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과 함께한 40년 인생.. 전국구 스타덤 오른 ‘꿀벌박사’
천연꿀에 대한 자존심 지켜와.. 꿀벌수염달기묘기 ‘명물’

“어디서나 주장하는 얘기지만 소비자는 천연벌꿀을 먹을 권리가 있고 양봉하는 생산자는 순수한 천연벌꿀을 생산해야 할 의무가 있다. 그 하나의 신념으로 꿀벌과 함께 살아온 삶이며 앞으로도 그렇게 살아갈 것이다.”
익산시 동부시장오거리 부근 마동에 위치한 성근양봉원의 박성근(66) 대표. 일명 ‘꿀 아저씨’로 불리는 양봉박사이자 ‘꿀벌수염달기’ 장기로 익산시의 명물이자 전국구 스타인 그는 올해도 어김없이 꽃이 피는 봄을 맞이해 분주하다. 현재 왕궁면에서 꿀벌의 개체수를 늘리는 작업에 한창인 그는 곧 아카시아 꽃이 피기 시작하면 또다시 벌통을 싣고 전국을 누빌 예정이다.
박 대표는 “74년부터 양봉을 시작했으니 올해로 41년 째 해를 맞는 셈이다. 양봉을 시작한 뒤로 한 해도 빼놓지 않고 꽃을 기다리고 있으며 지금도 봄의 축제를 앞두고 있어 두근거린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꿀벌과 함께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며 살아온 40년의 인생이 정말 행복했다고 자신있게 말한다. 또 그는 양봉업의 발전은 소비자와의 신뢰를 쌓는 것으로 시작한다는 신념 하에 양봉산업의 문화정착을 위해 뛰었다.
속칭 꽃이 없는 계절에 설탕을 먹여 가짜 꿀을 만들기도 하는 일이 몇몇 사례로 드러나면서 소비자의 불신과 편견이 생겼지만 그는 양봉업계의 자존심을 걸고 천연벌꿀만을 고집하며 이를 타파하기 위해 애쓰고 있는 것이다.
박 대표는 “양봉협회 중앙회장에 출마했을 당시 공약이 양봉산업 육성발전 모법 제정, 가짜라는 대명사 불식, 세계 양봉총회의 국내 유치였다”며 “한 방울이라도 오로지 천연 벌꿀만을 채취해 판매해 왔으며 그렇게 소비자들의 신뢰를 쌓았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본디 삼례 출신이며 양봉을 하던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자연스럽게 어깨너머로 양봉을 배우게 됐다. 장성해서는 익산에서 기독교방송국에 다녔지만 벌이가 시원치 않아 양봉업에 발을 들여 놨다.
박 대표의 말에 따르면 당시는 현재보다 환경이 좋아 유채꽃이 피는 2월 제주도에서부터 꿀을 따기 시작해 꽃과 함께 북상해 비무장지대까지 올라가기를 반복했다. 그만큼 여러 번 꿀을 딸 수 있기에 직원도 3명을 두고 벌통도 트럭 세 대 만큼 가지고 다닐 정도였다.
그는 “유채꽃이 피는 제주도에서 시작해 아카시아를 따라 비무장지대까지 밤꽃과 싸리, 들깨, 메밀을 따라다녔다”며 “3년 만에 집을 샀을 정도로 그 당시 환경이 좋았지만 지금은 아카시아와 밤꿀밖에 없다”고 말했다.
꿀을 따러 다니는 시간은 거의 떠돌이 생활이나 다름없었다. 벌통을 내려놓을 때마다 텐트생활을 해야 했지만 가는 장소마다 꽃이 만발한 아름다운 자연이나 다름없었기에 즐거운 시간들이었다. 결혼 후에는 전국을 아내와 함께 다닐 수 있다는 것이 즐거운 점이었다.
박 대표는 “벌의 개체수와 만발한 꽃은 노력으로 어떻게 할 수 있지만 좋은 날씨는 하늘에 맡겨야 한다”며 “삼박자가 잘 맞아야 꿀을 딸 수 있고 아카시아의 경우 3일이면 벌통이 채워지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의 양봉업에 대한 자세는 특유의 성실함과 전문성으로 무장하고 있다. 경험을 쌓는 한편 부족한 방면에 대해 공부하는 자세를 갖추고 있는 것.
과거 서울대학교 농과대학 내에 있었던 국내 유일의 양봉과학연구소에서 양봉대학 과정을 수료한 그는 이리농림고교에서 양봉업을 가르쳐 숱한 제자 양봉인들을 길러내기도 했으며 근래에는 어려운 양봉산업의 발전을 위해 컴퓨터를 배웠다.
2010년부터 농업기술센터 내 강좌인 e-비지니스를 수강했고 해마다 교육에 참여해 ‘컴퓨터 도사’가 됐다. 현재 성근양봉원이라는 이름으로 직접 운영하고 있는 블로그는 이웃이 5백명이 넘을 정도로 인기 만점인 상황이다.
또 그는 양봉을 하러 타지에 가있을 때에도 수업시간에는 한 번도 빠지지 않을 만큼 열정을 다해 전북대학교 경영대학원을 수료했으며 영어회화도 현지인과 편하게 대화를 나눌 정도로 유창하다. 
박 대표는 “지역사회에서 신뢰받는 천연벌꿀을 공급하는 것에서 나아가 양봉업에 대한 관심을 위해 꿀벌수염달기 등을 축제에서 시연하곤 했다”며 “양봉업은 취미로 해도 좋고 부업으로 해도 좋은 참 좋은 직업이라고 생각하며 건강에 좋은 꿀을 공해 없이 얻는 유일한 양봉업을 천직으로 알고 끝까지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완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