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전국대회 싹슬이.. 폭풍 같은 존재감

매년 우수성적 도출.. 선수들 간 소통과 단합

◇ 전국제패는 물론 유망주 배출의 현장

지난달 16일부터 22일까지 김천종합실내체육관에서 진행된 2015년 협회장배 전국중고핸드볼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을 거머쥔 전북제일고등학교 핸드볼부.

지난달 31일 체육관 지붕이 날아갈 정도로 강력한 선수들의 기합소리가 열정으로 바뀐것처럼, 이날 찾은 연습장은 열기가 가득했다.

“다시!, 6회 실시!“

박종하 감독의 구령에 맞춰 선수들은 일사분란하게 각자의 자리를 찾아 움직였다. 선수들은 마치 미리 판을 짜놓은 장기를 두는 것처럼 부드럽게 패스를 이어갔다.

“하!, 하!, 허이!, 허이!”

선수들의 입에서 끊임없이 흘러나오는 기합소리에 넓은 체육관 전체가 찌렁찌렁 울렸다. 수비하는 선수들은 조를 이뤄 공격선수를 마킹했다.

수비선수들의 벽은 공이 통과하지 못할 정도로 촘촘했다. 공격선수들은 요리조리 패스를 해가며 공간을 찾아 파고들기를 시도했다.

한 선수가 공을 높이 올려 던지자, 기다리기도 한 듯 뒤에서 달려오던 선수가 높이 차오르더니 공을 잡은 후 쏜살같이 골문으로 공을 뿌렸다.

“득점!”

박 감독의 구령에 선수들은 매번 해왔던 것처럼 익숙한 태도로 다음 연습을 이어갔다.

전북제일고등학교(교장 오호택) 핸드볼부는 지난 1964년 창단돼 긴 역사와 전통을 자랑한다. 매년 좋은 성적을 이어가며, 전북 유일의 선진 핸드볼 선수 육성 현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1학년 3명, 2학년 5명, 3학년 3명 등 총 11명의 선수로 구성돼 있는 제일고 핸드볼부는 2010년 전국체전 포함 전국대회 3관왕 달성, 2011년 태백산기 전국종합핸드볼대회 우승, 2012년 전국체전 포함 전국대회 2관왕 달성, 2014년 전국체전 준우승 및 종별대회 준우승, 2015년 협회장배 전국중고핸드볼선수권대회 우승 등 우수한 성적을 이어가며 전국 최강의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또한 제일고 핸드볼부를 졸업한 선수 중에는 현재 국내 실업팀에 4명의 선수가 활동하고 있으며, 두산 핸드볼팀 및 국가대표로 활동중인 이재우 선수 및 일본 모모야마 대학 핸드볼팀 김남균 감독 배출, 체육교사 경기도 2명, 전라도 1명 배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제일고의 명성과 명예를 드높이고 있다.

◇ 세계를 거머쥐게 될 핸드볼계의 샛별

제일고 핸드볼부 박종하 감독은 작년 9월 요르단에서 개최된 세계 청소년 선수권대회 대표팀 감독 직을 역임한 거장이다.

박 감독은 학창시절 제일고 핸드볼부 선수 출신으로 올해 25년의 경력을 보유한 배테랑이다.

그는 세계대회 선수단을 꾸리면서 제일고 핸드볼부 선수 2명을 엔트리에 포함시켰다.

그 선수들이 3학년 서현호 선수와 2학년 김락찬 선수이다.

서현호 선수와 김락찬 선수는 부송초 핸드볼부 시절부터 이리중학교 핸드볼부, 제일고등학교 핸드볼부까지 10여년 가까이 동고동락하며 막역하게 지내온 사이이다.

서현호 선수는 초등학교 4학년 시절 취미삼아 핸드볼부에 입단해 운동을 시작했고, 핸드볼의 매력에 푹 빠져 지금까지 선수생활을 이어왔다.

또한 서현호 선수는 청소년 국가대표로 선발돼 세계대회 우승을 이끌었고, 지난달 협회장배 선수권대회에서는 전국고교 MVP 최우수 선수로 선발되기도 한 뛰어난 실력자이다.

