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분 좋은 식사와 미술작품으로
심신을 모두 채울 수 있는 공간 
미술관 옆 동물원, 시청 앞 사진관.. 영화에서나 들어봤을 법한 이름들이다. 하지만 익산에는 영화에 나옴직한 멋스런 ‘레스토랑 옆 미술관’이 있다. 중앙체육공원 뒤 어양동 자이아파트 길 건너편에 자리하고 있는 W미술관(관장 신주연)이 그 주인공. 벽돌로 독특하게 지어진 커다란 건물 뒤쪽에 주차를 하고 기다란 레스토랑 문을 열고 들어가면 기분이 좋아지는 커피향과 달콤한 화덕피자 특유의 향이 방문객을 먼저 반긴다. 바로 눈에 들어오는 깔끔하고 안락한 분위기의 내부 인테리어와 종업원들의 밝은 미소는 그 다음이다. 이들을 지나 안쪽으로 들어가면 바로 미술관이다. W미술관의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것을 도맡아 하고 있는 신정자 학예연구사가 전시를 위해 가구를 옮기는 중에 방문객을 반갑게 맞이했다. 
◇ 나? 종합예술공간이야. 지난 2008년 W갤러리라는 이름으로 문을 연 미술관은, 익산에서 유일하게 지난해 1월 정식으로 등록된 미술관이다. 최초 ‘W갤러리’라는 이름도 지금은 ‘W미술관’으로 바뀐 상태다. 아무래도 갤러리는 작품을 사고파는 상업적인 성격이 짙은 반면, 미술관은 작품 전시는 하되 판매를 하지 않고 학술 연구와 교육적 기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W’라는 이름은 ‘Wishing Well’을 의미하는데, 이는 동전을 던지면 소원이 이뤄지는 우물을 의미한다. 지친 일상 속에서 벗어나 여유로운 분위기에서 식사를 하거나 차를 마시며 복합문화공간의 매력을 흠뻑 느끼는 것이 소원이라면, 바로 안성맞춤인 장소다. 현재 황나영 작가의 초대전과 작가로도 활동하고 있는 신정자 학예연구사의 초대전이 각각 8월 10일과 7월 24일까지 열리고 있다. 또한 8월 2일까지 매주 토요일에는 익산시 다문화가족지원센터와 연계해 ‘문화를 담다’라는 주제로 문화체험활동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이외에도 연간 여성작가전이나 청년작가전 등의 전시회는 물론 조각, 공예, 애니메이션에 이르기까지 미술 전반에 걸친 작품이 전시되고 있다. 그뿐만이 아니다. W미술관에서는 미술 계통의 전시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분야의 예술 활동이 펼쳐진다. 지역 내 문화단체들의 연극 공연이나 피아노 연주회, 교양 강좌들도 W미술관을 찾아오고 있다. 
◇ “미술관 한 번 갈까?” 이제 어렵지 않아요. W미술관의 가장 큰 매력은 아무래도 편안함이다.
신정자 학예연구사는 “W미술관을 처음 만든 신주연 관장이 가지고 있는 문화마인드가, 지금의 W미술관을 있게 한 원동력”이라고 설명했다. 흔히들 ‘미술관에 한 번 가 볼까’하는 생각을 하지만, 막상 일상생활 속에서는 발걸음이 쉽게 떨어지지 않는 것이 대부분. 더욱이 익산지역에서는 쉽게 찾아갈 만한 미술관조차 없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신주연 관장은 익산시민들에게 문화향유 기회를 만들어주고, 시민 누구나 어렵지 않게 미술관을 찾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W미술관을 개관했다. 처음에는 맛 좋은 커피를 제공하는 공간과 미술작품을 전시할 수 있는 공간을 구상하고 시작했다. 이전에 가구점을 운영했던 경험을 살려 한 쪽에는 앤틱 가구들로 내부를 꾸미기도 했다. 이후 커피전문점을 레스토랑으로 확장해 보다 편안하게 시민들이 찾아올 수 있도록 하고 레스토랑 내부에도 미술작품을 전시해 식사를 하면서도 작품을 감상할 수 있고, 식사 후에는 자연스럽게 발걸음이 미술관으로 향할 수 있도록 했다. 최근에는 건물 뒤편에 W미술관을 찾는 이들을 위해 전통 한옥방식으로 게스트하우스를 짓고 있다. 
