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대칭 VS 대칭, 공론화 필요

익산시의회 임형택 의원이 미륵사지석탑 복원계획에 대한 시민 공론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지난달 28일 제182회 익산시의회 제2차 정례회에서 5분 발언에 나선 임 의원은 “현재 우리 익산에서는 역사와 후대에 길이 남을 중요한 일, 바로 미륵사지 석탑 복원이 진행되고 있다”면서 “전라북도와 대행협약을 체결하고 복원공사를 진행하고 있는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는 그간 수많은 회의와 검토를 거쳐 6층 비대칭 복원과 대칭 복원에 대해 논의했고 최종적으로 6층 비대칭 복원으로 결정해 복원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최근 미륵사지석탑 복원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석탑 모양과 관련해 이견이 크게 표출되고 있다”고 밝혔다.

보수정비안(6층 전체복원) - 사진출처 국립문화재연구소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가 6층 비대칭 복원 결정의 근거로 제시하고 있는 것은 문화재로서의 가치 저하다. 6층 비대칭은 신부재를 38%를 사용하는데, 과다사용하게 되면 문화재의 가치가 저하된다는 것.
또한 비대칭이라 하더라도 과학적으로 모형실험을 한 결과 한쪽으로 하중이 몰려 붕괴될 위험 없이 구조적으로 안전하며, 향후 9층으로 원형 복원하고자 할 경우 일부 해체 후 복원공사가 가능하다는 점을 이유로 들고 있다.
아울러 우리가 확인해 알고 있는 모습은 바로 6층 비대칭모습으로 이 또한 역사이며, 더 이상 붕괴되지 않도록 일제가 시멘트 작업을 해놓은 것뿐이라는 주장이다.

반면 6층 대칭복원을 주장하는 측은 신부재를 68% 사용하더라도 베니스 헌장 등에 따르면 문화재로서의 가치에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소형으로 만든 모형실험은 충분치 않고, 비대칭으로 복원할 경우 한쪽으로 100톤 이상이 하중이 생겨 붕괴위험이 있으며, 6층까지 모두 대칭 복원하는 것이 차후 하중문제 등 안전성이 보장되면 9층까지 복원하기에도 용이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미륵사지석탑은 익산시민의 자존심으로, 1915년 일제가 시멘트를 덧씌워놓은 모양을 복원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며 문화유산의 파괴 행위라는 입장이다.

보수정비안(6층 부분복원) - 사진출처 국립문화재연구소

이에 대해 임 의원은 “문화재는 결국 시민, 도민, 국민들이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인식하느냐가 중요한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1998년 구조진단 후 해체부터 2013년 착공하기까지 15년 동안 익산시민, 전북도민, 국민들은 제대로 소식을 접할 길이 없었다”면서 “국보 제11호를 복원하는 계획임에도 불구하고 시민적, 국민적 공감이 너무나도 부족했음은 분명한 사실”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특히 6층 비대칭 복원은 차후 9층까지 원형을 복원하려 할 경우, 다시 해체작업을 거쳐야 하는데, 이는 수천억원의 예산을 또 다시 낭비하게 되는 일이기에 9층 원형 복원은 시도조차 할 수 없는 요원한 일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임 의원은 이어 “시민들과 공론의 자리를 만들고 알려야 하며, 특히 공론을 통해 결국 6층 비대칭으로 최종 결정된다 하더라도 공론의 자리는 꼭 필요하다”면서 “그 과정 자체가 시민, 도민, 국민의 관심과 공감을 높이는 일이 될 것이며, 역사교육의 소중한 과정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내년 여름으로 예상되는 백제역사유적지구 세계유산 등재 이후 미륵사지를 찾는 사람들이 석탑 복원의 계획과 의미를 느끼고 배우고 매력에 감동할 수 있도록 하는 홍보 전략과 예산수립을 강구해야 한다”며 익산시와 전라북도의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했다.
마지막으로 임 의원은 “우리 선조들은 동아시아 최대의 미륵사지 석탑이라는 찬란한 문화유산을 남겨줬다”면서 “미륵사지석탑은 익산의 자존심이고 자긍심이며 전북도민의 염원이 깃든 문화유산이고 백제의 생명이기에, 아무쪼록 미륵사지 전체 복원의 그날을 꿈꾸며 후대에 부끄럽지 않은 문화유산을 남겨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 시민들 반응은?

이에 앞서 임 의원은 자신의 블로그에 미륵사지석탑 복원 추진 과정에 대한 자세한 설명과 함께 시민들의 의견을 구하고 나섰다. 시민들은 블로그 덧글을 통해 각기 다양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닉네임 로빈 누리꾼은 “개인적으로는 구조적 문제가 없을 경우엔 해체 전의 미륵사지 석탑 모양 그대로 복원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어렸을 때 보았던 탑의 모습은 시멘트로 발라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큰 인상을 남겼었습니다. 어차피 전체 복원의 모습은 이미 한 편에 세워져 있으니, 이전의 모습을 간직한 해체 전 미륵사지 석탑 모형으로 세우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닉네임 주뜻 누리꾼은 “무너진 비대칭복원은 물론 역사적 일을 기억한다는 의미는 있지만 복원이란 말에 맞게 저는 대칭으로 완벽복원이 되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1915년 당시의 모습으로 복원한다는 것은 아닌 듯 싶습니다. 최초의 원래모습 원츄ㅋㅋ 물론 기록은 철저히 남겨야겠지요”라는 반응을 보였다.