서현호 선수에게 미래의 목표에 대해 묻자 “실업팀 선수로 생활하면서 운동을 이어가다가 지도자의 길을 걷는 것이 목표”라며 “가끔 운동하는 것이 힘이 들고 주저앉고 싶을 때가 많지만 미래를 꿈꾸기 때문에 포기하지 않고 있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어 김락찬 선수 또한 핸드볼을 초등학교 4학년부터 시작했다. 김 선수는 체육시간 부송초 핸드볼부 감독에게 스카웃 제의를 받고 본격적으로 운동을 시작했다.

김 선수는 서 선수와 같이 청소년 국가대표로 선발돼 세계대회 무대를 종횡무진하며 우승의 영광을 맛보기도 했다.

김락찬 선수는“국가대표로 선발돼 가슴에 태극마크를 달고 금메달을 목에 거는 것이 꿈”이라며 “고된 훈련을 마치고 일상으로 돌아갔을 땐 힘이 들 때도 많았지만 동료선수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며 서로에게 힘을 주는 사이가 돼 힘든지 모르고 운동에 전념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래의 핸드볼을 이끌어 갈 주역들을 지도하고 있는 박종하 감독은 “서현호 선수와 김락찬 선수는 장난기 많은 말썽꾸러기들이라 지도에 애로사항이 많았다”며 “특히 장난기가 더 심한 서현호 선수가 지금 이정도 성장한 것을 지켜보니 뿌듯한 마음을 이루 말할 수 없다”며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 개개인의 실력보단 소통과 단합이 1등 비결

제일고 핸드볼부가 우수한 성적과 꾸준한 실력을 이어온 비결은 선수들과의 소통과 단합이다.

박종하 감독은 “타 핸드볼부의 사례를 보면 유년시절 무리한 훈련으로 부상이 잦고, 힘든 훈련을 감당하지 못해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며 “제일고등학교 핸드볼부 감독직을 맡게 되면서 선수들에게 무리한 훈련 보다는 기본기에 충실한 훈련과 선수간의 팀워크 강화에 매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훈련을 무리하게 하지 않아 실력 상승이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늦고 더디지만, 시간이 지날 수록 빛을 발하고 있어 좋은 성적을 유지하고 있다”며 “과도한 훈련양 보다는 말썽 안피우고 올바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인성교육에도 전념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박종하 감독은 선수들과의 소통을 위해 선수들의 세밀하고 세심한 부분에 대해 맞춤식 교육을 통한 지도도 병행하고 있다.

또한 선수들에게 고충을 듣고 해결방안을 제시하는 등 선수들의 마음에 소리를 듣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박 감독은 “선수들과의 공감과 이해를 통해 선수들이 문제를 일으키지 않고 올바른 길로 갈 수 있도록 지도하고 있다”며 “진로지도를 통해 선수들에게 미래의 방향성 제시는 물론 선수들과 소통하고 노력하는 감독이 되는 것이 목표”라고 각오를 다졌다.

◇ 앞으로의 행보와 목표

제일고 핸드볼부는 선수들의 자존감을 높이고 더 많은 성장을 위해 핸드볼 강국 일본과의 교류를 15년째 이어왔다.

박 감독은 “선수들이 다양한 경험을 접함으로서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 멀리 볼 수 있는 시각을 가지길 바란다”며 “선수들에게 큰 꿈을 심어주고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핸드볼부의 앞으로의 계획과 목표는 이달 개최되는 전국 종별 핸드볼 선수권대회 우승 및 남은 기간 개최되는 각종 전국대회를 제패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박종하 감독은 “아직까지는 선수들이 많이 부족하기 때문에 모자란 부분을 채우기 위해선 피나는 노력을 해야 된다”며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꼭 좋은 성적을 거둬 학교의 명예와 나아가 시의 명예를 높일 계획”이라고 의지를 불태웠다.

뛰어난 실력과 우수한 선수들을 겸비한 전북제일고등학교 핸드볼부. 꿈을 위해 자신들의 목표를 힘껏 던지는 모습과 더 큰 성장을 통해 높은 곳으로 도약하게 될 선수들의 모습도 기대해 본다.

강정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