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11일 제1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에서 6대1이라는 높은 경쟁률을 보이며 익산 최대 격전지로 꼽힌 금마농협.

세간의 관심이 집중됐던 금마농협에 새로운 젊은 피가 수혈됐다.

그 주인공은 바로 백낙진(49) 조합장.

조합장 당선 직전까지 금마면 농민회장을 역임하며 지역사회를 위해 끊임없는 활동을 해 온 그는, 비교적 젊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리더십이 뛰어나며 정직함과 성실함을 바탕으로 한 추진력이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당선된 기쁨보다는 막중한 책임감이 더욱 크게 느껴진다는 그. 조합원의 눈높이에서 사전해 있는 문제들을 하나하나 풀어 나가겠다는 백낙진 조합장을 만나 당선의 소감과 함께, 앞으로의 각오와 포부를 들어봤다.

◇ 금마농협의 경우 다자간 치열한 접전이 펼쳐져 세간의 관심이 집중됐다. 당선 소감을 간단히 전한다면.

6명이나 되는 후보들이 출사표를 던져, 다자간 경쟁이 치열했고 초박빙 승부를 펼쳤던 것 같다.

당선 이후 조합장으로서 한 달 가까이 지나면서 어깨가 무겁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

진정으로 조합을 위해 올바른 비전을 제시한 후보를 조합원들이 선택해 주신 것이라 믿고, 모든 사업에 있어 언제나 조합원이 중심이 될 수 있도록 해야겠다는 각오다.

선거과정에서 다양한 공약을 제시했는데, 무엇보다 신용사업 위주의 사업 일변도에서 조합원 중심의 경제사업에 눈을 돌려 조합원 여러분들께 실익이 돌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당선의 기쁨도 크지만 막중한 책임이 더욱 더 크기에, 약속한 부분을 지켜내며 조합원들에게 신뢰를 줄 수 있는 조합장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

◇ 조합 운영에 있어서 가장 중점을 두어야 하는 부분은.

크게 우선 두 가지다.

어디나 마찬가지이겠지만 우리 금마농협 또한 어려운 상황이다. 그렇기 때문에 하나는 비용이 투입되지 않고 실행할 수 있는 사업의 추진이고, 다른 하나는 예산이 투입되더라도 시급성을 요하는 사업에 대한 선택과 집중이다.

실제 농사를 짓는 것은 물론 금마농협 이사와 금마면 농민회장을 역임하면서 여러 가지 문제로 인해 가슴 아프고 안타까웠던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그동안 우리 조합은 조합원들의 이해와 요구를 충분히 반영하려는 노력이 부족했다고 생각한다. 직원이나 조직만을 생각하거나 조합원들을 위한다는 본연의 목적을 등한시하고 신용사업에만 집중해 왔던 운영방식에 대한 자성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러한 부분들을 하나하나 고쳐나가기 위해서는 기본에 충실하고 원칙을 준수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

실제로 투명한 경영을 하는 것은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 예산 편성 하나만 보더라도 민주적인 절차가 반드시 보장돼야 한다.

일례로 예산이든 사업 추진이든 대의원대회 심의·의결이 필요한데, 대다수의 대의원 분들이 농사짓는 고령이기 때문에 안건 자체를 정확히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용어 자체가 지나치게 전문적이거나 어렵기 때문이다.

조금만 신경 쓰면 누구나 알기 쉽게 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런 작은 부분들부터 고쳐 나가려고 한다.

예산이 투입되는 사업 중 시급한 것은 영농자재사업 확대 추진과 공동육묘장 설치다.

친환경농업이 인기를 끌면서 지금은 이른바 저농약 시대이기는 하지만, 오히려 그 종류는 다양화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우리 조합은 제초제나 영양제 등의 각종 약품은 물론이고, 전용비닐 같은 자재도 일정 품목에만 국한돼 있어 농민들의 애로사항이 많다.

직원들과 작목반 등 가용인원을 동원해 실사를 펼쳐 수요조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에 따라 맞춤형 영농자재사업을 확대 추진할 예정이다.

