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폭적인 지원.. 애정 어린 마음과 관심

성실함과 노력의 결실.. 우수 성적 유지

◇ 시골학교의 ‘순수함’ 뒤에 숨겨진 ‘매서움’

검도명인 지승룡 이사장의 뒤를 이어 검도계의 비상을 꿈 꾸고 있는 익산고등학교 검도부.

지난 16일 찾아간 체육관은 선수들의 기합소리와 절도 있는 발돋움 소리가 찌렁찌렁 울리면서 열기로 가득했다.

“하야!, 하야!, 핫!”

선수들은 죽도로 상대선수를 타격할 때 마다 환호의 기합을 내질렀다.

“파박!, 파박!, 팍!”

매서운 눈빛으로 상대선수를 노려보며 공격기회를 엿보는 움직임에 따라 나는 발소리가 박진감과 긴장감을 고조시켰다.

죽도를 맞대고 체육관을 빙글빙글 재빨리 돌며 상대선수를 혼란시키려는 움직임이 몇차례 중첩되는가 싶더니 순식간에 머리위로 세워진 죽도가 전광석화처럼 상대선수의 머리에 수차례 떨어지고 튕기기를 거듭했다.

일방적으로 공격을 당한 선수는 방어를 하기위해 죽도를 가로로 잡아들며 방어를 시도했지만, 공격선수의 매서운 기세와 사자후 같은 기합소리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밖에 없었다.

매서운 공격이 이어지던 찰나 빗겨 때린 죽도에 맞은 방어선수가 고통을 호소하자,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공격선수는 정중하게 사과의 예를 표했고 중단됐던 대련은 곧바로 이어졌다.

익산고등학교 검도부는 지난 2002년 5월 창단돼 익산시 유일의 검도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2002 한·일 월드컵 기간에 맞춰 창단된 익산고 검도부는 월드컵의 열기를 고스란히 이어받은 듯 불꽃같은 실력으로 꾸준한 성적유지와 국가대표 배출 등 검도선수 육성의 장으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1학년 3명, 2학년 5명, 3학년 6명 총 14명의 선수로 구성돼 있는 익산고 검도부는 2011년 제92회 전국체육대회 검도부 단체전 준우승, 2012년 제93회 전국체육대회 검도부 단체전 우승 등 우수한 성적을 이어가며 짧은 창단기간을 무색하게 만들 정도로 놀라운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또한 익산고 검도부를 거친 선수 중에는 제13회 세계선수권대회 검도부문 여성 국가대표 김민지 선수 배출 및 인천광역시청 이성우 선수 배출, 전국 20개 각 대학으로의 진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익산고 검도부의 위상을 드높이고 있다.

◇ 웃음이 매력적인 쌍둥이 선수

익산고 검도부를 찾아가면 웃음이 매력적인 두 선수를 만나 볼 수 있는데, 그 선수들이 바로 김성수 선수와 김영수 선수이다.

현재 고등학교 3학년인 김성수 선수와 김영수 선수는 동갑내기 쌍둥이 형제로, 진로에 걱정이 많은 시기이다.

두 선수 모두 검도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초등학교 3학년 시절 살고 있던 아파트 내 부모님 지인의 소개로 검도장을 찾았다.

쌍둥이 선수의 부모님은 선수들의 성격이 워낙 내성적이고 조용한 성격이라 운동을 시작하면 성격이 바뀔까 싶어 선수들을 검도장으로 보낸 것이 검도를 시작하게 된 출발점이 됐다.

두 선수는 초등학교 3학년 정읍에 살며 동네 검도장에서 훈련을 하면서, 익산중학교 검도부로 진학을 하게 됐고, 익산고등학교 검도부까지 운동생활을 이어왔다.

쌍둥이라고 보기에는 이미지가 너무 다른 두 선수.

