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1년 농업경영인 원년멤버 출신 프로 농사꾼.. 으뜸농산물대회서 ‘서동마’ 출품 ‘대상’
2012년 조합장 재선 후 북익산농협 경영개선 피땀.. 1년 만에 클린뱅크 달성 “폭풍성장”

익산시는 전국에서도 유명한 도농복합도시로서 성장하고 있다. 풍부한 농경지를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교통이 발달한 도심도 함께 어우러져 발달하고 있어 전국 어느 도시보다 성장 잠재력이 큰 도시다.

익산이 가진 이러한 자연환경은 안전한 먹거리로 대두되는 21세기 신성장 동력과도 맞물려 더욱 각광받고 있다. 5천조가 넘는 세계 식품시장을 공략할 국가식품클러스터가 익산시 왕궁면에 조성되고 있어 장차 식품산업의 핵심 기지로 발달할 예정이다.

이러한 시기에 어느 때보다도 지역 농민들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협동조합의 역할이 크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농협을 비롯해 축협과 원예농협 등 지역 단위농협들의 활성화야말로 지역 경제를 비롯해 백년을 먹고 살 미래를 내다보는 중요한 초석이 될 것이 분명하다.

이에 본지는 지역 단위농협들의 면면과 미래상을 들여다보는 기획을 지속해오면서 농협의 역할과 나아갈 방향에 대해 함께 고민해왔다. 그러던 중 익산 북부권의 핵심 농협인 북익산농협이 혹독한 경영개선을 통해 부실농협의 딱지를 떼고 건전한 농협으로 변모했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이에 한걸음에 달려간 북익산농협에서 최수범 조합장(59)을 만나 농업이 주를 이루고 있는 익산시 북부권의 농업경영을 비롯한 앞으로 나아가야 할 익산의 농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 보았다.

“직원들의 노고에 큰 절을 올립니다.”

◇ 지난 2013년은 북익산농협이 어려움을 이겨내고 다시 우량 조합으로 우뚝 서는 새로운 한해로 거듭나게 됐습니다. 어떤 노력이 있었는지 말씀해 주신다면.

최= 정말 힘들고 어려운 시간이었지만 직원들과 조합원들의 뼈를 깎는 고통 분담으로 버텨온 시간이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농업이 주를 이루고 있는 익산시 북부권 지역경제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농협으로서 그간의 부실 경영을 하루 빨리 벗어나야 한다는 일념 하에 달려왔다.

그것이 조합원들과 주민들에게 신뢰를 다시 쌓을 수 있는 가장 빠른 지름길이며 도농복합도시 익산의 발전의 토대가 되는 것임을 충분히 알고 있다.
그러한 정신을 바탕으로 경영개선의 노력을 한 결과 부실경영의 딱지가 붙었던 북익산농협은 1년 만에 정상궤도에 올랐으며 클린뱅크 달성이라는 쾌거까지 올리게 되며 부실 농협에서 벗어났다. 유례가 없을 정도로 빠른 회복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계속 허리띠를 졸라매고 지역을 위해 정진해 나갈 계획이다.

◇ 농사꾼 출신으로서 조합을 이끌며 큰 경영성과를 낼 수 있었던 에너지는 어디로부터 왔다고 생각하십니까.

최= 지금은 농업경영인이라고 하지만 당시 젊었을 때는 농어민후계자라고 불렸다. 그 원년멤버로 농업을 천직으로 알고 30년 넘게 살아 온 천상농사꾼이다.

젊은 농군으로서 일해 오며 고집스럽게 친환경 농산물을 고집해오기도 했다. 수확량이 40%나 감소하였지만 친환경인증을 받아낸 ‘서동마’는 대표적인 성과다. ‘마’ 분야에서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서동마’로 친환경 인증을 받아냈고 2006년 열린 15회 전국으뜸농산물전시회에서는 특별품목 부문 대상을 타기도 했다. 그 대회에서는 ‘우렁이농법’으로 재배한 익산시의 브랜드쌀 ‘순수미’로 장려상을 받기도 했을 정도로 고집스럽게 친환경 농법에 매달렸다.

그 이유는 국민 건강 먹거리를 생산한다는 자부심과 브랜드 가치에 대한 투자에 확고한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농업에 대한 고집스러운 투자와 경험이 실제 북익산농협을 이끌어 오면서 귀중한 밑천이 되고 있다고 본다. 땅을 알고 농민의 입장을 누구보다 잘 아는 것이 가장 큰 에너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열린 농협으로 놀러오세요.”

◇ 북익산농협이 달라졌다는 얘기가 많습니다. 조합장으로써 이끌어 온 지난 시간을 돌아본 소감을 말씀해 주십시오.

