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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모들의 ‘언니’ 요가전문가 박은실 씨

▲ “생명의 기쁨을 알려 줍니다”

임산부요가를 통해 나눔 실천.. 산모와 태아의 교감 도와줘
몸·심리·태교 및 출산 후까지 코칭.. 신비한 경험 이끌어내

“맑고 고운 소리를 내는 사람이 되고 싶었는데 지금 하고 있는 임산부 요가가 바로 그런 일인 것 같아요. 출산이라는 신비로운 일을 고통이 아니라 기쁨으로 느낄 수 있도록 돕고 있답니다.”

아이를 낳은 여성들이 출산 당시 가장 많이 떠올리는 사람이 누구일까. 난센스퀴즈가 아니지만 친정어머니나 남편이라고 답했다면 틀릴 확률이 높다. 실제 많은 산모들이 출산 당시 가족이 아니라 ‘임산부요가’ 강사를 가장 많이 떠올리는 것으로 회자되고 있는 것이다. 이는 극한의 고통을 겪는 순간 앞서 자신이 해야 할 일들을 조목조목 가르쳐 준 강사의 말이 떠오르고 출산의 순간에 고도로 집중하게 된다는 얘기로 풀이되고 있다.

산모들로부터 이런 얘기를 가장 많이 듣고 함께 기쁨을 나누고 있는 임산부요가 전문가 박은실 씨. 산모들로부터 친근하게 ‘언니’라고 불리고 있는 그는 적어도 출산 당시만큼은 가족보다 더 산모와 가까운 거리에서 힘을 보태주는 것으로 유명한 인물이다.

박 씨는 “출산한 산모들이 거의 대부분 언니 생각밖에 안 나더라 하고 말합니다. 그럴 때마다 도움이 될 수 있어서 기쁘고 뿌듯한 마음이죠. 함께 출산의 순간을 겪은 동지애 같은 것이 생기기도 하고요”라고 말했다.

김제시가 고향인 그는 체육인 집안의 환경에서 자라 어렸을 때부터 활동적이었으며 몸을 쓰는 것을 좋아했다. 특히 무용을 좋아했던 그는 음악분야와 한국무용의 길을 정식으로 걷기도 했으나 갑작스런 집안 형편으로 무용가의 길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이후의 시간은 그가 여러 가지 직업을 다양하게 경험하는 시간이었다. 접시 닦는 일에서부터 시작해 아이를 돌보기도 했으며 영업직으로 회사에 다니기도 했다. 그의 말을 빌리면 “풍부한 경험을 쌓는 시간”이었고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정신으로 지낸 시간이었다. 현재는 그 시절의 경험들이 요가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한다.

이후 요가에 정식으로 입문한 것은 우연한 계기였다. 자신이 잘할 수 있는 일을 배워 봉사와 나눔을 실천하기 위한 방법으로 요가를 선택한 것이다. 무용을 했던 경험 덕에 조금은 수월하게 배울 수 있었으며 그럴수록 그는 더 깊이 있는 공부에 몰입했다.

박 씨는 “당시 스승님께서 일반요가보다 특수요가를 권하셨어요. 그 이유는 목소리가 그런 쪽에 맞는다는 것이었어요. 그래서 임산부요가를 전문적으로 수련하기 시작했고 어느 순간부터는 산모들을 만날 수 있었어요”라고 말했다.

그의 맑고 고운 목소리는 임산부요가에 최적이었다. 요가 강습 시간에 목소리를 들려주는 것만으로도 태아가 반응했으며 출산 후에도 그의 목소리를 기억하는 아기들을 수두룩하게 만났다. 그를 비롯해 산모까지도 신기해하는 일이 종종 있을 정도였다.

그는 “1주일에 1시간 목소리를 들으며 임산부 요가를 통해 교감한 태아들이 출산 후에 목소리를 기억하는 표현을 해올 땐 정말 놀라워요. 그렇기 때문에 산모를 비롯해 아이 아빠에게까지 뱃속에 있을 때부터 사랑으로 말을 건네고 대화하라고 알려주고 있답니다”라고 말했다.

그가 말하는 임산부요가의 장점은 무궁무진하다. 자연분만의 확률을 상당부분 높여주는 효과는 기본이며 엄마와의 교감이나 태교에도 상당부분 도움이 된다. 1시간의 요가 시간을 통해 뱃속의 아이와 엄마가 충분히 교감하는 것만으로도 큰 효과를 확인하고 있다. 그러한 교감은 난산의 확률을 줄여주고 분만시간도 감소시켜주는 효과가 있으며 안정적인 호흡과 동작은 산모와 아이의 뇌파를 안정시켜 주기도 한다. 단순히 물리적인 스트레칭 정도로 생각했다면 어마어마한 오산인 셈이다.

박 씨는 “임신 16주 이상부터는 문화센터 등에 열리는 임산부 요가강좌를 꼭 듣길 바래요. 엄마에게도 아이에게도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시간이 될 것이 틀림 없답니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임산부요가의 어마어마한 효과에 더해 그만의 색체가 짙은 보살핌이 더해진다. 일단 산모가 아이를 잘 낳을 수 있는 몸 상태를 만들어 주는 것은 기본이며 산모의 식단도 코치해 준다. 또 불안한 산모들의 심리 상태를 잘 파악해 심리상담을 통해 안정적으로 임신기간을 이겨낼 수 있도록 돕는다.

때로는 남편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상담해주고 효과적인 태교 방법도 일러준다. 아이가 태어난 뒤에도 산모들이 겪는 일들을 미리 알려주며 필요한 조언들을 아끼지 않는다. 그야말로 아이를 임신하는 일 이후부터는 거의 전 과정에 필수적인 도움이 되고 있는 셈이다.

박은실 씨는 “내게 수업을 받고 태어난 아이들이 학교에 들어갔어요. 그렇게 잘 자라는 모습을 보면서 기쁨과 보람을 느낍니다. 세상 무엇보다 중요한 시기가 태아 상태인 10달이라는 것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정완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