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선6기 박경철 호가 출범한 지 어느덧 100여일 지났지만, 그간 시정운영이 불통과 독단으로 이뤄진 것은 물론 의회와의 갈등으로 인해 주요 공약사업이 원활하게 추진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아직까지도 그 모습을 구체적으로 드러내지 않고 있는 주요 공약사업들이 제대로 추진되고 있는지, 익산시가 시급히 해결해야 할 주요 현안들은 무엇인지, 앞으로 익산시가 원활한 시정운영을 위해 나아갈 방향이 무엇인지 들여다보고 향후 4년을 내다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편집자 주> 
< 글 싣는 순서 > Ⅰ. 공약의 허와 실
Ⅱ. 독단과 독선, 갈등
Ⅲ. 방향성 ◇ 공약사업 확정.. 도대체 언제쯤 지난 8월 11일 박경철 시장 주재로 민선6기 공약사항 추진계획 보고회를 개최했던 익산시는 박 시장이 내건 48개 공약사업에 대해 부서별로 구체적인 정책 추진방향과 실행방침, 추진일정과 재원확보 방안 등을 점검했다. 이날 보고회에서 익산시는 민선6기 ‘이천년 역사고도 녹색도시 익산’ 건설을 위해 ▲시민중심 안전·환경 우선행정 ▲부채조기상환, 재정건전성 기조강화 ▲이천년 역사, 신한류거점 중심도시 육성 ▲위기 중산층, 사회적 약자 지원강화 ▲도농 균형발전 및 친환경기업 육성강화 등의 시정방침을 밝혔으며, 문제점을 보완하고 해결방안을 모색한 뒤 9월까지 공약사업을 확정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10월 말에 접어든 현재까지도 익산시는 확정된 공약사업 추진계획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출범 100일을 맞이해 줄줄이 구체적인 공약사업 추진계획을 발표하고 있는 타 지자체들에 비해 출발 선상에서부터 뒤처지기 시작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부채 청산.. 실효성 있는 대책 시급 지난 6·4지방선거 이후 부채 문제는 익산시의 가장 큰 이슈로 떠올랐다. 박 시장 또한 이를 ‘익산의 IMF’라고 규정하고 임기 내 부채 청산을 목표로 재정비상체제를 선언했다. 하지만 부채 청산에 대한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는 것이 중론이다. 시가 내놓은 세입증대 및 부채감소 방안이 하수도사용료와 왕궁가축분뇨처리시설사용료를 현실화하고 민간투자사업비 임대료 지표금리를 낮춰 재협상해 지급할 임대료 총액을 줄이겠다는 것에 그치고 있어, 결국 시민들에게 재정 부담을 떠넘기거나 금리에 따른 조정을 하는 차원이 전부이기 때문이다. 그간 익산시는 전 공무원과 산하단체, 유관기관과 함께 눈물겨운 노력으로 10~20만원에서부터 수백·수천만원에 이르는 예산을 절감해 56억원의 가용재원을 마련했다. 이 예산 중 16억원은 지난 9월 부송동 신재생자원센터 부채 조기상환에 사용됐고, 40억원은 개통을 앞두고 있는 KTX 서부역사 진입로 확장공사에 지방채 대신 투입됐다. 하지만 이에 따라 불요불급한 사업이라는 이유로 주요 현안사업의 추진이 재검토되거나 중단돼, 매칭된 국·도비 반납액이 48억원에 이르고 있으며 중요 계속사업 중지 등 주요 현안사업 추진 차질에 대한 우려가 걸림돌로 남아 있는 상황이다. 아울러 의회와의 갈등이 봉합되지 않은 상태에서, 내년 예산편성이 녹록치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으며 집행부의 의지대로 편성될 지는 미지수다. ◇ 아무런 준비과정 없었던 함열 이전 북부권 발전을 위한 공약으로 내세웠던 시청 일부부서 함열 이전은 철저한 준비과정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되는 양상을 띠며 결국 무산됐다. 시민공감대 형성이나 의회와의 소통이 부족한 상태에서 북부권 활성화라는 목적으로 추진된 공약사업에 대한 실효성을 검증할 수 없다는 것이 주된 이유였다. 지난 8월 25일부터 9월 3일까지 열린 익산시의회 제178회 임시회에서 함열 이전에 따른 예산안을 심의한 기획행정위원회(위원장 송호진)는 위와 같은 이유로 해당 예산 6억8,000만원을 전액 삭감했다. 심의 과정에서 의원간 찬성과 반대 의견이 팽팽히 맞서며 난상토론이 벌어졌고, 결국 심의는 무기명 투표로 이어져 4대4 동수를 이뤘으나 의회 회의규칙(찬반 동수 부결)에 따라 부결됐다. ◇ 물 주권 잃어버릴 위기, 예산마련도 숙제 시민들에게 수돗물을 공급하고 있는 신흥정수장을 폐쇄하고 시민호수로 만들겠다는 야심찬 공약은, 선결과제인 광역상수도 전환이 시민사회단체와 시의회의 벽에 부딪혀 난관에 봉착했다. 