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예결위 간사로 활동하며 국가예산전쟁에서의 사령탑으로, 또는 30분 단위 행보로 익산지역 해묵은 6대 과제를 모두 해결한 뚝심의 정치인으로 조명을 받고 있는 국회의원.
턴키발주 된 익산 KTX 역사의 설계변경이나 시 구간 도로인 중앙지하차도 확장공사에 국비 투입 등 사상 최초·전국 최초라는 신화를 쓰고, 앞으로도 이를 지속적으로 이어가겠다는 포부를 밝힌 국회의원.
왼쪽 다리 골절이라는 부상에도 불구하고 휠체어를 탄 채 지역 곳곳의 주민들을 직접 만나며 의정보고회를 하고 있는 이춘석 의원에게, 지난 6년여 간의 국회의원 활동에 대한 소회와 함께 총선을 앞두고 가지고 있는 포부와 각오, 그리고 향후 익산지역이 발전하기 위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 지난 제18대 의원에서부터 현재 제19대 의원에 이르기까지, 지난 6년여에 대해 간단하게 총평을 해 주신다면.

18대 국회는 국회 안에서나 밖에서나 투쟁의 연속이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후 첫 검찰총장 후보자를 청문회에서 낙마시킨 것이 그 절정이었다. 검찰총장 후보자가 낙마한 것은 사상 최초의 일이었다. ‘저격수’나 ‘법사위 4인방’이라는 별칭도 모두 그 때 얻은 것이다.

그 과정을 통해 ‘정치인 이춘석’이 다시 태어났다고 생각한다. 후반기엔 법사위 간사를 하면서 지역적 현안도 많이 풀어냈다. 착공을 앞둔 익산역 지상역사를 선상역사로 바꿔야 한다고 했을 때 단 한 명도 된다고 하는 사람이 없었다. 철로 위에 드러눕겠다고 버티자 국토부가 물러섰다. 그래서 지금 완공된 선상역사를 보면 뿌듯할 수밖에 없다.

19대를 시작하면서는 지역에 제대로 기여해보겠다는 결심을 했다. 도당위원장을 맡자마자 전북의원들을 계수소위에 넣기 위해 틈만 나면 당 지도부를 찾아다녔다. 다행히 5년 만에 전북 몫을 2년 연속으로 따낼 수 있었고 이번에 제가 예결위 간사를 맡으면서 익산의 웬만한 현안들은 거의 해결할 수 있었다.

천운이었다고 생각한다. 국회의 가장 큰 기능인 법안과 예산심사의 사령관을 맡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법사위 간사와 예결위 간사를 모두 겸한 경우는 없었다는 얘기를 듣고 있다.

◇ 지난 6·4지방선거는 새 정치에 대한 시민들의 열망이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던 선거였다고 할 수 있는데, 새 정치는 무엇이며 시민들의 열망을 채워줄 수 있는 어떤 실천을 해왔는지.

지난 지방선거 전후로 ‘새 정치’가 정가의 화두가 되면서 이 질문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 결론은 ‘기본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정치의 기본이란 국민의 뜻을 잘 헤아리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중에서도 힘없고 돈 없는 서민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이 더 중요하다. 약육강식의 논리가 지배하기 쉬운 자본주의 사회에서 이를 막아주고 보호해주는 것이 정치의 참다운 역할이기 때문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께서 ‘정치는 가난한 자를 위한 것’이라고 한 이유도 이와 같을 것이다.

그러나 지방선거를 결과를 보면, 우리 새정치민주연합은 민의를 읽는데 실패했고 이렇다 할 대안도 제시하지 못했다. 도당위원장을 사퇴하고 백의종군을 선언한 것도 이에 대한 반성이었다. 서둘러 패배를 잊고 지도부를 교체하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바닥부터 반성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봤다.

지금 새정치민주연합이 당 대표 선거를 앞두고 이런 저런 말들이 많지만, 아직도 정작 중요한 것은 놓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한다. 남은 임기 동안 저부터 진중하게 실천해 나가면서 시민들의 마음을 얻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 익산시의 현안 중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될 문제는 무엇이며, 해결방법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

이번에 예산심사를 시작하면서 익산시에서 가장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주력사업 6개를 선정해 발표한 바 있다.

▲익산시민의 자존심 문제가 된 국립익산박물관 승격 ▲안전문제가 시급한 평화육교 재가설 ▲서부권역에 한 곳도 없는 수영장 설치 문제 ▲익산 광물자원 전시홍보센터 ▲고도라는 이유로 재산권 행사를 제한받아 온 주민들에 대한 고도 주민지원 사업 현실화 ▲만성적 침수문제를 해결할 황등 배수개선사업 등이 그것이다.

이 중 ▲황등 배수개선사업 기본조사비 6억 ▲익산 광물자원 전시홍보센터 2년 간 20억 ▲고도 주민지원사업 현실화 사업 총사업비 80억은 아예 정부 단계에서 국비 확보를 확정짓고 들어갔고, 국회 심의단계로 넘어온 ▲국립익산박물관 승격 ▲서부권역 다목적체육관 ▲평화육교 재가설 사업 문제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던 덕분에 결국 대부분 소정의 결실을 맺었다.
앞으로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끝까지 관심을 갖고 노력하겠다.

◇ 지역 정치권(국회의원)과 익산시와의 소통 부재에 대해 걱정과 우려가 많은 것이 사실입니다. 어떤 관계를 견지하실 생각이며, 어떻게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하시는지.