자연스럽게, 자기도 모르게 편안한 마음으로 시민들이 문화를 향유할 수 있도록 차곡차곡 문화 디딤돌을 놓고 있는 것. 이 모든 과정을 신주연 관장과 신정자 학예연구사는 함께 해왔고, 이들의 노력으로 W미술관은 입소문을 타고 찾는 이들이 많아졌으며, 지금은 어느 정도의 마니아층도 형성돼 있는 상태다. 이들의 노력과 정신적 풍요로움을 제공하는 미술 작품들 외에도 W미술관이 지금에 이르게 된 도 한가지의 이유는 바로 레스토랑이다. 깔끔하고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즐기는 레스토랑의 음식들은 어느 하나의 메뉴를 고르기 힘들 정도로 전부 인기가 많다. 직접 와서 식사와 함께 미술관에 들르지 못할 경우에는 테이크아웃만을 위해 찾는 이들도 부지기수일 정도. 신정자 학예연구사는 “처음에는 낯선 건물이 무엇인지 궁금해도 쉽게 들어오지 못하는 시민들이 많았지만, 이제는 참여 작가는 물론 시민 누구라도 작품 감상의 매너를 알고 있다면 언제든지 환영”이라면서 “W미술관은 기분 좋은 식사와 함께 미술관으로서의 품격을 느끼며 문화를 즐기고 싶은 시민들에게 언제나 열려있는 공간”이라고 말했다. 
◇ 찰나의 순간을 놓치지 않는 프로, 신정자 학예연구사 W미술관의 전시에서부터 각종 공연 기획, 섭외, 홍보에 이르기까지 모든 분야의 일을 혼자 도맡아 하고 있는 슈퍼우먼 신정자 학예연구사.
그는 익산에서 태어나 원광대학교 사범대 미술교육과와 동 대학원 서양화과를 졸업하고 (사)한국미술협회 익산지부장을 맡고 있으며, 익산 최초의 여성 미술관 학예연구사다. W미술관 개관 이래 거짓말처럼 하루라도 제대로 쉬어본 적이 없다는 그는 필이 꽂히면 밤을 새는 날도 부지기수일 만큼 그야말로 열정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항상 동안의 외모와 밝은 미소를 보일 수 있는 이유는, 바로 그가 이 일을 정말로 좋아하고 즐기고 있기 때문. 공식적으로는 매주 월요일이 쉬는 날이지만 해야 할 일이 많다는 이유로 제대로 쉬지 않고 일하면서도, 전시나 공연이 늦게 끝나는 날은 어김없이 마지막까지 자리를 지키다 정리를 마치고 퇴근하기 때문에 퇴근시간이 일정치 않다는 어려움이 있다. 매일 아침 수영으로 일과를 시작해 온종일 미술관에 매달려 있는 생활이 행복하다는 그는 자신이 좋아하는 일 외에 가장 큰 이유를 남편의 외조로 꼽았다. 남편과의 사이에 아들과 딸 2남매가 있지만, 지금은 자녀들이 모두 객지에 나가 있기 때문에 남편의 절대적인 도움 없이는 지금에 이르지 못했을 거라는 것. 
미술관과 가족이 전부일 것 같은 그도 한 가지 외도하고 있는 부분이 있다. 매주 목요일 미륵사지유물전시관에서 하고 있는 문화해설 자원봉사가 그것. 처음에는 밤새워 공부해가면 매주 빠지지 않고 문화해설사로 활동을 했었지만, 요즘에는 미술관 일이 너무 많아져 봉사활동 차원으로 하고 있다. ‘열심히 사는 것’은 바로 ‘찰나’의 순간을 소중히 여기고 ‘집중’해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라는 그. 자신의 일에 매진하며 언제나 미소를 잃지 않는 그의 모습에서 앞으로 더욱 발전해 나갈 W미술관의 모습을 그려본다. 송승욱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