최= 북익산농협은 과거 지역농협 통합 이전에 본디 함열농협이 중심이었다. 농민으로서 조합 일에 보탬이 될 수 있는 일을 해오다가 2008년 함열농협 조합장에 당선됐다. 이후 통합 이후 북익산농협에서 재신임을 받아 재선에 성공했다.

WTO와 한미FTA 등 국내외 농업환경이 급변하는 시기여서 농민들의 시름이 깊어가던 시기였기 때문에 누구보다 조합의 역할이 필요한 시기라는 판단이었다. 이에 가장 먼저 투명 경영을 선언했다. 조합에서 실시하고 있는 사업들을 투명하게 처리해 조합원들이 믿고 따를 수 있는 열린 농협을 추구한 것이다.

또한 육묘사업과 종자 보급 등으로 조합원들의 편의와 수익 증대 효과를 볼 수 있는 기본 서비스를 조합 차원에서 제공하도록 하고 새로운 시장 개척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었다.

또한 기본적으로 농민들이 최고 품질의 쌀을 육성·생산하기 위한 선진기술과 경영기법을 갖출 수 있도록 하고 영세조합원에게는 영농인력과 농기계 무료지원 등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조합을 이끌었다. 또한 장학제도 확대, 지역 병원과 연계한 건강사업 실시, 농자재 배달서비스 확대 등 조합원들의 요구와 편의를 위해 불철주야 뛰어온 시간이었다.

“나누고 더불어 함께하는 이웃과 같은 농협입니다.”

◇ 북익산농협의 핵심 사업을 소개해 주세요.

최= 북익산농협은 단지 조합원뿐만아니라 익산 북부권의 농민 및 일반주민들을 위한 여러 가지 일을 해오고 있다.
그 중 가장 크게 기억나는 사업을 꼽자면 뭐니 해도 신청사 건립과 하나로마트 운영이다. 낙후된 본점 건물에 대한 갖은 갈등이 있었지만 지혜롭게 해결해 냈고 이제는 함열읍의 랜드마크로 여겨지고 있어 보람이 크다.

2013년에는 서울대학교와 협약을 맺고 조합원 4백여명에게 기본진료와 이비인후과, 영상의확과, 정형외과, 안과, 내과 등 총 8개 과목에 대해 의료비를 지원해 건강을 살폈다. 5월에는 조합원 자녀 대학생 37명에게 1인당 70만원씩 장학금을 지급하며 우수한 인재 발굴에 보탬이 되도록 앞장섰다.

8월에는 북익산농협의 자랑인 육묘장에서 조합원 1인당 김장용 배추 1판 씩 지급해 조합원들의 영농 편익을 제공했으며, 이외에도 무인헬기를 이용해 169농가 544헥타아르 면적에 항공방제를 실시했다.

사업 외에도 지역사회 공헌의 측면에서 고향주부모임 회원들은 매년 성모요양원을 방문해 위문품을 전달하고 봉사활동을 실시하고 있으며 지난해 11월에는 다문화가정에 희망송아지를 전달하기도 했다. 또 북익산농협에서는 독거노인 및 기초생활수급자 100여 가구에 대해 농가 방문 청소 및 생활용품 전달 등 저소득 농가를 지원하고 있다.

“농민이 살아야 농협도 살고 나라도 산다.”

◇ 북익산농협의 미래를 어떻게 구상하고 계시는지 알고 싶습니다.

최= 농업의 미래는 밝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이미 한·중FTA 등 쌀개방 정책으로 인해 벼농사는 거의 희망이 보이지 않을 정도다. 이런 불안한 시기에 고군분투하고 있는 농민들에게 빨리 새로운 길을 제시해야 한다. 그 역할을 농협이 앞장서야 한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익산시를 떠나 우리나라의 농업이 가야할 길은 특성화 전략 밖에 없다. 벼농사를 짓는다 해도 특성화된 쌀을 생산해야 하는 시대다. 재배 작물의 다변화는 필수다. 여러 작물을 재배하는 경험이 특성화 농산물을 생산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될 것이 틀림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특성화 전략을 밑바닥에 깔고 나서는 시장 개척에 나서야 한다. 중국의 농산물이 밀려들어 오지만 역으로 우리 농산물을 중국에 내다 팔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13억 인구의 중국에 특성화된 농산물이 먹혀들기만 한다면 한단계 성장한 국내 농업이 될 것이다.

또한 식품클러스터를 무대로 익산의 지역 농산물의 브랜드화가 시급하다. 전국이 아니라 세계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품질과 기술력으로 브랜드를 육성해야 한다. 

 정완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