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처의 삶을 향해

1916(원기1)년 4월 28일, 소태산 박중빈 대종사의 큰 깨달음을 계기로 시작된 원불교.

소태산 박중빈 대종사는 20여년 간의 구도고행 끝에 ‘만유가 한 체성이요, 만법이 한 근원이다’라는 큰 깨달음을 얻고, 장차 인류와 세계의 미래가 물질문명의 발달로 인해 정신문명이 크게 약해질 것을 예견하며 인류 정신문명을 이끌어 나갈 새 시대 새 종교로 원불교의 교문을 열었다.

소태산 대종사가 깨달은 궁극적 진리인 법신불 일원상을 신앙의 대상과 수행의 표준으로 삼아, 진리적 신앙과 사실적 도덕의 훈련을 펼치며 우리나라는 물론이고 세계 20여개 나라에 진출해 세계 보편 종교로 발돋움하고 있는 원불교가 100번째 생일을 맞아 다시 한 번 깨달음과 나눔의 메시지를 세상에 전했다.

지난달 28일 오전 10시 원기100년 대각개교절 경축 기념식이 전국 교당과 기관 및 해외교당 700여곳에서 일제히 열린 가운데, 원불교 중앙총부 반백년기념관에서 정치·종교·언론계 등 내빈들과 시민들이 참석해 경축일을 축하했다.

이날 경산 종법사는 “대각개교절을 맞이해 전 인류에게 지혜와 은혜가 넘치는 세상이 되기를 염원하며, 소태산 대종사께서 원불교의 교문을 연 뜻을 잘 받아 정진해 부처가 되는 삶이 될 것”을 축원했다.

특히 “오늘날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과학문명의 발달로 인해 인류에게 경제적 풍요와 생활의 편리를 가져다줬으나, 그 결과 도덕문명은 상대적으로 취약해져서 세상은 전쟁과 질병, 이념과 빈부의 격차로 인한 갈등으로 중병을 앓고 있다”면서 “이러한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마음의 자유를 얻고, 모든 생령을 내 몸처럼 보살피며, 온 천지를 내 집 삼고 자연을 잘 가꾸는 등 3가지 조항을 실천해 부처의 삶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전했다.

또한 “마음 밖에 부처가 따로 없으니 지금 이 마음을 법 있게 훈련하면 그것이 바로 부처의 세계이고 미륵불 세상이며, 마음의 자유를 얻으면 크고 작은 일을 막론하고 스스로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일에 힘써 행하게 돼 부처를 이룰 수 있다”고 설명하고 “나의 목숨이 소중하듯 모든 생명을 아끼고 보살피는 한편, 천지자연은 없어서는 살 수 없는 생명적 은혜임을 하루빨리 깨달아 후손에게 유산으로 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근 발생한 네팔 지진 피해에 대해 “갑작스럽게 일어난 지진으로 인해 생명을 잃은 네팔의 모든 희생 영령들의 명복을 빌며, 세계가 협력해 조속히 복구되길 염원한다”면서 위로의 뜻을 전했다.

이날 박근혜 대통령은 축하메시지를 통해 “지난 100년 동안 대중과 함께 해온 생활종교인 원불교의 개교 100년이라는 뜻 깊은 날을 축하한다”면서 “소태산 대종사의 큰 깨달음이 그동안 교화와 복지,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우리 민족에게 희망과 용기를 준 것처럼, 앞으로 더욱 인류에 희망을 전하는 종교 본연의 역할을 해 줄 것”을 당부했다.

또 “한반도의 평화와 국민들의 행복한 삶을 위해 기도해 주심에 감사드린다”면서 “소태산 대종사의 일원사상이 우리사회의 정신적 위기를 극복하는 해법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내빈으로는 한국기독교교화협의회 김영주 총무, 천도교 박남수 교령, 성균관 정한효 관장, 문화체육관광부 김종 차관, 전라북도 송하진 도지사, 청와대 박강섭 관광진흥비서관, 새정치민주연합 전정희 국회의원, 전라북도교육청 김승환 교육감, 익산시 박경철 시장 등이 참석해 원불교 100년을 경축했다.

