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단계 도약을 이뤄낸 2014년 제12회 부여서동연꽃축제 모습
사진출처-부여서동연꽃축제 홈페이지

46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익산서동축제가 명맥이 끊어질 위기에 처했다.

그동안 줄곧 예산이 삭감되며 그 방향성과 집중력, 파급력을 잃어가며 소모성 행사로 전락하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진 가운데, 올해 본예산에 관련 예산이 전혀 편성되지 않아 추진동력을 잃고 표류하고 있는 상황이다.

민선6기 박경철 호는 ‘새로운 콘텐츠 개발을 위한 잠정 보류’라는 이유를 내세우고 있지만, 서동축제 개최에 대한 의지 자체가 없는 것이라는 여론이 비등하다.

이에 본지는 향후 서동축제의 성공적인 개최를 그간 축제의 문제점들을 짚어보고 현재의 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한편, 앞으로 서동축제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기 위한 지면을 마련했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Ⅰ. 문제점 - 방향성을 잃은 축제, 의지도 부족

Ⅱ. 문제점 - 역사와 전통, 기회까지 잃어버릴 위기

Ⅲ. 해법 - 고유한 브랜드 구축, 장기적 관점 필요

올해 서동축제 개최 여부 자체가 불투명해지면서 46년에 달하는 역사와 전통이 끊어질 위기에 처하면서 지역민들의 자긍심이 훼손되고 있는 것은 물론, 정부나 전라북도로부터 받을 수 있는 지원도 받지 못해 지역문화 활성화에도 역행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오늘날의 축제는 지역개발에 있어 매우 중요한 전략 중에 하나다.

지역축제는 관광산업의 한 부분으로서 직·간접적인 경제적 파급효과로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 촉매제 기능을 하고 있고, 외래 관광객에게는 지역 이미지를 제고시키는 등 갈수록 그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전라북도의 경우, 송하진 도지사가 ‘사람이 모이는 전북관광’을 테마로 ‘관광’을 전북 도정 3대 키워드로 제시하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도내 14개 시·군 대표축제에 7억5,000만원을 지원하는 한편 축제업무 담당자들이 축제 현장을 찾아가 관광객 입장에서 사전·사후 컨설팅 하는 등 적극적인 노력을 펼쳤다.

올해에는 독자적이고 차별화된 주제 발굴, 체험하고 즐기는 매력적인 프로그램 개발, 축제 시작 전 컨설팅 지원 등 체계적인 지원으로 전북도 내 지역축제가 타 지역축제와는 차별화돼 매력 있는 지역브랜드로 자리매김하고 경쟁력 있는 축제로 발전할 수 있도록 8억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익산지역은 오히려 분위기가 다운된 상태다. 지난해 4,500만원을 지원받았던 서동축제의 올해 개최가 불투명해짐에 따라, 지원금이 2,300만원으로 줄었기 때문. 지원 대상인 지역 대표축제도 천만송이국화축제로 바뀐 상태다.

특히 지난해 서동축제의 경우 중앙체육공원에서 금마면 일대로 장소를 이전한 것이 시민들의 접근성 확보 등 많은 문제점을 드러냈음에도 불구하고 서동(무왕)을 주제로 한 축제의 정체성을 확립하려는 새로운 시도와 변화의 노력, 향후 개발가능성 등이 높은 평가를 받았지만, 올해 개최여부가 불투명해지면서 지원의 필요성 측면에서 감점요인이 발생했다는 후문이다.

결국 손에 쥐고 있던 축제의 개최가 무산될 위기에 처하면서, 예산 지원은 물론이고 사전·사후 컨설팅 지원, 외부 관광객 유치, 장소 이전 이후 새로운 발전을 위한 토대 마련, 지역민 자긍심 고취 등 보이지 않는 수많은 무형의 기회까지 잃어버리게 된 셈이다.

이러한 문제는, 유사한 주제를 가지고 매년 축제를 개최하고 있는 인근 부여군의 경우와 비교해 보면 더욱 여실히 드러난다.

2003년부터 시작돼 올해 13회째를 맞이한 부여서동연꽃축제는 최근 3년 연속 문화체육관광부가 선정하는 대한민국 문화관광 유망축제에 이름을 올렸으며, 올해에는 우수축제로 선정돼 2억2,500만원의 국·도비와 한국관광공사를 통한 종합적인 해외홍보·마케팅 등을 지원받게 됐다.

이 축제는 궁남지 주변 40만㎡의 부여서동공원에서 연꽃이 활짝 피는 7월에 천만송이 연꽃 향과 함께 궁남지의 절경, 백제 무왕(서동)의 탄생설화 및 서동과 선화공주의 사랑이야기를 테마로 관광객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특히 지난해에는 ‘연꽃愛 피어나는 백제향’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작은 배를 타고 연지주변을 직접 돌아보는 연지탐험과 다양한 생태체험 등을 운영해 높은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정작 서동(무왕)의 선택에 따라 왕궁과 왕실사찰, 성곽, 왕릉 등 백제시대의 고도였음을 보여주는 문화유산들이 그대로 보존돼 있어 진정한 서동축제의 진원지라고 할 수 있는 익산의 서동축제는, 아직까지 그 위상에 걸맞은 자리를 차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서동의 탄생과 성장에서부터 서동요로 대변되는 서동과 선화의 사랑, 무왕의 영광과 꿈, 그리고 무왕의 안식처에 이르기까지 1,400여년 전 백제시대에서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의 역사문화를 한 눈에 돌아볼 수 있는 익산서동축제를 반드시 지켜내고 앞으로 더욱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이유다.

특히 이제 금마면 일대로 장소를 옮기면서 새로운 출발의 첫 발을 내디딘 시점이기에, 민선6기 들어 이천년 역사고도를 표방하고 있는 익산시가 보다 많은 지원과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하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