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 시립도서관 설립부터 20년 동안 시 독서문화 정착시킨 장본인.. 2012년 관장 취임
문헌정보학 박사과정 수료한 1급 전문사서.. 작은도서관 확충으로 독서 인프라 구축 성과

익산시는 지난 2011년 ‘책 읽는 문화도시 익산’이라는 비전을 선포하고 3년 동안 익산 시민들의 독서문화 활성화 및 정착을 위해 힘써왔다. 기본적인 독서 인프라 구축을 위해 신축도서관 건립은 물론 작은도서관 활성화 정책을 펼쳐 생활권 어느 곳에서나 책과 가까이 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했다. 또한 범시민 독서캠페인, 독서동아리 지원, 한권의 책 선정 및 홍보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시민들이 생활 속에서 책과 만날 수 있는 여러 기회를 마련하기도 했다. 

그 결과 3년 전에 비해 도서관 이용자가 2배 이상 급증했으며 1인당 독서량 조사에서도 전국 평균치보다 웃도는 괄목할만한 성과를 냈다. 삭막한 도시로 일컬어지던 익산시가 어느덧 책 읽는 문화도시로 성큼 발돋움하고 있는 것으로 변모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익산시의 독서문화 정착을 위한 정책의 선두에 김병재 시립도서관장이 있다. 그는 1급 전문 사서로서 시립도서관의 설립 초기부터 현재까지 도서관 업무에 몸담아오며 익산시 독서문화의 성장을 지켜본 장본인이다. 이에 본지는 김 관장을 만나 올 한해 익산시의 책읽는 문화 창달 방안 등 심도 깊은 이야기를 들어봤다.

◇ 시립도서관의 성장 과정을 돌이켜 본다면.

김= 1994년에 최초로 시립도서관이 마동에 건립됐다. 시기상으로도 늦은 감이 있었지만 익산시로서는 책읽는 도시로 가는 첫 발걸음이나 다름없었다.

당시 도서관 위치가 도심과 떨어져 있어서 우려가 되는 점이 있었지만 뚜껑을 열어본 결과 시민들이 줄을 서서 이용할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그것은 시민들의 독서 욕구가 그만큼 크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익산시는 더 나은 독서문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다. 영등도서관과 모현도서관을 비롯해 부송도서관이 신축돼 시민들이 가까이에서 편하게 책을 접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

그 뿐만이 아니라 작은도서관 활성화 정책에 힘입어 20여개의 작은 도서관이 각 지역에 고루 위치하게 되면서 명실상부한 책 읽는 도시로 성장했다. 이 모든 일은 시민들이 책을 읽고자 하는 욕구에서 비롯됐다고 생각한다.

“책과 가까이에서 생활하는 익산을 꿈꾼다.”

◇ 현재 시립도서관의 수준은 어느 정도이며 익산시민들이 책을 얼마나 읽고 있는지.

김= 익산시립도서관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장서는 60만권 가량이며 지역 거점 도서관 4곳에 작은도서관이 21개소가 운영되고 있다. 최근에도 망성면 성북초등학교에 작은도서관이 개관돼 기쁜 마음이다.

마동도서관이 건립된 이후 20년 만에 급성장한 도서관은 외형적 성장뿐만 아니라 도서관 이용자 수에서도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도서관 이용자 집계 결과 연인원이 2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시민 1명당 연 6~7회 도서관을 이용하고 있는 셈이다. 또한 독서량 조사결과 익산시민들은 월 1권 가량 책을 읽고 있는 수준으로 나타나 전국 평균치보다 높게 조사됐다.

이런 결과로 매년 시행하는 도서관 평가에서 전북권 1위의 자리에 올랐으며 전국에서도 최상위권에 해당하는 수준을 보유하고 있다. 이런 결과에 만족하지 않고 앞으로도 도서관 인프라 구축에 꾸준히 노력을 기울여 ‘책 읽는 문화도시’라는 목표에 부끄럽지 않도록 전국 최고의 도서관 인프라를 조성할 계획이다.

“전 시민의 독서마라톤 완주를 기대한다.”

◇ 현재 도서관에서는 독서 관련 프로그램 이외에도 다양한 문화콘텐츠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데 어떤 효과가 있나.

김= 독서프로그램으로는 유아를 위한 책 읽어주기 프로그램과 북스타트 프로그램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유아기부터 책과 친해지는 것은 독서 생활화에 가장 쉽고 바람직한 접근이라고 생각한다.

초등학생부터는 창의력독서 등 각종 독서교육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고 청소년을 위한 프로그램으로는 청소년독서회와 독서캠프가 있다. 성인들을 위해서는 독서동호회를 적극 육성하고 있다.

이 외에도 시립도서관에서는 명사추천도서를 선정해 홍보하고 있으며 1주 1책 즐거운 책읽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한권의 책’ 프로그램은 전국에서 2번째로 시행하고 있는 사업인데 올해로 11년째를 맞고 있다. 시민들이 추천한 도서와 심사위원의 심의를 거쳐 곧 2014년 한권의 책이 선정될 예정이다.

또한 추천하고 싶은 프로그램 중 하나가 ‘독서마라톤’이다. 이는 독서와 마라톤을 접목시킨 것으로 1m를 책 1페이지로 환산해 종목별로 독서량을 완주하는 독서운동이다. 익산의 유명 둘레길을 책으로 환산해 완주하면 메달과 인증서를 주기 때문에 목표에 대한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작은 책방을 자신의 서재처럼 소중히 다뤘으면 좋겠다.”

◇ 올해 익산시립도서관이 새롭게 계획하고 있는 것은.

김= 올해는 도서관 통합공유시스템이 도입된다. 4개 지역거점 도서관과 작은도서관이 하나의 도서관이 되는 시스템으로써 일단 4개 작은도서관에서 시범적으로 시행한 후 전역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다. 통합시스템이 정착되면 시민들은 더 가까운 곳에서 도서관을 만날 수 있다.

또 무인 책 대여 부스를 설치할 계획이다. 공중전화부스를 이용해 공원 등지에서도 상시적으로 책을 만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일단 중앙체육공원과 배산체육공원에서 시범 운영에 들어간다. 분실 위험과 관리의 어려움이 따르겠지만 시민들의 성숙한 이용을 바라고 있다.

“선장이 꿈이었지만 책과 함께하는 삶도 행복하다.”

◇ 문헌정보학을 전공하고 계속해서 책과 함께하고 있는데, 어떤 책이 가장 기억에 남는지.

김= 책을 굉장히 좋아하지만 요즘엔 바쁜 관계로 쉽지가 않다. 지난 세월 중 대입 학력고사를 보고난 후 가장 많은 책을 읽었던 것 같다. 하루에 몇 권 씩 온종일 책에만 빠져들었다. 이후 학업을 마치고 1988년 공직에 들어와 여태 책과 함께 살아왔다.

수십만권의 책과 함께 살았지만 책 한권을 꼽으라고 하면 35년 전에 읽었던 책이 떠올른다. 조세희의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이다. 지금도 처음 읽었을 때의 감동이 선연하게 남아 있는 것 같다. 

정완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