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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교원향토문화연구회 이택회 회장

▲ “익산을 꾸미는 문화의 향기”

국어교사이자 문인, 향토사연구와 불교학 섭렵
익산문화 지킴이 역할.. 시조문학관 건립이 꿈

“혼자 살기 때문에 그런지 죄다 나보고 하라고 맡겨서 이것저것 하다 보니 직함만 해도 너무 많아졌다. 어느 정도 정리가 되고 은퇴한 후에는 그냥 조용히 사색하면서 살다가 세상에 살았던 흔적 없이 떠나고픈 마음이다.”

익산교원향토문화연구회의 회장으로서 남다른 향토사적 연구를 통해 익산지역의 숨어 있는 문화를 발굴해 내고 있는 이택회 회장의 본래 직업은 남성여자고등학교에서 국어를 가르치고 있는 국어교사다.

하지만 그는 전공인 국어와 더불어 웬만한 사학자보다 익산지역의 향토사적 지식에 풍부한 연구와 축적된 지식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 때문에 고교 교사로는 유일하게 지역에서 만드는 초등학교 3학년 교과서 중 사회 교과서의 심의를 맡고 있으며 익산시 문화해설사배치지도위원회의 위원장을 맡고 있을 정도다.

이 회장은 “순수한 관심으로 시작한 향토사 연구가 어느덧 20년이 넘었다. 그래서 잘 모르는 사람들은 내가 국어 교사 인지도 모르고 역사나 사회 교사인줄 알기도 한다”고 말했다.

정읍시 출신인 그는 남성중학교에 입학하면서부터 익산시와 인연을 맺었다. 당시 익산에서 하숙 생활을 시작한 그는 남성고등학교를 거쳐 대학에 진학했고 교원이 돼 자연스럽게 모교에서 교편을 잡게 됐다.

그가 국어교사가 된 것은 학창시절부터 품었던 꿈 때문이었다. 당시 국어시간에 문법을 배우다 아직 정리가 되지 않은 부분이 많다는 얘기를 들은 그는 어린 마음에 자신이 연구해 해결하겠다는 꿈을 갖게 됐다. 그 꿈을 키워나간 그는 대학에서 국문법을 전공했고 국어교사가 돼 학생들에게 다시 문법을 가르치게 된 것이다.

이 회장은 “한글학자로서의 연구를 놓지 않기 위해 한국언어문학회와 한글학회, 국어국문학회의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며 “국어를 잘 가르치기 위해서는 다양하게 많이 알아야 한다고 생각해 문법을 비롯해 국문학과 역사문화 등 사회전반의 지식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그렇게 호기심과 순수한 학문적 관심이 컸던 그는 익산문인협회에 몸담아 활동을 시작하면서 수필을 쓰기 시작했다. 그리고 향토사에 대한 관심으로 당시 활동하다 없어진 마한향토사연구회에 몸담고 익산의 향토사에 대해 연구하기 시작했다. 문학과 역사는 궁합이 잘 맞는 관심사였기에 함께 하는 것이 더욱 좋았다. 그뿐만이 아니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항상 마음에 두고 있던 불교학에 대해서도 관심의 손을 뻗었다.

이 회장은 “초등학교 5학년 때인가 우연히 교과서에서 본 글귀가 뇌리에 남아 기본 철학처럼 자리 잡았다. 그것이 불교학과 맞닿은 지점이 있어 자연스럽게 불교학에 심취하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1990년부터 전북화엄불교대학에서 불교학을 전공하고 익산에 이리불교대학을 설립해 14년 동안 교무처장을 맡아 키워냈다. 조계종 포교사 자격을 취득했으며 원광대학교 일반대학원 불교학과에서 불교학을 전공하기도 했다. 현재도 매주 목요일마다 불교대학에서 강의를 맡고 있을 정도로 한번 하고자 하는 일에는 전념을 다해 노력을 했다.

익산교원향토문화연구회도 마찬가지다. 처음 몸담았던 단체가 내부 갈등으로 와해되자 곧바로 교원향토문화연구회에 들어갔다. 당시 3대 회장을 맡은 그는 단체를 이끌어 연구보고서 성격인 ‘익산향토문화’를 창간했으며, 이후로 매년 발행해 작년까지 총 12권의 향토문화자료를 축적했다. 이는 3대에서 시작해 4대와 6대, 7대를 거쳐 현재 8대를 맡고 있는 이 회장의 전폭적인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매월 답사 여행을 갈 때도 그는 항상 혼자 사전답사를 다녀온 뒤 모든 상황을 염두에 두고 회원들이 알차게 답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열정이 있지 않으면 도저히 할 수 없는 일이다.

이 회장은 “연간 답사 계획을 세우는 것에서부터 연구자료 정리와 보고서 편집에까지 모두 손수 하고 있다”며 “풍부한 향토사 연구로 지역의 숨어 있는 문화적 가치를 발굴하고 이를 시민들이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해 문화가 살아나는 도시를 만들고 있다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연구의 소산으로 그는 2012년 두 권의 책을 발간했다. 바로 향토사 연구와 불교학 연구의 정수를 담은 ‘익산문화연구’와 그동안 써온 수필을 엮은 ‘코끼리 발자국’이다. 최근 들어 그는 시조에도 관심을 갖고 시조문인으로 활동하기 시작했으며 앞으로 익산시를 ‘시조도시’로 만들겠다는 목표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택회 회장은 “익산에는 가람 개인보다는 우리나라 전체 시조를 아우를 수 있는 시조문학관이 건립돼야 한다. 그를 위해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을 것이며 익산의 문화가 풍부하고 향기롭게 뻗어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완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