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재산업 불황으로 인해 폐업을 신청한 상태의 황등면 석재가공업체

Ⅲ. 석재산업의 오늘

◇ 존속 위기에 놓인 석재산업

오늘날의 석재산업은 산림청 규제위주의 산지관리법과 석가공업체의 소규모화, 가공시설 노후화, 연구기반의 미흡함으로 인해 쇠퇴일로를 걷고 있다.
90년대 중반까지 활황기를 걸으며 익산시 경제의 일익을 담당했던 석재산업은 관내 2공단이 조성됨과 동시에 산업구조의 변화를 비켜가지 못했다. 이시기 향토산업으로 자리매김 하고 있던 석재, 보석, 섬유산업은 기계, 금속, 전기전자, 화학으로 산업구조가 변하기 시작했다.
전문가에 따르면 현재 석재산업 국내 생산업계는 자금 부족 등으로 노동집약적 생산방식에 머무르며, 소규모 영세 토석채취업자 난립으로 중도폐업 등 공급의 안정성이 확보되지 않은 상황이다.
이어 가공시설 노후화로 인한 소음·분진 발생 등의 문제로 민원제기가 끊이질 않고 있으며, 이에 인건비, 민원에 따라 원석을 수출하고 가공품을 수입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산업 기반이 취약할 뿐 아니라, 석재관련 전문지식을 갖춘 전문가의 부족 및 기술개발과 연구투자가 거의 전무해 인력부족 및 전문성 결여 현상도 두드러지고 있다.
게다가 과거 찬란한 석재문화의 우수성을 창조적 계승·발전 시킬 수 있는 정책과 제도가 없으며, 현대 건설산업의 비약적인 발전에도 불구하고 토석산업은 제도적 장치가 미흡해 어려움이 가중됐다.
익산시의 석재품은 우수하지만 산업의 구조가 부실하며, 채석을 위해 각도를 설정하고 석산을 깎는 과정에서의 복구비 및 감리비 책정이 평당 10만원 선을 웃돌았고, 지하체굴에 따른 원석 가격 상승으로 가격 경쟁력에서 떨어졌다.
또한 석재가공업체가 황등면 일대로 최대 규모를 보유하고 있지만 낭산, 삼기 등 미륵사지 주변으로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이 지역은 미륵사지로 인해 주변이 문화재 보호구역으로 묶여 있어 자연경관 및 환경보존, 공해 등의 문제로 채석허가 규제가 과다해 체굴에 난항을 겪고 있다.

◇ 전방위 대책 마련 시급

익산시의 석재산업이 재건하기 위해선 토석의 안정적 공급을 위한 생산기반 구축과 토석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가공시설 현대화 추진이 필요하다. 또 석재산업 및 석재문화 진흥을 위한 연구·개발사업 추진과 토석산업 활성화를 위한 제도개선이 시급하다.
먼저 토석의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선 현재 노동집약적 생산방식에서 탈피, 현대화된 생산장비 지원과 토석채취허가기준 및 허가기간 완화를 통한 안정적인 생산기반이 구축돼야 한다. 또 채석장 소음·비산먼지·수질오염방지 등 환경·재해방지시설을 지원하고 특히 지난해 20개소였던 채석단지 지정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생산의 규모화를 이뤄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됐다.
또한 석재산업진흥원의 설립을 통해 석재산업 및 석재문화에 관한 정책·제도의 조사 및 연구, 실태 조사, 관련 기술의 동향 및 수요 조사와 연구개발 및 평가, 기술 교육·홍보 및 전문인력 육성, 석재산업에 따른 환경피해의 저감 및 재해예방을 위한 조사·연구 등을 수행하게 함으로서 석재문화의 우수성을 계승·발전시킬 수 있는 인력 양성과 기술개발 및 연구투자가 활성화돼야 한다.
이어 토석산업 활성화를 위한 제도적 개선 또한 필요한 상황이다. 현재 가격 경쟁력에서 우수한 중국 시장을 넘기 위해선 석재 채취·가공·유통·판매의 과정에서 석재의 원산지를 표시하게 하고, 지리적 표시 등록제도를 도입해 지리적 특성을 가진 우수한 석재의 품질을 향상시키고 이를 지역 특화산업으로 육성해 소비자들의 수요를 맞출 수 있어야 한다.
또한 현재 어려운 석재산업 경기를 지원할 수 있는 재정을 편성해 석재의 채취·가공·유통·판매 및 수출·입에 필요한 장비 및 시설의 설치·보수·개조 또는 개량 등에 필요한 사업비를 보조하거나 기술지원 등을 통해 낙후된 토석산업에 대한 경쟁력 강화 및 토석 품질 제고로 안정적 소득기반 구축에도 힘을 실어야 한다.
경남 거창군의 석재산업을 살펴보면 거창군은 석재산업의 네트워크 및 핵심 인프라 구축을 위해 거창석재조합 및 화강석연구센터 설립 지원과 석재 가공 기술 도입 및 첨단석재 개발 지원, 거창화강석 마케팅 전략 개발, 국내·외 박람회 참가 등 다양한 증진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석재산업 시스템 활성화 및 기술개발 강화를 위해 산학연관 협력 네트워크 구축 및 신기술 도입을 통한 기술 경쟁력 강화, 고부가가치 기술 개발 확대 및 브랜드 구축, 거창화강석 산업을 주도할 핵심 인력 양성 등 지역연고산업 육성사업에도 힘을 쏟고 있다.
특히 석재산업 활성화를 위한 경쟁력 강화를 위해 거창화강석 산업활성화 및 석재품질관리와 유지, 새로운 시장 창출을 위한 브랜드홍보·마케팅 실행, 석재기업지원을 위한 국책사업 수주활동 등 석재산업을 위해 다양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거창화강석 연구센터를 건립했다.
이어 거창화강석 산업활성화를 위해 거창군청은 산업 관련 정책 개발 및 지원, 홍보 및 마케팅 활동 지원, 산업의 비전 제시를 돕고 석재조합 및 기업체는 신기술 개발 및 제품 생산, 유통 경로 및 판로 확보·관리, 자체적 브랜드 홍보활동을 펼치고 있다. 또 거창화강석 연구센터는 공인시험분석기관으로 연구·제품·기술개발·품질분석과 기업지원 및 네트워크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으며, 거창석산협회는 원석자원량 확보, 신채석장비 및 안전한 채석환경 조성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처럼 거창군 석재산업은 혁신 유관기관 및 관련 기업 인프라 구축 운영을 통해 거창 화강석 산업활성화를 이끌고 있다. 그러나 익산시는 지난 2011년 석재가공업체가 밀집돼 있는 황등석재단지 일대를 석재 특구로 지정해 개발하겠다는 계획만을 발표하고 현재까지 특구 지정은 물론 개발조차 되고 있지 않아 집행부의 의지있는 모습의 행정이 필요한 실정이다.

강정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