듬직하고 남자다운 모습이 물씬 나는 선수가 형인 김성수 선수이다. 김성수 선수에게 미래에 대한 꿈을 묻자 “고등학교 3학년이라 진로에 걱정이 많이 앞서는 게 사실”이라며 “올해 진행되는 전국대회에서 우승을 통해 충분한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대학교로 진학하는 것이 첫 번째 목표이며, 대학 졸업 후 실업팀으로 진출해 훌륭한 선수가 되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이에 반해 섬세하고 나긋나긋한 성격을 가진 김영수 선수의 앞으로의 목표는 “형과 함께 전국대회에서 우승을 통해 좋은 대학으로 진학하는 것”이라며 “같이 실업팀을 넘어 국가대표 무대에서 나라를 빛내는 멋있는 선수가 되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쌍둥이 선수를 중학교 검도부 시절부터 지도해 온 김대현 감독은 “김성수 선수는 리더십과 팀 응집력에 있어서 뛰어난 자질을 갖고 있다”며 “성격도 밝고 힘든 내색 없이 열심히 하며, 실력 또한 우수한 선수”라고 말했다.

이어 “김영수 선수는 형과는 다르게 조용하고 여성스럽지만, 검도에서 필요로 하는 섬세함을 갖추고 있다”며 “가끔은 두 선수가 쌍둥이인가 싶을 정도로 외모나 성격적인 부분이 정반대라 놀랄 때가 많다”고 웃음을 지어보이기도 했다.

◇ 후배들을 위한 사랑과 적극적인 지원

익산고 검도부는 역사가 짧고 학교가 금마면 시골마을에 위치하고 있어 애로사항이 많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익산고등학교 재단 익성학원 지승룡 이사장은 검도부에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지승룡 이사장은 검도 6단으로 2012년 대한검도협회장을 역임할 정도로 검도에 대한 애정과 선수들에게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처음 익산중·고 검도부 창단 시 운동 장소가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지승룡 이사장은 지난 2009년 학교 측에 56억원을 지원해 체육관 건립 및 검도부 전용연습장을 따로 만들었다.

또한 선수들의 학부모들은 매월·분기마다 모임을 통해 선수들에게 보양식을 만들어 주거나 선수들이 부족한 부분은 없는지 살펴보고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김대현 감독은 “학교와 재단 그리고 학부모님들의 애정 어린 마음이 전해져 선수들이 부족함 없이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며 “선수들이 훈련하는 환경, 재정적인 부분에서는 전국에 내놔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잘 돼있다”고 말했다.

특히 익산고 검도부는 방학기간 한달여 간의 전지훈련에서도 익산고 검도부를 졸업해 대학 및 실업팀에서 활동하는 선배선수들이 찾아와 후배선수들과 같이 합숙하고 1대 1 멘토-멘티 방식의 훈련을 진행해 선수들의 실력향상에도 힘을 쏟고 있다.

김 감독은 “졸업한 선배들이 찾아와 선수들에게 기술 훈련을 집중적으로 지도해주고 있다”며 “훈련 뿐 아니라 선수들의 심리상담까지 병행해 선수들이 올바른 가치관과 목표의식을 깨우칠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 앞으로의 목표와 행보

익산고등학교 검도부의 앞으로의 목표는 다가오는 10월 강원도에서 개최되는 96회 전국체전 우승 및 앞으로 검도계를 이끌어 나갈 훌륭한 선수를 배출하는 것이다.

김대현 감독은 “선수들이 밝고 힘든 내색 없이 묵묵하게 자기가 해야 될 일을 열심히 하고 있다”며 “전체적으로 팀 분위기도 좋고 학교 측과 재단, 학부모님들의 지원도 아낌없어 올해에도 좋은 성적을 유지할 것 같다”고 자신감을 비추기도 했다.

검도명인의 발자취를 따라 검도계의 샛별로 자라나갈 익산고등학교 검도부.

각종대회를 좋은 성적으로 휩쓸고, 나아가 가슴에 태극마크를 달고 익산시의 명예와 대한민국의 명예를 드높이는 모습을 기대해 본다.

강정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