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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익산 #7. 익산시 인공암벽장

▲ 중력을 거스르는 도전의 희열

오로지 두 손과 두 발에 의존해 체중을 이기는 쾌감.. 단연 최고
한 번 경험하면 빠져나올 수 없는 마력.. 파트너와의 믿음은 필수

◇ 욕심내지 않고 즐기는 것.. 동료와의 믿음은 기본

오로지 자신의 두 손과 두 발에 의지해 암벽을 오르는 스포츠, 그 쾌감과 희열은 도전해보지 못한 자는 절대 알 수 없다는 클라이밍.

그 생생한 현장을 몸소 체험하기 위해 팔봉동 종합운동장 내 위치한 익산시 인공암벽장을 찾았다.
저녁 7시가 다 된 시각, 인공암벽장 안에서는 벌써부터 거친 숨소리가 벅차다.

“확보! 더 잡아줘야지! 한 번에 내려오지 않게!”

인공암벽장에서 근무하고 있는 함영미 지도자의 날카로운 지적이다. 로프에 자신의 몸을 매단 채 위험을 감수하고 암벽을 오르는 만큼, 안전을 지켜주는 확보(추락시 로프를 잡아주는 사람)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10년이 넘는 경력을 가지고 익산 클라이밍 클럽을 이끌어가고 있는 한 동호회원은 “시작한 지는 오래됐지만, 실력은 여전히 초보”라며 웃었다. 그는 “암벽등반은 욕심내지 않고 그저 즐기는 것”이라며 “둘이 짝을 지어 한 명은 등반하고 다른 한 명은 로프를 잡아주는데, 서로에 대한 믿음 없이는 절대로 할 수 없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인공암벽장에서도 마찬가지이지만, 자연 그대로의 암벽등반에서는 바위의 각도도 각기 다르고 코스도 천차만별인지라 로프를 잡고 있는 파트너에게 오롯이 내 목숨을 맡기고 오르게 된다”며 “절대적으로 서로 믿어야 하고, 파트너간의 호흡도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온 몸이 근육통이어도.. 멈출 수 없어

평소에 산악회를 통해 등산을 하다 우연히 암벽등반에 도전하게 됐다는 한 동호회원은 “그야말로 자연과 함께 운동을 할 수 있는 것이 최고의 장점”이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그는 “암벽등반은 일반 등산로가 아니라 산 능선을 타고 오르는 것으로, 그야말로 미지의 세계에 대한 도전”이라며 “새로운 길을 개척하며 느끼는 희열과 긴장감, 그리고 다시 볼 수 없는 놀라운 경치는 단연 최고”라고 말했다.

주중에는 인공암벽장에서 암벽을 오르며 클라이밍을 즐긴다는 그는 “주말에 동호회원들과 1박 2일 코스로 산행을 다녀오면 온 몸 마디마디가 안 아픈 곳이 없을 정도로 근육통에 시달린다. 하지만 반드시 다시 도전하게 되는 마력이 있는 운동”이라고 말했다.

군산에서 찾아온 한 여성 동호회원은 “평소 운동을 좋아하는 편이다. 여자라서 처음 도전하기가 어려운 점도 있었지만, 막상 해보면 내 체중을 내가 이길 수 있다는 쾌감에 멈출 수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맨 손으로 이렇게 높이 올라가는 것은 바로 여기에서만 할 수 있는 경험”이라며 “클라이밍은 한마디로 다이나믹 그 자체”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동회회원은 “손만 뻗어서 암벽을 오르는 것이 아니다. 손을 한 번 뻗기 위해서는 온 몸의 힘을 다해야 한다”며 “근력과 지구력, 그리고 온 몸이 긴장과 이완을 반복하는 클라이밍은 한 번 해보면 반드시 다시 도전하게 되는 운동”이라고 말했다.

◇ 최고의 시설 갖춘 인공암벽장.. 누구나 도전 가능

지난 2010년 준공돼 문을 연 익산시 인공암벽장은 팔봉동 종합운동장 내 야구장 옆에 자리하고 있다.

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오후 1시부터 9시까지 시민들에게 개방돼 있으며, 일일 평균 10~15명의 시민들이 클라이밍을 즐기러 방문하고 있다.

인공암벽장의 관리에서부터 유지·보수 등 모든 살림을 도맡아 하고 있는 익산시체육회 소속 함영미 지도자는 “동호인들이 삼삼오오 그룹을 지어 오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개인적으로 찾아오거나 가족 단위의 방문객들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 1994년경부터 클라이밍을 시작한 베테랑으로 대한산악연맹 스포츠클라이밍 공인심판과 산악 부문 경기지도자 2급, 생활체육지도자 3급 자격을 보유하고 있어 초보자 지도에서부터 일반 동호회원들의 코치 역할과 아울러 안전을 책임지고 있다.

그는 “체대 출신이라 거의 모든 운동을 섭렵해 왔지만, 클라이밍만한 운동이 없다. 전신운동인 수영도 해봤지만, 운동의 강도도 그렇고 지속적으로 했을 때 몸에 나타나는 변화가 확연하게 차이난다. 클라이밍은 근력을 기본으로 유연성과 심폐지구력 향상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운동”이라고 말했다.

또 “이곳 인공암벽장의 경우 날씨의 영향을 받지 않고 초·중·고급별로 난이도에 따른 암벽코스가 조성돼 있어 초보자부터 고급 실력자들까지 모두 이용할 수 있으며, 실외에는 국제스포츠등산연맹 표준 규격으로 만들어진 스피드 경기벽이 있는 것도 하나의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시설과 더불어 아이스클라이밍 월드컵 국가대표인 함영미 지도자의 지도에 힘입어 익산시 인공암벽장은 인근 전주와 군산의 동호회원들이 찾는 경우가 많다.

이날 군산에서 온 한 동호회원은 “시설은 단연 익산이 최고”라며 “군산의 경우 야외암벽장이 있지만, 제대로 관리를 하지 않아 시간을 내 익산으로 와서 클라이밍을 즐기는 편”이라고 말했다.
오늘 처음 동료들을 따라 인공암벽장에 왔다는 동호회원은 첫 마디가 “힘들다”였다. 그만큼 상당한 양의 근력을 기본으로 전신에 긴장을 늦출 없는 운동인지라, 처음 접하는 이들에게는 쉽지 않은 도전이다.

함영미 지도자는 “처음 시작 3개월 정도는 꾸준히 기초체력 훈련과 기본자세, 로프 사용법 등을 익혀야 한다. 무엇보다도 안전을 기본에 충실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처럼 클라이밍에 대해 시민들이 쉽게 접할 수 없었던 예전부터 산악에서 암벽등반을 해오던 동호회원들이나, 최근 암벽등반에 대한 인프라가 갖춰지고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도전하게 된 이들 모두 처음부터 잘 오르는 사람은 없다”며 “본인의 의지만 있다면 누구든지 그 스릴과 희열, 쾌감을 맛볼 수 있다”고 말했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