◇ 지역에 자리 잡은 깨달음

개교 100년째를 맞이한 원불교 대각개교절 주간에는 원불교 총부에서 풍성한 행사가 마련돼 시민과 호흡하며 은혜와 깨달음을 전했다.

원불교 중앙총부에서는 지난달 20일부터 28일까지 법등축제가 개최됐다.

법등은 ‘진리의 빛’, ‘지혜의 빛’, ‘자성의 빛’을 밝혀 ‘파란고해에 헤매는 일체중생을 광대무량한 낙원으로 인도한다’는 뜻을 문화적 표현으로 구현한 것이다. 사회적·국가적 이슈를 해결하기 위한 종교의 역할과 필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는 지금 이 시기에 균형 있는 조화를 위한 법등을 밝힘으로써, 공동체의 상생과 협력을 만드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이번 법등축제는 원불교문화 사진전을 시작으로 새 세기에 대한 희망의 엽서 매달기, 나만의 경전 만들기, 원불교 사은등 만들기, 희망의 동남풍 일으키는 부채 완성하기 등 다양한 체험 행사들이 펼쳐져 눈길을 끌었다. 특히 세대별 대표 오픈 퍼포먼스와 법등축제 기념공연은 시민들의 많은 호응을 얻었다.

법등축제를 준비한 원불교 교정원 문화사회부 정인성 교무는 “원불교 개교 100년을 맞아 교조의 깨달음의 정신을 계승 발전시키기 위해 자신의 본래 성품에 갊아 있는 밝은 지혜의 등불을 밝히고, 맑고 밝고 훈훈한 세상을 만드는 주인공이 바로 ‘나’임을 깨닫는 계기가 되도록 준비했다”고 밝혔다.

◇ 세계로 뻗어나가는 나눔 문화

이와 함께 원불교 개교 100년을 기념해 국적을 초월해 펼쳐지고 있는 나눔의 인술이 눈길을 끈다.

지난달 5일 미얀마에서 온 퐝산귀(5, 여) 양이 원광대병원에 입원, 수술에 필요한 검사를 마치고 지난 10일 구개열 수술을 받고 입원 가료 후 완쾌돼 귀국길에 올랐다.

질병으로 고통 받는 어린이들의 질병치료 복지서비스를 가장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전달해 ‘인류는 한 가족’이라는 이념을 실천하고 인류애를 실현하기 위한 목적으로 진행 중인 이 행사는 원불교100년 기념성업회가 주최하고 원불교사회복지협의회가 주관, (사)삼동인터내셔널이 시행하는 ‘세계 어린이 희망·나눔 프로젝트’다.

올해 1월부터 시작돼 몽골·중국·네팔·캄보디아·베트남·미얀마·라오스·방글라데시·스리랑카·인도·필리핀 등 동남아 지역 11개 국가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으며, 긴급을 요하는 환자부터 선별해 수술 및 시술을 시행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희망 나눔을 실천하고 ‘나눌수록 더 행복한 세상, 건강하고 행복한 사회’를 구현하는 한편, 질병으로 고통 받고 있는 어린이와 심신이 지친 환자의 가족들에게 삶의 희망을 안겨주고 인간다운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인간존엄성을 보장하는데 기여한다는 취지다.

더불어 이 프로젝트를 통해 희망·나눔 문화를 범사회적 운동으로 확산시킨다는 목적도 가지고 있다.

이 사업을 주관하고 있는 원불교사회복지협의회 김명덕(태회) 회장은 “원불교 100년을 맞이해 원사협에서 무엇을 할 것인지 고민하고 의견을 모아 이번 사업을 추진하게 됐다”면서 “가장 중요한 가치는 나눔이라는 데에 의견을 모으고,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의 병든 아이들을 치료하고 돌봄으로써 나눔을 실천하고, 이를 통해 보다 많은 이들이 나눔에 함께 동참하고 기관·단체들의 협력을 이끌어내 나눔문화를 확산시키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 프로젝트가 일회성 행사로 끝나지 않고 새로운 나눔문화로 자리잡기 위한 목표도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원불교사회복지협의회는 오는 5월 29일 원불교 100년 맞이 원불교사회복지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