또 우선돼야 할 것은 공동육묘장의 설치다. 다른 단위농협과 달리 금마에는 공동육묘장이 없어 조합원들의 불편사항이 되고 있다. 금마 역시 대표 품종이라 할 수 있는 것이 벼이기 때문에, 꼭 필요한 시설이다. 더욱이 금마지역은 개인육묘장을 소유할 만한 대농이 거의 없고, 대부분이 중소농에 고령이기 때문에 그 필요성이 더욱 크다.

현재 2~3,000평 정도의 규모를 구상하고 부지를 물색하고 있는 단계다.

◇ 대형마트 의무휴무일에 동참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는데, 구체적인 계획은.

조합원 여러분들과 지역사회에 약속한 바다.

현재 우리 농협 하나로마트에 월 2회 의무휴무일을 도입할 예정이다. 물론 조합 입장에서 금전적인 손실을 감수하고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점이 있지만, 그간 재래시장 상인들의 요구가 많았고 지역사회와의 상생협력 차원에서 결정을 내렸다. 다른 지역에서 하지 못하는 것을 해나가면서 틀에 박혀 있는 조합운영이 아니라 새로운 모습으로 보여준다면, 이 또한 지역사회와 상생하는 바람직한 모범사례가 되지 않을까 싶다.

이에 따라 이미 하나로마트 활성화 컨설팅 계획 마련을 지시한 상태다.

현재는 마트 한 쪽을 차지하고 있는 영농자재 코너를, 예전보다 훨씬 줄어든 공공비축미 덕에 여유가 있는 양곡창고 쪽으로 이전하고, 이 공간을 수산이나 제빵 등 보다 다양한 판매코너로 활용하는 방안을 구상 중이다.

또 평일 영업시간을 1시간 정도 연장하는 방안도 생각하고 있다.

이러한 방법을 통해 월 2회 휴무에 따르는 손실을 만회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 호원대학교 총학생회장이나 금마면 농민회장 역임 등 다소 강성이라는 이미지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에 대한 생각은.

조합장뿐만 아니라 모든 일에 있어서 자기중심이 정확하고 확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강성인지 강성이 아닌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아닌 것을 아니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 안목과 이를 시정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조합장으로서 나는 언제나 농민과 조합원의 편에 설 것이다. 조합원들의 실익을 증진시키는 것이 곧 조합의 존재 이유이기 때문이다. 또한 조합원들을 위한 사업에 집중해 사업을 추진하는 조합운영을 하겠다는 것이 나의 분명한 생각이기 때문이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우려를 모르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이러한 부분들은 어느 누구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충분한 논의와 배려, 다수의 의견을 존중하되 소수를 배려하는 균형, 편 가르기를 하지 않고 공동의 목표를 향할 수 있도록 이끄는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 리더십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스스로 생각하기에 자신의 장점은 무엇인지.

누구보다 한발 더 뛸 수 있는 젊은 조합장이라는 점이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이번에 당선된 이후로는 ‘조합원들이 조합장에게 그동안 느끼지 못했던 것들을 무엇으로 어떻게 보여줄 것인가’라는 행복한 고민도 하고 있다.

일단 그동안 해왔던 것처럼 눈앞의 할 수 있는 부분들을 해나갈 예정이다.

5월이 되면 못자리 작업이 한창인데, 대여섯 명 이상의 사람이 필요한 일을 70~80대 노인분들이 모여 하는 곳이 많다. 젊은 내가 가서 일손을 돕는다면 적어도 한 사람 몫은 하지 않겠는가.

조합장이라고 큰소리치고 대접받는 것이 아니라,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고 먼저 나서는 발로 뛰는 조합장이 되겠다. 이러한 모습을 원하며 조합원 여러분들이 소중한 한 표를 선택해 주신 것이라 믿는다.

조합원 여러분들은 물론, 이사나 대의원분들, 지원들 모두 내 사람으로 만들 자신이 있다.

나는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을 전부 포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 새로운 조합장에 대한 세간의 관심이 많다. 앞으로의 포부는.

소중한 선택을 해 주신 조합원 여러분들의 기대를 잘 알고 있다.

무엇을 원하는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고 있기에, 거기에 맞는 사업을 추진해 나가도록 하겠다.

모든 조합운영의 중심을 조합원에게 두고, 조합원들의 권익이 증진될 수 있도록 하나씩 바꿔나가도록 하겠다. 이를 통해 반드시 조합원들의 기대에 부응하고 성원에 보답하도록 하겠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