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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현초교의 배움터지킴이 김남균 씨

▲ “아이들로부터 행복을 배워”

통학 길 교통안전 책임.. 세심한 배려로 학생들 보호
호텔경영학 전공.. 아이들 좋아서 봉사활동 차원 근무

“아이들을 보면 마냥 즐겁고 행복한 기분이 듭니다. 그런 아이들 곁에서 생활하고 싶고 아이들을 보호해주고 싶은 마음에서 배움터지킴이를 하게 됐습니다. 매일 수백 명이 넘는 아이들과 반갑게 인사하는 것만으로도 활력이 넘치는 나날이 됩니다.”

평일 초등학교의 아침은 학생들의 등교로 활력 넘치는 풍광을 자아내곤 한다. 특히 신시가지를 형성하고 있는 익산 서부권에 위치해 있고 1천 명이 넘는 수의 학생들이 다니고 있는 모현초등학교라면 더할 나위 없이 활기찬 시간일 것이 틀림없다.

모현초교에서 배움터지킴이로 근무하고 있는 김남균(56) 씨는 이 시간이 근무 시간 중 가장 즐겁고 가장 신경 쓰이는 때다. 교문에서 등교하는 아이들을 가장 먼저 맞아주며 반갑게 인사를 나누는 것은 그가 가장 좋아하는 일 가운데 하나다. 하지만 언제 사고가 발생할지 모르는 혼잡한 시기이기 때문에 교통정리에 여념이 없는 시간이기도 한 것이다.

모현초교는 울타리가 없지만 정문이 바로 도로로 이어져 있어 교통사고의 위험이 항상 상존한 곳으로 여겨지고 있다. 어머니회에서 횡단보도 지도를 하고 있지만 언제 어디로 튈지 모르는 아이들을 안전하게 등교시키는 것은 보통 신경 쓰이는 일이 아니다.

김남균 씨는 “삼삼오오 걸어서 등교하는 학생들도 더러 있지만 부모의 차량으로 등교하는 학생들도 부쩍 늘었기 때문에 안전사고의 우려가 있어 매일 교통지도에 철저하게 임하고 있다”며 “아이들을 안전하게 등교시키고 나면 마음이 뿌듯하다”고 말했다.

김 씨가 배움터지킴이로 모현초등학교에서 근무하게 된 건 1년 전부터다. 그동안 단 한 건도 등굣길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았으며 그가 교통정리를 하는 모습은 모현초교 등굣길의 자연스러운 풍경처럼 녹아들었다. 항상 밝은 미소로 학생들을 비롯해 학부모들과 인사하고 차량 유도 시에도 미소로 대해 모현초교의 기분 좋은 아침을 열어주고 있다.

김 씨는 “차량등교 시 일부 학부모들이 뒤 차량의 진행을 방해하는 경우가 간혹 발생하는데 그럴 경우 차량이 밀리게 되고 그럴수록 안전사고의 위험도가 높아진다”며 “조금만 주변을 생각해 주변에서 미리 내리도록 하는 등 질서를 지켜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 씨는 본디 서울 사람이다. 호텔경영학을 전공하고 일류 호텔에서 오랫동안 근무한 경력은 몸에 밴 서비스정신으로 나타난다. 빈틈없는 예절과 반듯한 몸가짐은 그의 트레이드마크. 이후 그는 특수학교를 비롯한 교육기관에서 근무하며 아이들 곁에서 생활하게 됐고 이후에는 계속해서 아이들 곁에서 생활하는 것을 즐거움으로 삼아 살고 있다.

그는 “아이들을 바라보며 생활하는 것이 좋다. 아이들을 보면 자연스럽게 성찰하게 되고 배우는 것도 상당히 많다. 그럴수록 눈높이를 맞춰 친하게 지내고 싶고 마음으로 통하는 친구 같은 사이가 되고 싶었다”고 말했다.

모현초교 학생들도 1년이 채 되지 않아 그와 친해졌다. 학생들은 그를 ‘아저씨’라고 부르는 대신 ‘형님’이라고 부르기도 할 정도다. 때로는 아침 인사를 ‘하이’나 ‘하이루’라고 나눌 정도로 격의 없이 지내며 그가 이름을 외어 부르는 학생들도 100여명이 넘는다. 그것이 아이들을 좋아하는 그의 방식이자 아이들과 소통하고자 하는 그의 마음이다.

김 씨는 “격의 없이 소통하다가도 때로는 엄하게 지도할 것은 지도하고 있다”며 “학교 구석구석을 살펴 아이들에게 위험할 만한 것을 찾아내는 것도 아이들과 같은 눈높이가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의 학생 사랑은 학교 주변 곳곳에서 나타난다. 아이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아이들이 어느 곳에서 넘어지거나 다치는 지 꼼꼼히 살펴 보완해 나간다. 학교 안에서뿐만 아니라 교문 밖에서도 아이들이 다니는 길을 두루 살핀다. 그래서 도로가 파였거나 튀어나온 위험한 부분을 찾아 시정하도록 요청하곤 한다.

그는 학교지킴이 일과가 끝나는 오후 2시 30분 이후에는 근처 학원으로 가서 통학 차량 운전을 하고 있다. 하루 종일 아이들의 안전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일을 하는 것이다. 별것 아닌 것으로 생각할 수도 있는 학교지킴이와 학원차량 운전을 자랑스럽고 보람으로 생각하며 임하는 그의 모습이 주변의 귀감이 되고 있다.

김남균 씨는 “딸들이 어렸을 때 못해줘서 그런지 아이들에게 잘해주고 싶은 마음이 크다”며 “요즘 아이들은 물건 소중한 것을 모르는 점이 안타까워 학부모들에게 말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정완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