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관광을 겨냥한 연계교통 및 프로그램 발굴해야
익산만의 이야기 담은 도시·지역브랜드 만들어내야

오는 4월, KTX 호남고속철도 전면 개통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과거 사통팔달 익산역은 익산이 호남 3대 도시로서 형성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 가운데 하나다.
일제강점기 시대 드넓은 호남평야에서 생산되는 쌀을 수탈하는 과정에서부터 군산항을 통해 일본으로 쌀을 보내기 위한 육상교통의 관문이었던 익산역은, 이후로도 호남지역 교통의 중심지로서 철도를 바탕으로 각종 산업이 발달했다.
이런 특성으로 인해 익산은 개방성·다양성·진취성이 있는 세련되고 멋진 도시로 성장했고, 이제 새로운 계기로 인해 다시 한 번 도약을 꿈꿀 수 있는 기회를 맞이하고 있다.
우선 호남고속철도 개통으로 인해 익산지역이 얻을 수 있는 긍정적 효과로는 교통 측면에서의 ▲교통 접근성 개선 및 여행시간 단축 ▲교통 분담체계 재편 효과 ▲수송능력 확대 효과 ▲연계교통체계 구축지역 기업의 사업기회 확대 ▲민간부문 투자유인 가능 등과 문화관광 측면에서의 ▲관광객 증가 ▲정차역 중심의 관광권역 조성 ▲음식업 매출 증대 ▲학술행사와 문화공연 참여 확대 등이 꼽힌다.
반면 ▲대도시권 출퇴근인구 증가 ▲기존 철도노선지역 노후화 ▲지역 불균형 심화(난개발 우려) 등과 ▲무박 당일여행 증가 ▲숙박업 매출 및 호텔 객실가동률 감소 ▲수도권으로 거주민 관광 유출 ▲지역문화 훼손 가능 등의 부정적인 효과도 우려되는 것도 사실이다.
고속철도 자체만으로는 지역발전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지역특성에 맞는 다양한 정책수단이 함께 모색돼야 하는 이유다. 이로써 고속철도 개통에 따른 지역발전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지난 4일 모현도서관 시청각실에서는 전문가와 시민 등 2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KTX 고속철도 개통에 따른 익산시 대응전략 마련 정책토론회’가 개최됐다.
이번 정책토론회는 KTX 고속철도 개통으로 인해 익산이 대한민국 최대의 정차역으로 급부상함에 따라 KTX와 연계한 교통(지역개발) 및 문화관광 분야에 대한 대응전략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토론회 주제발표에 나선 전북발전연구원 김상엽 박사는 장래 교통수요를 바탕으로 철도노선 증편, 대중교통연계성 증진, 관광순환 버스 증대, 연계도로망 구축 등 교통 분야에 대한 대응전략을 제안했으며, 인하공업대학교 김재호 교수는 도시브랜드 구축, 시티투어의 관광상품화를 위한 이색교통수단 도입, 스토리텔링 구축, 감성마케팅 등 문화관광 분야에 대한 대응전략을 발표했다.

◇ 익산역 주변, 작은 것부터 변화를

먼저 주제발표에 나선 김상엽 박사는 KTX 호남고속철도 완전개통에 따른 이용행태 및 통행분포 현황을 검토하고 장래수요 예측 등 변화를 예상한 것을 토대로 익산역 대응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현재 익산역의 수송실적은 주중 승·하차 기준 일일 1만683명으로 KTX 34%, 새마을호 13%, 무궁화호 53%로 나타났다. 2013년 KTX 호남선의 경우 좌석이용률은 일일 43회 운행 2만6,476석 중 1만8,541명이 좌석을 이용해 좌석이용률이 70%에 이르고 있다.
이용시기별 현황을 보면 2012년부터 2014년까지 익산·김제·정읍역은 수송실적이 감소했고, 남원·전주역은 증가 추세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익산역의 월별 수송실적은 가정의 달인 5월과 여름휴가철 8~9월에 가장 많이 이용 중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평일에는 일일 평균 4,733명이 이용하고 주말에는 일일 평균 6,715명이 이용해 평일 대비 주말이 42% 정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익산역의 역간 수송실적은 경기수도권·중부충청권·호남전북권·호남전남권 중 경기수도권의 수송실적이 일일 1,590명(전체의 30%)으로 가장 높았다.
이에 대해 김상엽 박사는 “익산역은 평일 업무 목적보다, 주말 관광 목적 이용자가 많다”면서 “KTX 역사 주변 먹거리·체험거리·놀거리 등 작은 것부터 변화를 꾀하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연계교통상황 측면에서는, 익산역 접근체계(익산시를 제외한 영향권 내 도시)를 살펴보면 통행시간이 40~60분 수준이며 택시와 버스의 통행 비율이 70%에 달했다.
특히 현재 운영 중인 연계교통 수단들의 서비스수준 분석(LOS) 결과 시내버스는 F, 택시와 환승주차는 D 수준으로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또한 지난 2010년부터 복합환승센터 개발 사업이 추진 중에 있지만 민간사업자가 선뜻 나서지 않고 있어 난항을 격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대책마련이 촉구되고 있다.
이 같은 현황분석을 토대로 김상엽 박사는 고속철도 완전개통 초기에 이용객이 21% 정도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그는 늘어나는 교통수송수요에 대비해 익산역을 경유하는 철도노선들의 증편 및 시외·시내버스의 노선확대와 운행횟수 증가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또한 익산역을 중심으로 도시를 연결하는 셔틀열차 운행으로 일반철도 수요를 익산역으로 집중시켜 KTX의 효과 극대화·거점화할 것을 강조했다.
이어 관광개발 및 익산역 활성화 방안으로는 익산역 연계 도로망 구축을 통한 이용객의 접근성 및 교통편의 증진을 개선하기 위해 장신~송학, 황등~오산, 서수~평장, 익산IC~금마, 옥구~회현 등 5개 노선을 제안했고, 증가하는 수송수요 대비 및 관광수요 창출을 위한 관광순환버스 확대 운영을 제시했다. 특히 당일·1박2일·2박3일(수학여행 코스)로 나눠진 전주권·새만금권·동부권 코스를 구체적으로 제시하며 눈길을 끌었다.
또한 익산역의 KTX 이용 고객에 대한 대중교통 할인 서비스 제공과 도심에 위치한 익산역의 특성을 고려해 주변 상가나 숙소, 먹거리, 특성화 거리와 연계할 수 있는 시스템 개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 가치가 결합된 명소 만들기

