Ⅳ. 섬유산업의 르네상스

익산시는 1912년 이리역 개통으로 이리에서 목포까지의 전라선과 이리에서 군산까지의 군산선 등 호남권 교통의 중심지 역할을 수행하면서부터 경제발전의 기틀을 마련했다.

‘70년대 당시 이리시의 인구는 약 11만명에 불과했지만, ‘75년 한해 이리역 이용객 수는 70배가 넘는 740여만명이 이용해 전라도와 충청도 사이의 물류 집중화가 가속됐고, 대다수의 인구유입으로 상업 및 산업 활성화가 이뤄졌다.

익산의 향토산업은 ‘70년 계획된 이리1공업단지 조성 계획을 시작으로 ‘74년 공단 조성이 완료됨과 동시에 산업의 부흥기를 맞았다.

또한 ‘73년에는 마산수출자유지역이 포화상태에 도달함에 따라 수출자유지역 설치의 필요성이 제기돼 이리1공업단지 일부인 92만2,000㎡가 수출자유지역으로 지정됐다.

이리시는 지역 간 균형발전을 위해 공업 활동이 상대적으로 저조한 호남지방을 대상으로 국제항구 군산과 인접해있고, 수송의 편의성을 지니며 만경강을 이용한 공업용수 이용 등을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으로 수출자유지역으로 지정됐다.

이리수출자유지역은 한때 30~35개 기업체가 입주해 수출을 통한 익산 및 전북 전반에 걸쳐 지역경제를 주도했다. 또 ‘80년대에는 후레어훼숀, 동양스와니, 남양자재 등 외국기업 13개사가 입주해 총 1만8,000여명의 종업원이 근로하면서 섬유산업의 르네상스 시대를 개막했다.

또한 ‘75년 이리1공업단지에는 77개의 제조업체 중 9개사가 섬유 관련 업체로 가동을 했으며, 고용인력 또한 당시 6,100여명의 3분의 1인 2,100여명이 종사했다.

특히 ‘77년 쌍녕섬유공업사가 (주)쌍방울로 바뀌면서 부흥을 이끌었고, 이시기 섬유산업의 고용인력이 ‘75년의 두배치를 넘어서면서부터 산업 발전이 눈부시게 나타나기 시작했다. 전체 117개 제조업체 가운데 섬유업체는 18개사에 불과했지만, 전체 고용인력 9,800여명의 절반이 넘는 5,400여명이 종사했다.

시기가 지날수록 섬유산업은 나날이 성장하기 시작했다. ‘77년에 이어 ‘78년 또한 159개 제조업체 1만6,000여명 종사자 중 섬유업체는 23개사를 넘기 시작했으며, 고용인력 또한 지난해에 비해 2,000여명이 증가한 7,800여명이 고용됐다. 또 5,400만 달러의 수출 실적을 올리며 이리시 수출의 60%를 담당하기도 했다.

이리시에 비해 발달이 적었던 익산군에서도 19개 제조업체 650여명 중 2개의 섬유업체가 290여명의 종업원을 고용해 섬유산업이 강세를 보였다.

섬유산업의 성장세는 떨어질 줄 모르고 높이 올라갔다. ‘81년 이리공단 입주업체 54개사 중 절반치인 22개사가 의류 관련 섬유업체 였으며, 수출자유지역 입주업체 또한 17개사 가운데 섬유업체가 11개사를 차지했다. 이시기 제조업체 총 고용인원 1만8,000여명 중 섬유관련 업체 종사자는 1만여명으로 무려 60%의 고용률을 차지했다.

이리시의 섬유산업은 ‘87년 제조업 부분 사상 최대의 고용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때 (주)태창은 미국 캘빈클라인과의 기술도입 계약을 체결하고 (주)쌍방울과 함께 양대산맥으로 자리잡아 이리시 섬유산업을 이끌었으며, 이시기 이리시 총 232개 제조업체 중 64개의 업체가 섬유관련 업체였으며, 고용인원 또한 2만5,000여명 중 총 1만4,000여명으로 ‘81년에 비해 4,000여명이 증가했다.

이로서 섬유산업은 철도교통의 발달과 ‘70년대 이리공업단지 조성 및 수출자유지역 지정 그리고 섬유기업의 강세로 인해 익산시를 패션도시로 만드는데 일조했다고 볼 수 있다.

       강정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