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이 시장이다’라는 기치를 내걸고 출범한 민선6기 박경철 호는 그간의 시정운영에 대해 대체적으로 낙제점을 받고 있다.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지난 6개월간의 시정운영에 대한 질문에 응답자의 44.9%가 매우 또는 대체로 잘못하고 있다는 부정적 평가를 했다. 또한 ‘시민이 시장이다’라는 정책기조가 시정운영에 반영되고 있는 정도에 대해서도 응답자의 55.4%가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민선6기가 내세운 수많은 공약들에 앞서, ‘시민이 시장이다’라고 내건 기치에 맞게 시민을 최우선으로 하는 민선6기 박경철 호의 변화된 모습이 우선적으로 요구되는 이유다.

부채문제 해결의 열쇠가 될 산업단지 분양, 역사적인 국가식품클러스터 기공에 발맞춘 기업 유치, KTX 호남고속철도 전면 개통 및 역세권 개발, 국립익산박물관 승격과 백제역사유적지구 세계문화유산 등재 등이 향후 익산 발전의 주요 밑바탕이 될 것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불통으로 인한 갈등과 반목, 무소불위 등으로 점철돼 온 박경철 시장의 변화가 우선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적잖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1심 재판에서 당선무효형에 해당하는 벌금 500만원을 선고 받으며 절체절명의 위기에 봉착한 박 시장이, 익산 발전을 위해 선택하고 집중해야 할 부분은 다름이 아니라 스스로의 눈과 귀를 여는 것이라는 주장이다.

최근의 여론조사 결과에서 나타난 것처럼 위기에 처해 있는 박 시장이 다시 시민들의 신뢰를 얻고 위기를 극복하고 난관을 헤쳐 나가기 위해서는, 각종 공약사업 추진을 통한 가시적인 성과에 앞서 변화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여론이다.

우선 지역 정치권과의 원활한 소통이 요구된다.

지역 국회의원들을 비롯한 정치권과의 공조는 열악한 재정에 단비가 될 국가예산 확보의 바로미터다.

하지만 지난 8개월여 간의 모습을 보면, 시 재정상황을 이유로 애써 따낸 국비사업을 포기하거나 보류하는 경우가 적잖았다. 특히 서부권역 다목적체육관 건립이나 평화육교 개설 등은 시민들의 생활과 밀접하거나 안전과 직결된 문제이기 때문에 익산시의 소극적인 태도에 많은 지적이 일었다.

이와 관련해 수차례에 걸쳐 장차 전북도 발전을 위한 미래성장동력 사업들을 발굴해 달라는 요청을 해왔던 이춘석 의원은 “전주를 비롯한 도내 주요 도시들에 비해 익산시의 성과가 저조한 편”이라며 “어떤 방향으로 어디에 중점을 두고 방향을 설정해 매진할 것인지에 대한 검토가 필요한 것 같다”고 언급한 바 있다. 또한 “익산의 경우 일단 목표로 했던 사업들에 대한 국비는 모두 확보해 성과는 거두게 된 셈이지만, 지역구인 익산에서만 파견공무원이 한 명도 없는 등 공조체계 구축에 어려움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한편으로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 한 해이고, 올해와 같은 우를 다시 범하지 않기 위해서는 눈앞의 가시적인 성과가 아니라 장기적인 시각을 가지고 소통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우회적으로 소통부재에 대한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다음으로는 여타의 공약사업 추진에 앞서, 산업단지 분양에 주력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산단 분양을 통한 부채상환이야말로, 공직사회 내부를 경직되게 하고 주민숙원사업 추진의 발목을 잡는 허울뿐인 재정비상체제라는 비판을 면할 수 있는 길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구속력이 없는 MOU 실적에 급급한 것이 아니라, 실제 양질의 투자를 이끌어내는 데 주력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아울러 새로 만들어진 KTX 선상역사와 함께 KTX 호남고속철도 전면 개통 등과 관련한 역세권 개발로, 교통의 요지로서 발전해 온 익산의 위상을 다시 높이는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는 여론이다.

지난달 20일 호남고속철도 개통에 따른 시너지효과 극대화와 낙후된 도심지역 도시재생 활성화를 위해 지난해 11월 착수한 KTX 역세권 종합기본계획 및 도시재생전략계획 수립용역 보고회를 가진 익산시는, 이 자리에서 추진전략 및 기본구상안, 주민역량강화, 원도심 활성화 계획, 재원조달방안 및 민자유치 계획 등에 대한 앞으로의 연구방향을 논의했다.

시는 이번 용역을 통해 지역의 고유한 역사·문화 자산 등을 최대한 활용하고 지역특성에 맞는 익산 KTX 역세권 종합기본계획 및 도시재생전략계획을 수립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전북권 KTX 정차역으로서 기능 강화는 물론 역세권과 기존 구도심권 활성화를 모색해 시민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방안으로 역세권 개발이 이뤄질 전망이다.

하지만,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는 남아있는 상태. 현재 추진하고 있는 서부권 진입로 확장공사의 조속한 마무리와 서부권 낙후지역과 구도심 재생의 핵심 사업이라고 일컬어지는 복합환승센터 건립이 그것이다.

당초 2015년 완공을 목표로 추진됐지만 사업을 시행할 마땅한 사업자가 나타나지 않고 있어 사업 추진에 난항을 겪고 있는 복합환승센터 건립에 대해 이번 용역이 어떤 결과를 내놓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