훈공이라는 닉네임의 누리꾼은 “세월의 흔적은 유물의 역사적 사실로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신부재 기술력을 최대한 활용해 원형대로 복원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라고 전했다.
콜핑군산수송이라는 닉네임의 누리꾼도 “가장 아름다운 것은 원형보존이라 생각됩니다. 세월의 흔적과 탑의 흥망도 역사이며 탑이 가지는 가치입니다. 잘 복원된 모습도 근처에 존재하고 스토리가 살아서 역사를 만들듯 원형에 가깝게 복원하는 것이 답일 때 원형은 비대칭이 맞다고 봅니다”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닉네임 라임은 “이런 고민이 있는지 알려주시지 않았다면 시민들은 모르고 지날 뻔 했습니다. 왜 이러한 중요한 사안들을 공개적으로 수렴하지 않고 있는지.. 의원님 덕분에 알게 됩니다. 저는 좌우대칭 원형복원에 한 표를! 일제 시대 아무 생각 없이 한쪽을 시멘트 발라놓은 모양도 역사라고 그런 식으로 복원하는 것은 좀 이상한 발상이라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반면 닉네임 jjubon 누리꾼은 “저 역시 무너질 듯한 모습이긴 하지만 어릴 적 봤던 그 모습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복원이 이루어지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대칭복원을 하는 것은 새로 짓는 거나 별반 차이 없을 거란 생각이 들며 본래의 모습을 상실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닉네임 익산어양셀프 누리꾼은 “후세에 남기고자 했던 조상들의 슬기는 완벽한 석탑이었을 것입니다. 이제라도 완벽한 복원으로 후세에 전해졌으면 좋겠습니다. 숭례문이 불에 탓다고 남은 건물만을 남긴다면 얼마나 초라하고 안타까울까요. 후세에 얼마나 부끄러울까요”라는 반응을 보였다.

닉네임 qcost 누리꾼은 “이번에 복원하는 모든 과정들도 역사에 기록될 것이기에 원형 그대로의 복원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밝혔다.

반면 jwk라는 닉네임의 누리꾼은 “대칭복원이 당연합니다. 왜 어떻게 복원되는지 이런 사실을 국민들에게 충분이 알려야 합니다. 국보 11호 석탑은 인류문화의 유산이며, 1400년 백제문화의 보고이고, 시원적 석조문화입니다. 잘못된 문화재 복원은 숭례문 복원으로 끝내야 하고 미륵사지석탑 복원은 국민이 지켜내야 합니다. 문화재연구소는 비대칭 복원을, 대칭복원으로 변경해야 합니다”라고 주장했다.

닉네임 akimm 누리꾼은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 문화부입니다. 저희 총무원 문화부 입장도 6층 대칭복원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라고 밝혔다.

닉네임 두드림삼촌 누리꾼은 “저는 백제 역사 문화에 관심이 많은 시민입니다. 고도육성 아카데미1기를 수료했고 일본 오사카, 교토, 나라 등도 탐방하는 열성도 있습니다. 문화재나 역사유산은 함부로 손대면 안 됩니다. 현재의 형편이 자금이 부족하거나 복원능력이 부족하면 늦추어 충분한 힘을 갖춘 후에 시작하면 됩니다. 비대칭 복원에 반대합니다. 1400년 전 판축 기법으로 다진 지반이 100T의 무게를 어떻게 견딜 것이며 앞으로 9층 복원의 무게는 어떻게 감당할지 걱정이 앞섭니다. 일제가 100년 전에 무성의하게 발라놓은 석탑의 모습은 상상도 하기 싫은 복원입니다. 국보1호 숭례문의 복원 실패 사례가 재현되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1400년 전 무왕과 왕비가 국력을 경주하여 정성으로 건축한 유산을 우리의 무성의로 훼손하는 어리석음을 저지르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이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후 답지하는 관광객으로 활성화된 일본의 예를 비추어 보면 방향성이 맞으면 복원 시점은 그리 급하게 하지 않아도 된다고 봅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닉네임 햇농 누리꾼은 “복원은 원형복원을 전제한 말이 아닐까요? 일제가 덧칠하기 전에도 비대칭이었는지 왜 그랬는지도 알려야 하지 않을까요? 원형복원을 전제로 충분한 검토와 연구를 한 후 시간에 구애받지 말고 충실히 복원되면 좋겠습니다. 더구나 일제에 의해 비대칭으로 되었다면 그것을 역사로 전제하고 그 모습으로 재현한다는 것은 웃기는 일이 될 것 같습니다”라고 밝혔다.

seok1528이라는 닉네임의 누리꾼은 “정말 마음고생들 많으십니다. 대칭복원을 주장하시는 분들과 비대칭복원을 주장하시는 분들의 의견은 조금도 나무랄 데 없는 고견들입니다. 일반시민들의 문화재를 사랑하는 애정을 감동 깊게 느꼈습니다. 문화재복원에 있어서 구부재를 68퍼센 사용한다고 해서 문화재 가치가 떨어진다고는 보지 않습니다. 최대한의 구부재를 사용해야된다고 생각합니다. 긴 안목으로 안전성과 구부재의 퇴석현상(풍화현상)을 점검하여 부슬거리는 구부재를 사용할 수는 없을 것이고요. 점검 기준도 애매해 보입니다. 석재의 강도만 다소 양호하다고 판단되면 심하게 마모됐다고 하더라도 그랭이질 기법을 써서라도 구부재를 최대한 많이 사용해야 된다는 생각이고요. 비대칭복원에 대해서는 여러 차례 학술적, 역사성, 문화재 전문가들로 부터 검토와 회의를 거쳐 결정한 사안이므로 문화재청의 결정에 따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서로 자기 의견에 대한 목소리들을 높일지라도 긍정적으로 관심과 애정의 표현이므로 잘 진행되어 가는 현상이라 생각합니다. 나중에 어떤 방향으로 복원이 됐든 서로 역사의 중대한 사업을 마무리 하느라 고생들 많이 했다고 서로 격려하며 웃을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