그간 시민과 함께하는 거버넌스 행정을 강조했지만, 실제로는 소통과 협력이 턱없이 부족했다는 평가다. 기존 민선4·5기 익산시가 깨끗하고 안전한 물이라고 줄기차게 강조해 오던 입장을 정반대로 뒤집으며 시민들에게 불안과 혼란을 가중시킨 광역상수도 전환 추진은 관련 예산이 의회에서 전액 삭감됐다. 지난 제178회 임시회에서는 심의 이전부터 줄곧 의회 및 시민사회단체들의 반대에 부딪혀왔던 광역상수도 전환 추진에 대한 여론이 그대로 반영됐다. 현재 익산시가 생산하고 있는 물이 안전하기 때문에 시민들에게 경제적으로 더 큰 부담을 주는 광역상수도 전환을 추진할 이유가 없고, 만약 신흥정수장을 폐쇄한다면 광역상수도 공급자인 수자원공사 측에 익산시민이 먹는 물 주권을 빼앗길 우려가 있다는 것. 이에 해당 상임위인 산업건설위원회(위원장 황호열)는 그간 현장답사와 간담회 등 면밀한 검토를 통해 현재 익산시의 수돗물이 안전한 상태임을 확인하고 전원합의로 해당 예산을 전액 삭감했다. 하지만 익산시는 재차 시민들의 불안과 혼란을 조장하며 광역상수도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시는 대간선수로를 통해 신흥정수장으로 유입되는 원수가 외부에 노출돼 있기 때문에 보다 안전한 물을 공급하겠다는 주장이다. 또한 시가 신흥정수장을 폐쇄하고 광역상수도로 전환할 경우에 한해 수자원공사 수돗물 공급규정에 의거 장기계약 할인혜택을 받기 때문에 수도요금 인상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하지만, 시의 주장대로라도 현재 신흥정수장으로 유입되는 원수는 ‘좋음’ 등급인 것이 사실이며, 수도요금과는 별도로 부과되는 물이용 부담금이 현재 톤당 52.16원에서 160원으로 올라 107.84원을 추가로 내야 한다. 이를 월 평균 사용량으로 환산하면 가정용은 1,620원, 상가는 5,290원, 대중탕은 2만1,890원, 산업용은 4만6,050원을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 아울러 이러한 상황 속에서 시민 여론화 과정을 거쳐 차후 광역상수도 전환이 추진된다 하더라도 박 시장이 공약으로 내세운 신흥정수장 시민호수 조성은 막대한 예산이 수반되는 사업인 만큼, 재원확보라는 커다란 숙제가 남겨져 있는 상태다. ◇ 시민 불신만 자초.. 대안은 여전히 없어 웅포 지역에 대규모 휴양놀이시설을 조성해 충남권과 호남권을 아우르는 관광지로 만들겠다던 신한류 테마파크 조성사업은 현재 오리무중인 상태다. 지난 7월 8일 시는 기자회견을 통해 웅포관광지 3지구 미완료 시설 부지에 ‘웅포 신한류 테마파크’를 조성해 관광지 조성 사업을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날 발표된 사업 추진계획은 오히려 사업시행자인 익산시가 관광지조성사업 실패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개인사업자에게 엄청난 특혜를 주고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당초 골프를 중심으로 한 복합문화휴양시설 조성의 목표 달성이 현실적으로 어렵게 되자, 난데없이 신한류 테마파크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것. 특히 심각한 재정난으로 재정비상체제를 선언한 익산시가 갑작스레 77억원 상당의 예산을 투입해 해당 부지를 매입하겠다는 계획 자체에 대해 각종 의혹이 제기되고 논란이 일어났다. 가뜩이나 예산이 부족해 주요 현안사업을 전면 재검토하고 있는 시가 특혜의혹이 빗발치는 사업에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려는 데 대한 의혹과 함께 시가 시민의 땅을 강제로 뺏어 사업자에게 넘기고 공약이라는 이유로 구체적이고 면밀한 검토 없이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시민들의 불신만 키우는 일이라는 지적이 빗발쳤다. 이에 시는, 부랴부랴 웅포골프장을 인수한 사업자가 관광지 조성을 마무리할 여력이 없고 특혜의혹 등 여러 가지 문제가 불거져 웅포관광지 3지구 미완료 부지에 대한 매입을 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시는 특혜의혹을 잠재우기 위해 부지매입 계획을 철회했지만, 이후 웅포관광지 미완료 사업에 대한 이렇다 할 뚜렷한 대안은 현재까지 없는 상태다. 