이어 주제발표에 나선 김재호 교수는 관광트렌드의 변화와 익산관광의 현실을 분석하고 이를 토대로 KTX를 활용한 익산 문화관과의 활성화 전략을 제시했다.
그에 따르면, 현재의 관광트렌드는 공급자에서 수요자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 관광객들은 재미나 감동, 새로움 등이 없으면 외면하기 때문에, 늘 변화해야 생존할 수 있다. 특히 눈으로 보는 관광이나 몸으로 체험하는 관광을 넘어 마음과 머리로 느끼는 가치창조 관광으로 관광 개념이 변화하고 있고, 관광 상품도 개별시설 위주에서 도시나 지역 전체를 아우르는 형태로 변화하고 있다.
또한 관광 기능이 ‘장소’에서 ‘명소’로 그 기능과 이미지가 확대되고 있다. 장소는 공간과 방문객의 기능적 관계를 의미하는 반면, 명소는 공간과 방문객 간의 문화적 교류 관계를 의미한다. 장소에 가치를 부여해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감성·경험·추억이 있는 곳이 명소라는 뜻이다.
이에 대해 김재호 교수는 “개별시설 위주의 상품은 지역관광 파급효과가 미흡하고, 지역 자체가 관광 상품으로서의 경쟁력을 가져야 시너지 효과가 증대된다”면서 “관광객은 도시나 지역 전체의 이미지를 상품으로 구매하기 때문에, 도시·지역 브랜드 발굴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익산시에는 방문객들에게 감성·경험·추억 등을 줄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와 프로그램, 이야기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익산 관광의 현실은, 전문가 의견에 따르면 ▲다양한 역사문화자원 ▲다수의 숨은 콘텐츠 ▲전주 등 주변 연계 관광도시 ▲교육적인 체험 자원 ▲원광대 등 젊은 층 ▲KTX 개통으로 교통 개선 ▲유동인구 확보 등의 긍정적 측면과 ▲자원에 비해 콘텐츠 활용 미흡 ▲도시 역사에 비해 스토리 활용 미흡 ▲도시 정체성 모호 ▲전주·군산·김제 사이의 낌 현상 ▲체험거리 부족 ▲정돈되지 않은 느낌 ▲안내 및 정보 체계 미흡 ▲주변 연계 문화관광 상품 부족 등의 부정적 측면이 있다.
관광객 의견에 따르면, ▲교통의 중심지 ▲미륵사지 등 역사자원 보유 ▲서동축제·보석축제·국화축제 도시 ▲보석으로 알려진 도시 ▲전주 등 주변 연계 관광도시 보유 ▲KTX 개통으로 교통 개선 ▲유동인구 확보 등의 긍정적 측면과 ▲솔직히 잘 모르겠다 ▲재미가 없다 ▲체험거리 부족 ▲먹거리 부족 ▲안내 및 정보 체계 미흡 ▲숙박시설·위락시설 등 부족 ▲주변지역과 연계상품 부족 등의 부정적 측면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점들을 토대로 김재호 교수는 사람이 찾는 문화관광도시를 만들기 위해 관광자원이나 관광시설 등의 ‘하드웨어’, 지역 이야기를 프로그램화한 ‘소프트웨어’, 지역 역량 및 주민 참여 등의 ‘휴먼웨어’, 그리고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이라는 네 가지의 성공조건을 제시했다.
이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으로는 ▲익산스러움을 나타낼 수 있는 도시 정체성 확립 ▲익산의 비전에 맞는 관광슬로건 및 로고 발굴 ▲익산시의 경쟁력 요소를 고려한 선택과 집중 ▲랜드마크를 통한 명소성 및 화제성 부각 ▲이색 교통수단을 이용한 시티투어 ▲구도심 리모델링 통한 기존자원 활용 ▲익산시만의 이야기 발굴 ▲익산문화의 거리 조성 ▲외부 전문가 영입 등을 통한 관광 네트워크 구축 등을 제시했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