요로운 지역에서 가장 빈곤하고 소외된 도(道)로 처지가 바뀐 우리 전북에 역동적인 변화를 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확신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압도적 찬성 여론과 자원봉사로 나서 주신 시민 여러분의 성원에 부응하지 못해서 굉장히 미안하게 생각하며 완주군민 여러분께는 지역발전이라는 진정성을 잘 전달하지 못했나 싶어 아직도 큰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 개인적인 삶의 철학이 있다면 말씀해 주시고 그러한 철학이 시정에 어떻게 반영되었는지 알고 싶습니다.

송= 제 삶을 지탱해 온 생각은 ‘내 중심을 잃지 않으면서도 조화를 추구한다’는 뜻의 ‘화이부동(和而不同)’입니다. 개인도 그렇지만 지역발전도 마찬가지입니다. 각자의 개성과 고유함을 지키면서도 서로 함께할 때는 조화를 이뤄 큰 힘을 발휘하는 것이 제가 꿈꾸고 생각하는 우리 지역의 발전적인 모습입니다.

그런 맥락에서 보자면 옛 것을 본받아 새 것을 창조한다는 ‘법고창신(法古創新)’의 정신으로 시정 발전에 임했다고 하겠습니다. ‘가장 한국적인 도시 힘 솟는 전주’를 기치로 가장 한국적인 전통문화 자산인 전주한옥마을과 최첨단산업인 탄소산업을 함께 육성하면서 조화를 이뤄나가고 있으니까요.

◇ 앞으로 익산시를 비롯한 전북권 지방자치단체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혜안이 있으시다면 말씀해 주시길 바랍니다.

송= 그동안 전북은 너무 수동적이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이제는 달라져야죠. 관심을 주고 지원할 수밖에 없는 성장 동력과 가능성을 발굴해 당당히 제 몫을 요구할 수 있어야 한다는 얘깁니다.

그러기 위해 전북의 분위기가 좀 더 역동적으로 바뀌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탄소산업과 한옥마을은 역동성을 보여주는 증거죠. 이렇게 해낼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앞으로 이런 역동성을 창조할 수 있는 계기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광주나 대전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큰 도시로 키워내고 사회간접자본도 적극 유치해야 합니다.

◇ 6·4지방선거에서 전라북도지사 출마를 선언하셨습니다. 출마의 변을 간단히 말씀해 주십시오.

송= 창의와 변혁으로 전북의 자존심을 세우겠다는 마음으로 도지사 출마를 결심하게 됐습니다. 앞으로 전북이 나아가야 할 길의 기수가 되고 전북인의 뜻을 모으고 따르는 일꾼이 될 것입니다. 전북은 과감하게 바꾸고 스스로 변해 강해져야 합니다. 발전의 틀을 완전히 바꾸는 변혁이야말로 전북에 희망의 미래를 가져다 줄 것입니다. 

  인터뷰 정완창기자
사진 송승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