시는 사업추진 가용예산이 없기 때문에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진 대기업을 유치해 사업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결국 미완료된 웅포관광지 사업뿐만 아니라 공약으로 내건 신한류 테마파크 조성 또한 언제 이뤄질지 요원한 상황이다. ◇ 안전·환경 최우선.. 성과는 캄캄 취임 전까지 환경문제와 관련 수많은 시민사회활동을 펼쳐 왔던 박 시장은 취임 이후 지역 내 독성화학공장 이전을 추진하고 유해화학물질을 실은 운반차량이 도심을 통과하지 못하게 하는 등 시민의 안전과 환경을 우선시하는 행정을 펼치겠다는 입장을 밝혀 왔다. 또한 부송동 쓰레기소각로를 해체 및 이전하고 친환경 자원재활용 자원회수시설로 전환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이에 따라 도심 공단에 위치한 공장들의 운반차량들은 현재 도심 외곽으로 우회해 운반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와 관련해서는 실제 폭발위험성이 없는 액체 형태의 불산을 취급하고 있는 기업의 위험성을 과도하게 부풀려 시민들에게는 불안감을 주고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당시 의회는 앞으로 수많은 기업을 유치해야 할 익산시가 사안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않은 채 특정 기업을 폭발 위험이 있는 업체로 단정 짓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부송동 쓰레기소각로 해체 및 이전 또한 현재까지 뚜렷한 해결책이 보이지 않고 있는 것이 사실. 부송동에 위치한 신재생자원센터를 해체 및 이전하고 자원회수시설로 전환하는 데 소요되는 재원조달 방안이 마련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 시장은 소각장 이전의 경우 먼저 광주광역시에서 이미 소각장 발암물질이 검출돼 해체 및 이전이 검토되고 있는 상황이며 고체연료화를 통한 재생에너지로 사용하면 엄청난 수익이 창출될 수 있다는 검토결과도 나와 있다고 설명하면서, 무엇보다 먼저 인구 밀집지역과 가까이에 위치해 있어 불안한 소각장을 어떻게 해서라도 해결해 내겠다는 취지라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가뜩이나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는 재정비상체제 속에서 수백억원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 박 시장의 공약이 과연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 100만원 월급 지급.. 로컬푸드 활성화 전제돼야 로컬푸드와 관련, 박 시장은 이를 전면적으로 시행해 지역 농촌의 노인들에게 매월 100만원 이상의 월급을 지급하고 도심 주민들은 안전하고 신선한 먹거리를 공급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는 농가의 노인들이 로컬푸드 매장에 입점해 100만원 이상의 매출을 거둘 수 잇도록 노력하겠다는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 시는 고용을 통한 월급 지급이 아니라, 시가 로컬푸드 사업을 전면적으로 시행할 경우 매장에 입점한 노인들이 월 100만원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와 관련 지난 8일 통리장, 부녀회장, 영세농, 4대종교, 단체인 등 2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로컬푸드 사업설명회를 개최했다. 시는 본격적인 사업 추진에 앞서 열린 이날의 행사를 통해 로컬푸드 사업 전반에 걸친 추진방향을 밝혔으며, 어양동 근린공원 인근에 로컬푸드 직매장을 건립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시에 따르면, 로컬푸드 직매장은 총사업비 12억5,000만원을 투입해 오는 11월말께 공사에 착공해 2015년 6월 준공될 예정이며, 시는 농가조직에 내실을 기하기 위해 농업기술센터 소장을 단장으로 17명의 TF팀을 구성해 생산농가를 조직하고 단계별 교육을 추진할 예정이다. 송승욱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