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어디서나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어.. 효과도 만점
탁구에 대한 열정 하나로 뭉친 그들.. 언제나 웃을 수 있어

◇ 하루 30분만으로도 효과만점

“틱! 톡! 으핫!”

자그마한 공을 쫓는 선수들의 움직임이 쉴 새 없다. 그 눈초리 또한 예사롭지 않다. 경기 내내 웃음을 잃지 않는 선수들이지만, 승부는 말 그대로 승부다.

탁구로 생활에 활력을 얻고, 건강한 익산을 만들어 나가고 있는 그린포스 탁구동호회의 현장을 찾았다. 각 테이블마다 경기에 임하고 있는 선수들의 긴장감은 긴장감대로 전해지는 반면, 한 쪽 벤치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선수들 사이에서는 이야기꽃이 한창,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전해진다.

274cm의 녹색 테이블 위에서 느껴지는 힘을 뜻하는 ‘그린포스’ 탁구동호회는 지난 2007년 창단해 현재 김종혁 회장을 포함한 26명의 회원들이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경찰서, 소방서, 코레일, 학원 등 직업도 천차만별이고 나이도 각기 다르지만, 탁구에 대한 열정 하나만큼은 하나같이 대단하다.

그린포스는 매주 토요일은 물론 평일 오전에도 모여 탁구를 친다. 교대근무를 하거나 개인 사업 등 비교적 출퇴근이 자유로운 회원들끼리 나와 함께 하는 자리를 갖는 것. 그렇게 매일 탁구에 빠져 살며, 탁구에서 생활의 활력을 얻고 있다.

매달 자체적으로 월례대회를 통해 친목을 도모하고 실력향상에 힘쓰고 있으며, 연중행사로 5월 체육대회와 8월 단합대회를 통해 회원들뿐만 아니라 가족들까지 함께하는 자리를 마련한다. 자체 대회와는 별도로 대외적으로는 1년에 4차례 정도 각종 대회에 참가하고 있다.

구기 종목 중 가장 작은 크기의 공을 사용하는 탁구는 가만히 서서 하는 경기가 아니라 긴장감 속에서 계속해서 공을 주고받는 경기이기 때문에 운동효과가 굉장히 크다.

지름 4cm의 탁구공은 회전률이 가장 높고 가벼울 뿐만 아니라 배드민턴, 골프 다음으로 빠른 시속을 자랑하기 때문에 순발력과 민첩성, 유연성 향상에 도움이 된다. 또한 팔, 다리, 몸통, 허리 등 전신 근육을 모두 사용하는 운동이기 때문에 단시간 내에 탁월한 운동효과를 느낄 수 있다. 더불어 두뇌회전에도 좋은 영향력을 끼치기 때문에 치매예방에도 좋다.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고 위험한 운동이 아닐 뿐더러 다양한 운동효과가 있는 탁구, 하루에 30분 정도만 투자해도 건강을 지키는데 더할 나위가 없다.

◇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탁구대만 있다면

그린포스 선수들 중에서도 유독 돋보이는 선수가 있다. 바로 전국 오픈 2부의 실력을 자랑하는 신현길 감독. 그는 20여년 전부터 탁구를 접해온 이른바 ‘유남규 세대’다.

일반인들이 활동하는 탁구동호회에서 자유자재로 랠리를 주고받으며 경기를 진행할 수 있는 정도 수준급의 실력을 지역 5부 정도라고 했을 때, 전국 오픈 2부의 신현길 감독은 그린포스를 포함해 익산지역 동호회 전체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실력자다. 동호회 활동을 하면서 초보자나 신규 회원을 위한 지도를 하며 감독직을 수행하고 있다.

그는 “TV로 유남규 선수를 보며 자랐고, 자연스레 탁구를 접하게 됐다. 탁구는 돈이 많이 들지 않고,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상관없이 언제나 할 수 있기 때문에 좋다”며, “70~80대까지 나이가 들어서도 라지볼이라고 해서 일반 탁구공보다 조금 큰 공으로 경기가 가능하다. 언제든지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생활스포츠”라며 엄지를 치켜 올렸다.

총무를 맡아 그린포스의 살림을 도맡아 하고 있는 서형근 씨는 “탁구는 일단 다칠 위험이 적고, 실내 스포츠라 날씨에 관계없이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익산의 경우 탁구동호회가 활성화될 수 있는 아주 좋은 여건을 가지고 있다. 국민생활관을 비롯해 주민센터마다 거의 탁구시설이 마련돼 있고 민간 탁구장도 많이 있는 편이다. 익산소방서에서 근무하다 지금은 군산소방서에서 일하고 있는데, 군산의 경우에는 익산에 비해 탁구 인프라가 많이 부족한 상태다”라고 설명했다.

여성 3부인 이경자 씨는 동안인 외모와는 다르게 이미 손주를 본 할머니다. 그는 “탁구를 선택한 것은 정말 잘한 일”이라며 탁구예찬론을 펼쳤다. “탁구를 접한 지는 10년이 넘었다. 처음에는 살던 아파트 지하에 탁구대가 있어서 종종 가서 치곤했다. 그러다 건강을 위해 과격하지 않고 체력 부담이 없는 탁구를 본격적으로 하기 위해 탁구동호회를 찾았다”며 “손주를 돌보느라 한동안 탁구동호회 활동을 하지 못하다가, 다시 탁구를 치기 시작하니 10년은 젊어지는 느낌이다. 손주 외에는 웃을 일도 별로 없었는데, 탁구를 치면 이겨도 웃고 져도 웃게 된다. 이게 바로 동안의 비결”이라며 웃었다.

전국 오픈 4부의 실력자인 전희탁 씨는 “어린 시절 누나가 탁구장을 운영해서인지, 처음부터 탁구가 낯설지 않았다. 10년 넘게 함께 해온 탁구가 삶의 활력소”라고 말했다.

많은 실력자들을 보유한 그린포스를 훈훈하고 화기애애한 동호회로 이끌어 가고 있는 김종혁 회장은 그린포스의 창단 멤버다. 그는 “탁구를 통해 건강을 지키고, 건강을 통해 주위와 함께 하는 삶을 만들어 가고 있다. 작은 동호회지만 생활의 활력을 얻는 모임으로써 회원들간 화합과 친목을 도모하고, 이를 통해 조금씩이라도 건강한 익산을 만들어 가는데 보탬이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탁구는 어느 지역이든지 동호회가 많이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생각보다 쉽게 주변에서 접할 수 있다. 탁구동호회가 활성화되고 있는 이유는 바로 탁구라는 운동이 좁은 실내에서도 간편히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정한 규격의 탁구대와 라켓, 그리고 조그마한 탁구공만 있다면 어디서든 가능한 스포츠라는 점과 많은 인원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점이 바로 탁구만의 매력이 아닐까.

◇ 양영자를 아시나요

서형근 총무의 말처럼 익산지역은 탁구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다. 그래서인지 타 지역에 비해서 탁구를 즐기는 동호회원들도 많은 편이다.

이와 같이 유독 익산에서 탁구가 활성화된 이유는 바로 88올림픽 당시 환상의 복식조였던 양영자 선수와 현정화 선수라고 할 수 있다. 88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양영자 선수의 고향이 바로 익산인 것.

익산에서는 전국 오픈 대회인 양영자배 전국탁구대회가 열리고 있다. 올해에는 오는 4월 12일부터 13일까지 2일간 익산실내체육관에서 열릴 예정이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