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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로 ‘꿈’을 만드는 박금숙 종이문화원 대표

▲ “종이의 세계에 빠져보세요”

태교로 시작한 종이접기 20년.. 닥종이인형으로 세계 진출
1999년 익산에 종이문화원 개설.. 강의와 작품 활동 활발

“종이접기는 단순한 놀이가 아니라 엄청난 효과를 거둘 수 있는 교육이기도 하며 예술과 과학에서 산업까지 아우르는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분야다. 그 때문에 심리치료나 인성교육에도 으뜸이어서 실제로 적지 않은 효과를 직접 목도하고 있다.”

익산시 남중동의 서초등학교와 인접해 있는 건물 1층에 자리 잡고 있는 종이문화원. 입구에서부터 어린아이만한 종이인형인 반갑게 맞아주고 안에 들어서면 각양각생의 종이접기 작품들과 인형들이 사방 가득 들어서있다. 흡사 동화책 속의 장난감나라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것 같은 느낌을 주는 종이의 세계를 만들고 있는 사람은 바로 박금숙 대표다.

박 대표는 닥종이 인형으로 이미 대한민국을 벗어나 세계에 이름을 알리고 있는 닥종이인형 명장이다. 그는 전주 한옥마을에서 닥종이인형연구소를 개설하고 운영하고 있으며 여러 대학과 평생교육원 측의 강의 요청과 인형전시회 준비 등으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럼에도 박 대표는 매주 빠짐없이 익산에 있는 종이문화원을 찾아 종이접기와 인형만들기 강의를 하고 있다. 익산의 종이문화원은 1999년 그가 처음 둥지를 틀었던 곳이며 아직도 그의 강의를 듣고 싶어 하는 사람이 수두룩하기 때문이다.

박 대표는 “한국종이접기협회가 있는데 익산에서 배울 곳이 없어 직접 익산지부를 만들었으며 그 곳이 종이문화원이다”며 “특별히 애정이 있는 곳이며 아이들을 만나고 수강생들을 만나는 곳이기 때문에 바빠도 빠뜨리지 않고 문을 열고 있다”고 말했다.

박 대표의 종이 사랑은 우연한 계기로 시작됐다. 유야교육과를 전공해 아이에 대한 애착이 강했던 그는 종이접기로 태교를 시작한 것이다. 그렇게 시작한 종이접기를 하다 보니 태교를 떠나 그 자체의 매력에 빠져들게 됐고 점점 열심히 하게 됐다.

그러다가 박 대표 특유의 손재주와 예술적 감수성이 맞물려 실력이 성장했고 지역 내에서는 더 이상 배울 수 있는 곳이 없을 정도가 됐다. 여기서 박 대표는 종이의 길을 그만두지 않았다. 틈틈이 서울까지 찾아가 배웠고 갈고 닦은 실력으로 남들에게 종이의 매력을 가르칠 수 있는 종이문화원을 열게 된 것이다.

박 대표는 “종이의 세계는 무궁무진하다. 인형, 클레이, 북아트, 종이접기, 종이조각, 장식 등등 분야만 17개에 이른다. 종이접기를 배우는 와중에 인형에도 관심을 갖게 돼 닥종이 인형 분야를 배우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인형을 하고 싶었지만 배울 곳이 마땅치 않았다. 그래서 수소문 끝에 대구시에 있는 스승을 찾았고 매주 1회씩 대구 출장 수강생활을 마다하지 않았다. 당시 새벽 5시에 출발하면 10시에 도착했고 다시 오후 5시에 강의가 끝나면 밤 10시에나 되어서야 집에 돌아올 수 있는 강행군이었다.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들이 걱정도 됐지만 닥종이 인형을 해야겠다는 집념이 더욱 컸다.
박 대표는 “당시 잠들기 전에 딸아이의 머리를 미리 묶어줬다. 다음날 유치원에 갈 때까지 풀리지 말라고 너무 꽉 묶어서 두피가 빨갛게 일어날 정도였다. 그렇게 아이들 곁을 잠시나마 비워 미안함이 있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는 꾸준히 종이접기와 닥종이 인형을 연구했다. 아이들에게 가르치는 것도 단순히 종이접기로서 끝나는 교육이 아니라 살아있는 교육을 지향했다. 2004년에는 수강생 7명을 데리고 호주로 연수를 떠나 한 달 동안 영어연수와 함께 종이문화 보급을 실행하기도 했다. 박 대표가 강의를 맡고 아이들이 보조교사로 참여해 호주 사람들에게 종이접기를 가르친 것이다.

이후로도 차별화된 강의로 아이들을 비롯해 성인들에게 종이접기와 인형만들기 강의를 해오던 그는 2011년 전주한옥마을에 자신의 이름을 건 박금숙닥종이인형연구소를 설립했다.

현재 전주한옥마을 공예명품길에서 관광객들의 발길을 사로잡고 있는 그의 연구소를 만날 수 있으며 전국 곳곳의 전시회에서 박 대표의 닥종이 인형을 만날 수 있다. 그의 닥종이 인형의 명성이 높아지자 미국에서만 2회의 전시를 했으며 프랑스 초청 전시, 한국국제아트페어(KIAF)에도 미국 갤러리 소속으로 참가하기도 했다. 올해에는 10월 경 호주 초청 전시 계획이 잡혀져 있다.

박금숙 대표는 “종이접기와 인형은 만드는데 오랜 기다림과 정성이 필요하다. 그래서 모든 강의가 끝나고 난 밤 시간대에 연구소에서 주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모쪼록 세계 유일의 소재인 닥종이가 무궁무진하게 넓은 세계로 나아가 전 세계 아이들이 갖고 싶은 인형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고 말했다.

정완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