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이사 고석정

가정의 달 5월에 창간된 소통신문은 매 주기마다 해체되어 가는 가족공동체의 위기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가족간의 불통은 사회공동체로 확장되어 갈등과 반목의 원인이 되고있습니다. 개인은 고립되고 고독감에 몸서리치지만 거기에서 벗어나지 못합니다.

그곳에서는 독점력과 폭력이 자라며 투쟁과 공격이 만연합니다. 오로지 생존을 위해 남의 약점을 물고늘어지는 복마전이 일상화됩니다.

극단적인 대립은 그렇게 '자애와 협동'이라는 인간의 기본 성향을 마비시킵니다. 인간과 공동체의 품위를 떨어뜨립니다. 

국정원의 대선개입 파동으로 나라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는 즈음에 세월호가 침몰했습니다. 수많은 문제가 돌출되는 가운데 우리는 그 모든 문제의 중심에 도사리고 있는 불통을 발견했습니다.

불통은 이타적인 본성을 격리시키고 인간을 이기적 유전자의 복합체로 축소시켰습니다.  
가족을 위기에서 구하는 방법은 대화와 소통입니다. 가족간의 소통은 무엇보다 선공후사(先公後私)의 식별력을 지닌 합리적인 인간을 사회공동체로 배출합니다.

소통은 인간에 대한 존경심을 기르고 인간에 대한 이해와 사랑을 실현합니다.
굳이 가정교육이라는 틀을 내세우지 않더라도, 가족공동체가 건강하면 사회 구성원들의 도덕관념과 준법정신이 고양됩니다.

그러나 '함께'의 정신은 갈수록 희박해져가고 '나만 잘살면 된다'는 패륜이 세상을 어지럽히고 있습니다.

이로인해 우리나라는 1인당 국민소득 2만5천달러 시대에 접어들었지만, 국민들이 생각하는 삶의 만족도는 OECD 36개국 가운데 최하위권입니다.

저명한 학자들이 올해 초 조사·분석한 결과를 보면 우리나라 국민들의 행복지수는 OECD 36개국 가운데 33위이고 삶 만족도는 31위, 자살율은 1위로 나타났습니다.

우리들 각자가 자기를 돌아볼 때입니다. 숨막히는 경쟁으로 점철되는 각박한 일상에서 상처입은 자기를 치유하고, 진정한 삶의 가치를 되찾아 자신을 채울때 입니다.

배려와 나눔이 지역사회의 골마다 흐르면 공동선의 질서가 저절로 잡혀 우리 삶을 풍요롭게 변모시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먼저 불안에서 벗어나야겠지요. 공통체 안에서 불안을 걷어내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합니까. 기본을 지키는 것입니다.

기본은 가정 안에서 배양됩니다. 가정은 큰 물의 발원지입니다. 우리가 겪고 있는 이 모든 참사와 환란들이 가족공통체의 붕괴에서 기인한다고 생각합니다.

가족공동체의 복원을 위한 소통이 일상의 질곡에서 벗어나는 유일한 답이라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