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북도 유형문화재 이어 국가에서 인정하는 보물로
다시 태어나는 보물과 함께 익산불교의 구심점 되길

◇ 조선 후기 봉안 형식 알려주는 걸작

도심 한복판, 지역을 대표하는 도심포교당 안에 석가여래삼불좌상을 협시(脇侍)하고 있는 입상. 온화한 미소를 입에 머금은 이 입상은 조만간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거듭날 예정이다.
지난 20일 문화재청은 익산 관음사 목조보살입상(益山 觀音寺 木造菩薩立像)을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

관음사 목조보살입상은 석가여래삼불좌상을 좌우에서 보좌하고 있는 4구의 보살상 가운데 하나로, 조선 후기 불전의 봉안 형식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주고 있는 걸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미 지난 2009년 12월 18일 그 문화재적 가치를 인정받아 전라북도 유형문화재 제218호로 지정된 바 있는 목조보살입상은, 방형의 긴 얼굴과 좁은 어깨, 형식화된 옷 주름의 표현 등 17세기 보살상의 양식적 특징을 잘 나타내고 있다.
특히 지정에 앞서 2008년 10월 17일 관세음보살 입상 이운과정에서 불상 조성기, 나무묘법연화경 2권, 두루마리로 된 다라니 2점, 고문서 등의 성보문화재가 발견됐는데, 발견된 복장유물 중 만력 33년(1605)에 작성된 발원문에는 ‘북암이 병란 때 불타 다시 불사했고, 1605년 문수, 보현, 관음, 지장, 약사, 미타, 지장탱, 시왕탱 등을 원오, 충신, 청허, 신현, 신일비구가 조성했다’고 기록돼 있어 17세기 초 조각승들의 활동과 조각 전통의 계승을 살펴볼 수 있는 중요한 불상이다.
발원문에 기록된 이들이 모두 남아있거나 북암의 현재 위치가 파악되지는 않았지만, 17세기 초 제작된 이후 현재까지 보존상태가 좋고 시대성이 반영된 양식적 특징을 지닌 점, 정확한 제작연대와 제작자, 유래 등을 알 수 있는 문화재로 그 가치가 중요시 여겨져 복장유물과 함께 전라북도 유형문화재로 지정됐다.

◇ 온화한 미소 가진 경배의 대상

익산지역에서 탄생할 또 하나의 보물 소식에 기쁜 마음으로 한걸음에 관음사를 찾았다. 하지만 도심 한복판 골목길 사이에 자리한 관음사를 찾는 것은 만만치가 않다.
가을하늘 우거진 수풀에 시원한 산바람은커녕 밖에서 보기에는 사찰이 아니라 보통 일반 건물과 다를 바가 없다. 다행히 일주문이 있어 비로소 사찰임을 알 수 있다.
익산 관음사는 시내 중심가에 위치해 이리불교대학과 각 신행단체가 입주해 있어 익산불교의 중심역할을 하고 있는 사찰이지만, 이날 경내는 이상하리만치 조용했다.
창건 당시 봉안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는 목조보살입상은 원래 건물 2층의 이리불교대학 강의실에 모셔져 있다가 2008년 3층 법당에 봉안돼 이를 찾는 불자들의 경배의 대상이 되고 있다.
조심스러운 발걸음으로 3층을 향했다.
여느 사찰과 구조 자체가 다른 것은 사실이지만, 문을 열자마자 코끝을 찌르며 이상하리만치 마음의 안정을 가져다주는 향내는 영락없는 사찰 대웅전이다.
두 명의 보살이 정결하게 경배하는 모습에 한참을 문 앞에 서 있었다. 이내 절이 멈추고 그제야 비로소 간단한 눈인사를 나누고 목조보살입상 앞에 섰다.
좋은 소식을 가지고 와서인지 반기는 목불의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법당에 봉안돼 있는 목조보살입상의 크기는 높이 152.5cm, 폭 33.7cm의 크기로, 고개와 배를 약간 앞으로 내민 채 정면을 향해 당당한 자세로 서 있다.
얼굴은 이마부분이 넓고 사각형에 가까운 편이고 눈은 두툼한 편으로 반쯤 감고 있으며, 궁형(弓形)의 눈썹이 코로 이어지면서 콧날이 날카롭게 묘사됐다. 입술의 끝부분을 약간 올려 미소를 띠고 있는 입 등 이목구비가 조화를 이루고 있으며, 머리에는 이마에 보발(寶髮)이 한 줄 표현되고 머리 위에 가늘고 긴 상투가 남아있고 보발 중 일부는 귀 앞을 지나 귀 뒤로 흘러내려 어깨 위에서 몇 가닥 묶은 뒤 어깨 앞뒤로 자연스럽게 흘러내리고 있다.
목은 삼도(三道)가 가지런히 그어져 있으며 얼굴에 비해 어깨는 좁은 편으로, 가슴 앞을 넓게 틔워 안에는 평평하게 군의(裙衣)를 입었는데 그 위로 간단한 영락장식이 흘러내렸다. 두 손에 걸쳐 발 아래까지 길게 흘러내린 옷자락은 다소 형식화돼 딱딱한 느낌을 주며, 배 밑으로 흘러내린 옷자락의 주름 역시 중간이 끊어져 있다. 약간 벌리고 서있는 두 발의 발등 위 부분까지 상의(裳衣)가 덮여 있고, 다리 사이로는 신대(紳帶)가 길게 늘어져 있다.

◇ 도심 속 관음사는

갈산동 31-9번지에 위치한 관음사의 역사는 1900년대 초 일제강점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일본 사찰로 일본인들의 신행도량으로 사용하던 것을 1960년대 초까지 원불교에서 교당으로 사용했다. 이를 안타까워했던 정복연화 보살이 원불교에서 이를 구입해 금산사에 기부, 제17교구 말사로 등록되면서 조계종과 인연을 맺게 됐다.
이후 일화스님 주지 재임당시인 1990년대 초 불교대학을 개설하면서 현재까지 1,000여 명의 졸업생을 배출하는 등 지역을 대표하는 도심포교당으로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불교대학을 운영하며 지역을 대표하는 사찰로 명성을 다져온 관음사는 수행과 전법의 기치를 내걸고 지역 중심도량으로 그 역할을 다하고 있다.
부처님의 가르침인 중도와 연기사상을 몸소 실천하며 익산지역의 불교를 이끌어나가고 있는 익산 관음사.
국가의 보물로 다시 태어나는 목조보살입상과 함께, 관음사가 익산불교 발전의 구심점 역할을 해 나가며 도량으로 더욱 발전해 나가기를 바라본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