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선6기 박경철 호가 출범한 지 어느덧 100여일 지났지만, 그간 시정운영이 불통과 독단으로 이뤄진 것은 물론 의회와의 갈등으로 인해 주요 공약사업이 원활하게 추진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아직까지도 그 모습을 구체적으로 드러내지 않고 있는 주요 공약사업들이 제대로 추진되고 있는지, 익산시가 시급히 해결해야 할 주요 현안들은 무엇인지, 앞으로 익산시가 원활한 시정운영을 위해 나아갈 방향이 무엇인지 들여다보고 향후 4년을 내다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편집자 주> 
글 싣는순서 Ⅰ. 공약의 허와 실
Ⅱ. 독단과 독선, 갈등
Ⅲ. 방향성 ◇ 위기의 박경철 박경철 시장이 취임한 지 어느덧 140여일이 지나고 있다. 4년의 임기에 비해 짧은 초기의 시기이지만, 11전 12기의 성공신화를 이뤄내며 당선된 박 시장이 그 고유의 색깔을 드러내기에는 충분한 시간이다. 실제로 그동안 익산시장 박경철의 색깔이 확연히 드러났다. 특정 정당이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지역에서 무소속이라는 이름으로 홀로 외로이 서 있는 단체장, 이것이 현재 박 시장의 모습이라는 여론이다.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 혐의로 기소된 박 시장은 지난 7일 열린 첫 공판에서 고의성이 없었음을 주장하며 공소사실을 대부분 부인했다. 재판을 마치고 나온 박 시장은 “시민들에게 심려를 끼쳐 죄송하고, 재판에 성실히 임해 시민의 선택이 옳았음을 증명해 보이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생사의 갈림길에 서 있는 위기의 상황인 것만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동안 박 시장의 주요 공약과 사업 추진은 여론과 의회의 벽에 부딪혀 줄줄이 물거품이 됐다. 가장 주된 이유로 언급되고 있는 것은 소통부재. 부채청산, 광역상수도 전환, 시청 일부 함열 이전, 모현 우남아파트 긴급대피명령, 신한류 테마파크 조성 등이 그 예다. 이들 현안들은 모두 의회와의 소통이 부족했거나 시민들의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했으며, 사업 추진에 앞선 면밀한 준비 및 검토가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의회와의 갈등, 시민 불안감 조장 등 섣부른 행정으로 지역갈등을 야기하며 지역발전의 동력을 소모했다는 지적이다. 취임 당시의 포부대로 공약사업을 추진하며 시를 이끌어가기보다는 넘치는 열정과 의욕만 있을 뿐 방향을 제대로 찾지 못해 제자리걸음 내지는 뒷걸음질을 치고 있다는 지적을, 박 시장이 변화된 모습으로 극복해 내야 한다는 여론이다. ◇ 눈과 귀를 열어 달라 익산시는 지난 5일 전 부서에 ‘언론보도 대응 및 조치계획’을 배부했다. 직원들의 새로운 언론관 정립으로 올바른 홍보방향을 설정하기 위함이라는 이유를 내세웠지만, 지역 내 주요언론들은 보도를 통해 ‘유신 및 5공 시절 회귀’, ‘언론 재갈’ 등의 내용들 담아 날카롭게 지적했다. 이는 이른바 ‘언론 길들이기’에 나서려는 박 시장의 의중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과 함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민주적인 시스템이 만들어져 있는 상태에서 굳이 과거의 모습을 답습하는 것은 언론을 탄압하고 재갈을 물리려는 시도라는 지적이 줄을 이뤘다. 이에 앞서 시는 의회의 자료요구에 대한 절차를 강화했다. 지난달 15일 입법예고된 ‘익산시의회 서류제출 및 출석요구 등에 관한 처리 규정’은 의회가 요구한 자료에 대해 시장의 결재를 의무화하고 있다. 또한 출석요구에 대해서는 시장에게 즉시 보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는 앞서 벌어진 시정 질문 관계공무원 전원 불참이라는 초유의 사태로 말미암아 의회가 감사원 및 상급기관에 감사를 청구한 것에 대응한 조치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를 두고 시의회에서는 대의기관인 의회를 경시하고 지방자치를 무력화하려는 의도가 다분하다는 지적이 빗발쳤다. 실제 지난 10일 열린 익산시의회 제181 임시회 중 기획행정위원회의 감사담당관 주요업무결산보고는 무려 세 차례에 걸쳐 정회 소동을 겪는 등 파행이 빚어졌다. 위기에 처해 있는 현시점이야말로, 박 시장이 의회나 언론 길들이기가 아니라 다시 한 번 뒤를 돌아보고 주위의 지적과 충고에 눈과 귀를 활짝 열어야 한다는 여망이다. ◇ 소통의 리더십 ‘절실’ 그간의 소통부재, 그 내면에는 자신만 옳다고 고집하는 박 시장의 아집이 숨어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수차례의 선거 동안 낙선의 고배를 마셨던 박 시장이 극적으로 당선돼, 그간의 한을 풀어놓고 있는 것이라는 이야기도 적잖이 흘러나오고 있다. 박 시장이 시민들의 지지에 힘입어 당선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는 시의원들 역시 마찬가지다. 양자 모두 시민의 손으로 선출된 대표이기에, 나만 시민을 대표한다고 착각하는 순간 매우 위험한 상황에 빠지게 된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시민 정 모 씨는 “기본적으로 지자체는 집행부와 의회라는 두 개의 수레바퀴로 굴러가는 것이며, 어느 하나의 바퀴만으로는 불가능한 일”이라며 “그간 줄곧 의회의 벽에 부딪혀 왔던 박 시장의 경우에는 의회의 협조와 이해를 구해야 할 필요성이 더욱 크다“고 말했다. 또한 “반쪽짜리 지방자치제도 아래서 지자체는 중앙부처를 상대로 고개를 숙이는 게 현실이며, 이는 익산시뿐만 아니라 어느 지자체라 할지라도 마찬가지”라며 “시장 한 사람의 역량만으로는 한계가 있고, 지역 정치권은 물론 국회의원과 힘을 합해야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의원들과 머리를 맞대고 서로간의 의견을 주고받거나 국회의원을 활용해 중앙정부와 국회의 문을 두드리는 것은, 힘겨루기 따위에서 지는 것이 아니라 지역발전을 위해 시장이 해야 할 당연한 대의명분”이라며 “시민이 시장이라는 기치를 내세운 만큼, 무엇이 시민의 목소리고 무엇이 시민을 위한 길인지 시민운동가가 아니라 지방자치단체의 장으로서의 심사숙고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그는 지도자의 자질이 ‘소통능력’에 있음을 강조하며 “리더인 시장이 시 행정에 관한 모든 분야에서 최고가 될 수 없기에, 수십 년간의 경험과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 공무원들을 요소요소에 배치하고 이를 아우를 수 있는 소통 능력이야말로 리더가 가장 먼저 갖춰야 할 덕목”이라면서 “특히 행정 경험이 전무한 박 시장의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고 강조했다. 송승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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