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입점 반대 삭발투쟁, 지하차도 개통 서명운동
침체된 마을에 활력 찾기 매진.. 송학동의 민원 ‘해결사’

“욕심 자체는 좋지 못한 것이겠지만 자기 자신과 자리를 위해서가 아니라 마을과 이웃을 위해서 부리는 욕심은 많을수록 좋은 법이다. 그런 마음으로 스스로 심부름꾼을 자처하며 일을 만들어서라도 해나가고 있다.”

지난해 국민권익위 중재를 통해 중앙지하차도 개통의 물꼬를 튼 사건은 익산시의 가장 뜨거운 이슈중 하나로 기억된다. 지하차도 개통 지연은 서부권 주민들을 경제적 파탄 지경에 이르게 할 만큼 심각했으며 익산시로서도 막대한 예산을 확보할 방도가 없었기에 해결하기 어려운 숙제였다.

하지만 3만이 넘는 시민들의 염원을 담은 서명을 제출받은 국민권익위의 중재를 통해 결국 국가와 시가 일정 부분 양보하는 선에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으며 올해 안에 완공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그 중재안을 이끌어낼 수 있도록 서부권 주민들을 이끌어 익산시 인구의 10분의 1이 넘는 31,513명의 서명을 받아낸 주인공이 바로 송학동주민자치위 최삼열 위원장이다.

최 위원장은 “자치위원장을 맡으면서 가장 큰 현안이었던 지하차도 개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모로 애를 썼다”며 “결과적으로 여러 주민들의 도움으로 인해 대표로 국민권익위에 가서 중재안에 서명할 때는 정말 보람이 컸다”고 말했다.

태어난 고향은 정읍인 최 위원장은 중학교 2학년 때 살던 집이 수몰 지구에 포함되면서 익산이 두 번째 고향이 됐다. 선수로 활약할 정도로 태권도에 소질이 있었고 킥복싱에도 일가견이 있었던 그는 군인이 되고자 공수부대에 입대해 금마면에서 복무했고 전역 후에는 사업에 뛰어들었다.

동산동에서 유통회사와 푸드시스템 사업을 운영하던 그는 익산시민운동본부 기획위원장을 맡아 활동하며 마을과 시민운동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됐다. 대형마트의 입점 반대운동이 벌어질 당시에는 최 일선에 나가 싸웠다.

최 위원장은 “결국 막아내지는 못했지만 삭발투쟁까지 해가며 시민들의 의지를 보여줬기에 조금이라도 늦출 수 있었다고 생각이 된다”며 “지금은 그 당시 생각과는 달리 어차피 시장을 개방해야 한다면 상생할 수 있는 개발을 통해 사람들이 익산에 찾아오도록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후 송학동에서 ‘청마루’라는 음식점을 개업하며 자리를 잡은 최 위원장은 낙후된 지역인 송학동을 변화시키는데 열성을 다했다. 주민자치위 활동과 송학초등학교 운영위원회에서 활동하며 ‘사람 사는 것 같은 마을 만들기’에 노력을 경주했다.

그 결과 그는 송학동에서 벌어지는 일이라면 모르는 일이 없을 정도가 됐다. 송학초등학교의 교문을 옮겼으며 학교 주변에 작은 공원 조성을 건의하기도 했다.

2012년에는 주민자치위원장을 맡아 이제껏 없었던 행사들을 추진해 마을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대표적으로 송학동 최초의 ‘동민 화합의날 행사’를 열었으며 김장봉사, 익산 쌀 팔아주기 운동, 자장면 봉사, 문화콘서트 등이 열렸다. 주민자치센터 프로그램의 발표회를 비롯해 시민노래자랑 등의 행사를 통해 얻은 수익으로는 자율방범대에 차량을 기증해 주민들의 안전한 생활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했다.

최 위원장은 “통장단이나 부녀회 등 마을을 위해 노력하시는 분들이 많이 있는데 그런 분들의 단합된 힘이 마을에 활력을 만들어 낸다”며 “마을과 나아가 익산시를 위해 자꾸 일을 만들고 온 힘을 다해 봉사하고 싶은 마음으로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송학동의 시대가 곧 올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그는 중앙지하차도 개통 및 복합환승센터를 기점으로 송학동이 전북지역의 최고 마을로 발전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 준비를 위해 주민들의 마음을 모으고 함께 살아가기 좋은 마을을 만들어가는 것이 그가 그리는 큰 그림이다.

최 위원장은 “지역 주민들의 목소리를 담아 멋진 마을을 만드는 데 미력하나마 힘을 보태고 싶다. 그러기 위해 바삐 움직이며 욕심껏 일을 만들려고 한다. 그 일을 통해 사람들이 찾아오는 살기 좋은 마을은 누가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니라 그 안의 주민들이 함께 만들어 가는 것이라는 생각을 전달하고 싶다”고 전했다.  

정완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