예결위 간사가 된 후 지역을 위한 예산을 한 푼이라도 더 따고 싶었지만 익산시가 시 예산이 1원이라도 매칭되는 사업은 할 수 없다고 해서 정말 안타까웠다.

그러나 예산전쟁은 내부에서 씨름할 여유를 주지 않는다. 그래서 대신 국립박물관, 농업기술실용화재단, 소스산업화센터 등 모두 국비가 지원되는 성장동력 산업 유치에 애를 썼다. 결과적으로 모두 성공적으로 예산을 실을 수 있었다.

제가 이 문제를 놓고 익산시와 논쟁을 시작했다면 오히려 더 많은 기회를 놓쳤을 것이다.
공인은 개인보다 공적인 일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 익산시와 시민을 위한 일이 어떤 일인지를 중심에 놓는다면 결국 소통은 이뤄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민심은 천심이다. 그리고 모든 일은 순리대로 돌아간다고 생각한다.

◇ 지금까지 많은 일들을 해오셨습니다만, 지역 국회의원으로서 남은 임기 동안 꼭 해내고 싶은 일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무엇이든지 임기 내에 다 끝내려고 하면 그것은 제 개인적 욕심일 뿐이지 일을 그르치기 쉽다. 만약 그런 욕심으로 일을 했다면 KTX 선상역사 문제나 익산국립박물관 승격, 국가식품클러스터 등등의 문제는 처음부터 손도 대지 않았을 것이다. 저는 다만 그 일이 언제 빛을 보든 10년 후에 익산을 위해 지금 초석을 놓고 기반을 닦는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국회의원이야 4년 하면 그만이지만 익산에서 우리의 아이들이 떠나지 않고 살 수 있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올해는 KTX 선상역사, 국가식품클러스터 등의 성장동력 사업 외에 익산 국립박물관, 농업기술실용화재단, 소스산업화센터라는 새 동력산업을 유치하고 예산을 반영하는데 성공했다.

농업기술실용화재단은 익산을 농생명산업의 수도로 발돋움하는데 발판이 되어줄 것이고, 식품산업의 반도체로 불리는 소스산업화센터는 국가식품클러스터와 함께 익산을 식품산업의 메카로 키워줄 것이다. 또한 국립박물관은 익산을 백제문화의 중심지로 키우는 지렛대 역할을 할 것이다.

따라서 올해는 19대 국회의 마지막 해로서 일을 끝내겠다는 욕심보다는, 이러한 새로운 동력들이 제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일에 매진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 다가오는 총선에서, 시민들에게 어떤 부분을 중점적으로 홍보하고 어필할 것인지.

지난 7년간 일하면서 느낀 것은 그저 말없이 최선을 다하고 그러한 과정에서 성과를 내면 굳이 소란스럽게 떠들지 않아도 여러분들께서 그 노력을 알아주신다는 점이다. 18대 선거에선 57.3%의 득표율을 얻었지만 19대 선거에선 78%의 지지를 보내주셨다. 물론 앞으로 더 잘 하라는 격려와 채찍의 의미가 더 컸겠지만 그래도 4년간의 의정활동을 지켜보시며 한 번 더 맡겨볼만하다고 믿어주신 결과가 아닐까 한다.

전국적으로 이름을 알릴 수 있는 원내수석의 자리를 마다하고 예결위 간사를 맡았던 것도, 화려하게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은 아니지만 시민들께서 저를 믿어주신 만큼 지역을 위해 역할을 하는 것이 이에 보답하는 길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내년 총선도 그런 마음으로 임하려고 한다. 내가 잘한 것을 자랑하기보다, 무엇이든 믿고 맡길 수 있는 적임자는 역시 이춘석이라는 믿음을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 3선 국회의원이 된다면, 향후 거취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있으신지.

초선 때와 재선 때는 실제 할 수 있는 일의 범위도 다르고, 볼 수 있는 시야도 달라지는 것이 사실이다. 하물며 3선은 또 다를 것이다. 제가 할 수 있는 역량이 더 많아지는 만큼 그것이 지역과 지역주민들을 위해 더 많은 기여로 이어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뿐이다.

다만, 저의 개인적 거취보다는 당을 먼저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는데 지난 7년의 시간을 통해 우리는 1% 부자를 대변하는 정당이 정권을 잡았을 때 서민들의 삶이 얼마나 피폐해 수 있는지 절실히 느끼고 아프게 경험했다. 이는 정부의 실정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국민들의 요구를 읽어내지 못하고 대안조차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야당의 책임이 훨씬 더 크다고 본다. 당이 철저한 자기반성을 통해 바로 설 수 있도록 제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있다면 사력을 다할 것이다.

◇ 시민들께 전하고 싶은 말씀.

시민 여러분께서 지지해주시고 도와주셔서 지난 한 해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었다. 올 한해는 전북과 익산이 앞으로 발전해나가는 데에 탄탄한 기반을 마련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이 사업들이 예산확보에 그치지 않고 제대로 뿌리내릴 수 있도록 끝까지 관심 갖고 추진해 나갈 것이다. 그리고 시민여러분을 찾아뵈며 더 많이 듣고 많이 배우며 시민들과 함께 보다 나은 익산을 만들어 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따끔한 충고와 따뜻한 관심 부탁드린다.

시민 여러분께서도 올 한해 더욱 건강하시고 뜻 하시는 바 모두 이루시기를 기원 드린다.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