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싣는 순서>

Ⅰ. 문제점 - 방향성을 잃은 축제, 의지도 부족
Ⅱ. 문제점 - 역사와 전통, 기회까지 잃어버릴 위기
Ⅲ. 해법 - 고유한 브랜드 구축, 장기적 관점 필요

바야흐로 축제의 계절이 다가오고 있다.

하지만 다양한 콘텐츠를 앞세워 시민들과 관광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아야 할 익산서동축제는 여전히 오리무중인 상태다.

당초 올해 본예산에 서동축제 관련 예산을 한 푼도 편성하지 않으면서 축제 개최 여부조차 불투명했던 모습이 추경 예산 편성 쪽으로 가닥이 잡히고는 있지만, 추경에 예산이 편성되더라도 촉박한 준비기간 내에 성공적인 축제 준비가 제대로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익산서동축제가 명실상부하게 지역을 대표하는 축제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시각을 가지고 이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그 토대가 돼야 할 것은, 고유한 브랜드 구축 및 이를 활용해 파급력과 집중도를 높일 수 있는 이른바 ‘킬러콘텐츠’의 확보다. 이를 위해서는 적정한 예산 투입이 필수다. 특히 지난해 서동축제의 정체성 확보를 위해 장소를 금마면 일대로 옮긴 시점이기에, 그 중요성은 더욱 크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지난해 장소 이전 후 처음 열린 축제가 정체성을 확립하려는 새로운 시도와 변화의 노력, 향후 개발가능성 측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반면, 예산이 뒷받침되지 못해 홍보 부족이나 주차장과 접근성 불편 문제, 집중력이 떨어지는 프로그램 구성, 빈약한 먹거리 장터 등 편익시설 부족 등이 문제점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익산서동축제의 경우 지난해 장소 이전 이후 시행착오를 겪는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이를 극복해내기 위한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중요한 것은 집행부의 의지다. 굴뚝 없는 공장으로 불리는 관광산업 중 하나인 축제에 대한 투자는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익산시의 전체 세출 대비 행사축제 경비 비율은 도내에서 전주시와 함께 최하위권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지방행정정보공개시스템에 공개된 2013년 지역행사축제 경비 내역을 보면, 익산시의 전체 세출 대비 행사축제경비 비율은 0.23%로 도내 14개 시·군 중 13번째다. 이에 반해 전국 평균 0.37%를 훌쩍 뛰어넘은 순창군의 경우에는 세출 대비 0.5%의 예산을 행사축제경비로 사용했으며, 정읍시의 경우에는 0.47%, 김제시의 경우에는 0.45%의 경비를 사용했다.

이러한 투자는 성공적인 관광객 유치라는 성과로 이어졌다. 실제 순창 장류축제의 경우 2013년 문화체육관광부 우수축제 선정에 이어 지난해에 45만명에 육박하는 관광객이 다녀갔으며, 정읍의 10월 구절초축제에는 50만명의 관광객이 다녀갔다. 대한민국 대표축제로 지정된 김제 지평선축제에는 지난해 100만명의 국내외 관광객이 찾아 성황을 이뤘다.

하지만 익산서동축제의 경우 정반대의 분위기다. 그나마 2013년 전체 행사축제경비 17억4,000만원 중 5억300만원이었던 서동축제 예산은 지난해에 2억4,500만원으로 반토막이 났다. 기존 4일간 진행하던 축제 기간도 2013년 3일로 줄어들었고, 지난해에는 2일 동안만 개최됐다.

이천년 역사고도를 표방하고 있는 익산시가 특색 있는 지역축제를 발굴해 관광 상품화하는 데 소홀히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에 대해 지역 문화예술계 한 관계자는 “익산시가 서동축제를 혹시 소모적이고 낭비적인 행사로만 여기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하는 걱정이 될 지경”이라며 “백제시대 고도로서의 위상과 서동설화의 진원지라는 지역의 특성과 콘텐츠를 담은 서동축제는 지역경제를 견인하는 대표적인 문화산업일 뿐만 아니라 다른 어느 지역이 아니라 익산에서만 할 수 있다는 희소가치가 있는 소중한 문화자산”이라고 강조했다.

또 “서동축제를 비롯한 지역축제가 지역의 정체성을 바로세우고 지역의 사회통합을 앞당기는 데 기여한다는 인식의 대전환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막대한 예산을 쏟아 부어 돈만 쓰는 축제가 되는 것은 지양해야 할 부분이다. 예산 투입만으로는 축제의 성공을 담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축제로 인해 지역사회에 커다란 경제적 파급 효과를 이끌어내는 것은 가능하지만, 한정된 예산을 가지고 많은 돈을 축제에 투입하면 할수록 여타의 현안사업에 투입돼야 할 예산이 줄어든다는 점 또한 간과해서는 안 될 점이다.

이에 익산의 고유한 무형자산으로서의 ‘서동’이라는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축제와 관련한 여러 산업의 전문가가 육성돼야 하며, 영상·음향·진행 등 공연기획 측면에서 축제가 거듭될수록 자산이 축적돼야 할 필요성 또한 제기된다. 1회성 축제나 단발성 행사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 관점을 가지고 접근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를 통해 많지 않은 비용으로도 매력적인 콘텐츠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익산이 보유하고 있는 문화 인프라를 활용해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의 개발이 요구된다.

익산지역의 주요 문화자원은 대부분 백제문화권의 흔적을 보여주는 것들이다. 대표적인 것으로는 미륵사지석탑과 이곳에서 나온 국보급 유물인 사리장엄구를 들 수 있다.

이는 초등학교 교과서에 소개되거나 전국적인 관심을 받으며 전국에 널리 알려져 있는 문화유산이다.

지정문화재는 아니지만, 익산의 대표적인 문화자원 중 하나인 서동설화 또한 전 국민적인 인지도를 가지고 있다.

또한 서동설화와 관련된 역사적 증거물인 미륵사지와 오금산, 익산쌍릉, 왕궁리유적, 마룡지 등이 현존하고 있어 이를 활용한 답사나 트래킹 등 체험 프로그램은 훌륭한 문화상품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이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으로는 제주도를 벤치마킹한 지역 내 택시업체들과의 업무협약을 통한 가이드택시제도 도입, 서동축제 관련 주요 문화유적지 탐방 스탬프 투어 및 우수 참여자를 대상으로 한 경주지역 교류기회 제공 등이 제시되고 있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