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국가대표들.. 막강 팀워크로 전국제패
학교 측 전폭적 지원.. 올해는 4관왕이 목표

◇ 챔피언, 그들만의 여유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배구 명문, 남성중학교 배구부.
지난 25일, 올해에만 벌써 전국대회에서 2회 연속 우승을 차지하며 그 이름을 전국에 드높이고 있는 남성중학교를 찾았다.

“자, 다시 5대5!”
“서브 다시! C퀵!”

코치의 구령 한 마디 한 마디에 선수들의 움직임이 일사분란하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외쳐대는 파이팅 소리 속에 서브에서부터 스파이크까지 공을 쫓는 눈빛들이 예사롭지 않다.

체육관 안에서는 게임감각을 익히기 위한 5대5 연습시합과 호흡을 맞추기 위한 속공·오픈공격·백어택 등의 세트플레이 연습, 서브와 리시브 연습 등이 쉴 새 없이 반복되고 있었다.

조금은 긴장한 모습의 1학년 선수들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선수들은 전통의 강호로 각종 전국대회에서 맹위를 떨치며 오랜 시간 우승의 역사를 쌓아 온 만큼 그들만의 여유가 있는 듯했다.

◇ 화려한 공격보다 팀워크가 우선

지난 1964년 창단돼 지난해까지 전국대회 우승 25회, 준우승 14회, 3위 25회에 빛나는 전통의 강호 남성중학교 배구부의 비결은 바로 팀워크다.

특정 선수에게 의존하지 않고 1학년부터 3학년까지 모든 선수가 고루 연습에 임하고 있으며, 실제 경기에서도 고른 공격 점유율을 보여 상대팀에게는 매우 껄끄러운 상대로 여겨지고 있다.

평균 180cm가 넘는 배구부 선수들의 큰 키도 전력에 한 몫을 하고 있다. 네트 위로 스파이크를 내리 꽂고, 상대방의 공격은 블로킹으로 막아 점수를 내는 배구에서는 큰 키가 유리한 것은 자명한 사실.

어린 선수들을 이끌고 있는 전정훈 코치는 “전체적으로 팀을 조율하는 야전사령관 세터 최익제 선수와 거미손 센터 강우석 선수, 최정상급의 파괴력을 자랑하는 레프트 김선호 선수가 주축으로 팀을 이끌고 있다. 하지만 이들 3학년 3인방 외에도 공격에 있어 고른 기회를 줘 특정 선수에게 편중되지 않는 공격력이 남성중의 가장 큰 힘”이라고 말했다.

이어 “실전 경기에서도 특정 선수에게 공격이 집중되지 않기 때문에 세터에게 경기의 대부분을 맡기고 있다. 경기 흐름상 정말 끊어줘야 할 때가 아니면 작전타임도 부르지 않는다”고 말했다.

◇ 학교 측의 전폭적 지원

배구 명문으로서 그 이름을 이어갈 수 있는 이유 중 한 가지는 학교 측의 전폭적인 지원이다.
지역 내 부송초등학교 외에 배구부를 운영하는 초등학교가 없기에, 선수수급이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이에 감독과 코치는 물론 학교도 적극적으로 선수수급을 위한 지원에 나서고 있다.

현재는 부송초등학교와 남원의 중앙초등학교, 고창의 흥덕초등학교에서 특기생으로 선수들을 진학시키고 있다.

배구부의 선수들은 특기생으로 입학했지만, 일반 학생들과 똑같이 정규 수업을 받고 난 이후 훈련에 임한다. 평일에는 오후 3시 30분부터 6시 30분까지, 토요일에는 오전 9시 30분부터 12시 30분, 일요일에는 오전 10시 30분부터 12시까지 연습을 하고 있다. 여기에 대회가 임박하면 연습량도 따라서 늘어난다.

주말에도 쉬지 않고 일 년 365일 훈련에 매진하고 있는 모습이 강호의 면모를 유지하는 비결인 듯하다.

이와 같은 강도 높은 훈련에 어린 선수들이 지칠 만도 하지만, 선수들은 힘든 과정을 묵묵히 견디며 지금까지 이어져 온 강호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전 코치는 “수업 이후에도 힘든 훈련을 잘 따라주는 선수들이 대견하고 고맙다. 아마도 줄곧 봐왔던 선배들의 모습과 앞으로 청소년대표·국가대표를 꿈꾸며 버티고 있는 것”이라며 “아무래도 1학년 선수들은 초등학교를 갓 졸업한 어린 나이인지라, 감독님께서 틈틈이 밖으로 데리고 나가 맛있는 것을 사 주시고, 기분전환도 시켜주시곤 하며 소통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외에도 배구가 교기로 지정돼 있는 만큼 학교 측의 관심과 지원도 매우 크다. 기본적인 유니폼과 장비는 물론, 각종 대회와 훈련시 필요한 사항들을 적극적으로 지원해 주고 있다. 고우영 교장선생님을 비롯한 교직원 전체가 관심을 가지고 보내는 열렬한 응원이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 올해도 이어지는 연승행진

남성중학교 배구부는 올해 이미 두 번의 우승을 거뒀다.

지난 1월 2014 천년의 빛 영광배 전국배구대회에서 올해 우승의 포문을 연 남성중은 3월에 열린 춘계 전국배구대회에서도 우승하며 2회 연속 우승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춘계 대회에서는 중등부 남자 11개 팀이 참가한 가운데 리그전을 거쳐 8강에 진출했고, 이후 토너먼트 방식으로 진행된 결승전까지 모든 경기에서 한 세트도 내주지 않으며 퍼펙트게임을 펼친 바 있다.

남성중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오는 4월 개최되는 2014 태백산배 전국배구대회와 5월 제43회 전국소년체육대회 우승을 더해 4관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아울러 지난해에 이어 전국소년체육대회 2연패 달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지난해 전국대회 4회 우승의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2월 제60회 대한체육회 체육상 시상식에서 지도상을 받은 강수영 감독은 “이번 춘계대회 최우수선수로 뽑힌 센터 강우석 선수와 올해 1월 영광배 대회에서 최우수선수상을 받은 레프트 김선호 선수를 주축으로 올해 4관왕과 전국소년체육대회 2연패를 반드시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연일 이어지는 고되고 힘든 훈련 속에서도 남성중 배구부 선수들은 밝고 유쾌하게 새로운 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오랜 기간 전통의 강호, 배구 명문이라는 타이틀을 간직해 오면서 갈고 닦아 온 그들만의 무기인 연습으로 흘리는 땀과 서로를 배려하고 같이 호흡하는 팀워크.

그 우승의 비결이 앞으로 있을 전국대회에서 빛을 발할 수 있다면 남성중은 또 한 번 승자의 미소를 머금을 수 있지 않을까.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