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농통합 20주년을 맞이한 익산시의 과거와 오늘을 들여다보고 희망찬 미래를 위한 비전을 시민들과 함께 공유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지난달 30일 오후 3시 익산시는 솜리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구 이리시와 익산군 통합 2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는 도농통합 이후 20년 동안 익산시의 변화된 모습을 통해 지난 발자취를 돌아보고 도농상생 발전방안 등 향후 비전이 제시됐다.

먼저 발제에 나선 순천향대 양광식 교수는 ‘도농통합 20년, 익산의 과거와 현재(발자취)’라는 주제로 도농통합의 의미와 과정을 되짚어 보고 유사도시와의 비교·분석을 통해 익산시의 현재 상황을 설명했다.

양 교수는 “지난 20년간 남부지역의 경우 인구가 5.3% 증가했으나, 북부지역은 익산시 전체의 감소 수준보다 8배 이상 많은 35.8%가 감소했다”면서 “함열읍을 중심으로 한 농촌지역 활성화 방안 마련이 시급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에 주제발표에 나선 LH토지주택연구원 김정곤 박사는 ‘익산시 도농상생발전을 위한 과제와 전망’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국내·외 도농상생발전 사례를 제시하며 앞으로의 전망과 발전방향 등을 설명했다.

특히 김 박사는 북부권 활성화를 위해 행정기관 이전을 대책으로 내놓아 눈길을 끌었다.

주제발표 이후에는 원광대학교 이양재 교수를 좌장으로 한국지방행정연구원 고경훈 박사, 산업연구원 송하율 박사, 도시연구소 한울 이창현 박사, 농정연구센터 장민기 부소장,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박경열 박사, 원광대학교 서휘석 교수가 참여한 지정토론이 이어졌다.

박경철 시장은 이 자리에서 “이리시와 익산군이 통합된 지 20년을 맞이했으나, 북부권 시민들이 경제적·행정적으로 소외를 받고 있다는 것을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것이고, 통합 당시 맺은 합의문이 제대로 이행되지 못한 것에 북부권 시민들에게 죄송할 따름이다”라며 “민선 6기에는 도시와 농촌이 상생발전할 수 있는 정책을 펼쳐 나가겠다”고 말했다.

# 신뢰 토대로 한 발전전략이 중요

먼저 한국지방행정연구원 고경훈 박사는 익산시 구성원들이 하나로 똘똘 뭉칠 수 있는 지역공동체 조성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고 박사는 “익산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문화·식품·복지라는 3대 발전 동력이 제대로 작동돼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체계적인 발전전략과 계획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익산시가 발전전략과 발전과제를 설정함에 있어서는 ▲익산시를 둘러싼 외부환경, 중앙정부와의 관계, 국제적인 환경변화, 기후변화 등의 변화들이 익산시에 우호적인지 위협적인지 철저한 분석과 ▲익산시 내부의 지역사회 역량이 변화를 감당할 수 있는지와 나아가 변화를 활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역량을 진단해보고 부족한 부분이 있으면 채워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 박사는 “얼마 전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한 사회적 자본(신뢰)에 대한 축적도 조사에서 익산시가 신뢰라는 사회적 자본이 어느 정도 축척돼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면서 “시민사회 및 공직사회 근무자들의 역량으로 협력적 거버넌스를 통해, 변화를 어떻게 발전을 위해 활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발전방향이 수립된다면 발전 동력이 시너지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타 지자체와의 협력적 거버넌스와 관련해서는 “현재 익산시는 백제의 고도이고 미륵사지가 곧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될 예정”이라며 “공주·부여 등과 백제문화에 대한 지역공동체 문화 조성을 함에 있어서 익산시가 백제 문화공동체 플랫폼 역할을 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또한 “한걸음 더 나아가 신라문화의 중심지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경주와 협력해 삼국의 문화권이라는 공동체를 조성해 익산시가 주도적으로 플랫폼 역할을 수행한다면, 익산시가 삼국시대의 문화와 역사를 주도하는 중심도시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 기업유치 통한 파급효과 노려야

산업연구원 송하율 박사는 국가식품클러스터와 역세권 개발에 대한 의견을 제시했다.

송 박사는 “국식클 조성이 완료되면 기업유치가 최대 관건”이라고 강조하며 “당초 국식클 기획시 기업을 유인할 수 있는 많은 기능들을 설정했지만 예산상 축소가 됐기 때문에, 앞으로 기업유치와 발전에 필요한 기능들을 지속적으로 확충해 나가면서 파급효과를 극대화하는 전략이 아주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송 박사는 ▲도농상생 발전과 밀접한 식품산업 측면에서 농산자원과 식품기업의 상호 연계 ▲익산지역 특성을 감안한 모델 발굴 및 적용 ▲다양한 형태의 협동조합 조직화 ▲국식클을 기반으로 한 글로벌한 농생명수도 이미지 구축 등의 방안을 제시하며 “가장 중요한 것은 제조·문화·관광·농산·자원·서비스 등 전 분야를 가지고 통합적으로 동시 추진하는 전략을 권장한다”고 밝혔다.

역세권 개발에 대해서도 “익산의 경우 경제기반형으로 접근해야 된다”면서 “익산지역 내에서 가장 적합한 문화·예술·산업 등 여러 관점에서 익산의 문화를 개발하는 부분으로 나아가 상호 연계를 통한 시너지 효과 창출 쪽으로 기획을 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 변화에 맞는 지역여건 개선 필요

도시연구소 한울의 이창현 박사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종합계획의 비전과 발전방향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한편, KTX 익산역을 비롯해 도약을 위한 지역의 여건 마련을 주문했다.

이 박사는 최근 개통된 호남고속철과 관련 “익산은 국토 중심부에 위치한 이점을 토대로 국내 특별·광역시와 비교했을 때 일일 교류 가능 인구가 3,700만명까지 커버가 가능하며 산업의 입지와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 지리적 요건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라·호남선이 200회 가까이 정차하는 익산역에 소규모 단위 회의실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역사 내 수용이 안 된다면 일부 도에서 하는 사업 중 중급 이상의 여관이나 모텔을 시설 보조금으로 지원하는 공공정책을 통해 창인·중앙동이나 송학동 쪽을 활용할 수 있다”면서 “기존 도심에 있는 노후 건축물을 리모델링해 회의실과 식사를 일체형으로 해결하는 부분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익산지역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다면 당장 수많은 학자들과 관광객들이 몇 배 이상 모일 텐데 어떻게 수용할지가 중요하며, 국제적·국내적 광역도 연결망뿐만 아니라 익산역이나 터미널에서 금마 지역을 연결하는 부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역개발 차원에서는 “20년의 도농복합도시가 앞으로 더욱 발전을 해나가기 위해서는 청사진 준비를 잘해야 된다”면서 “전국적으로 롤 모델이 될 수 있는 청사진이 되려면 시민과 리더들이 직접 발로 뛰고 만들고 시는 이를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외에도 “농촌발전계획에 있어서는 5개년 단위 계획 중 리듬 포인트를 잡아 국비를 잡을 수 있는 구체화 계획을 수립해야 하며, 도시건설개발과 관련해 통상 도로와 공원으로 따졌을 때 익산시가 완료하려면 4,600억이 필요하기 때문에 새로운 시각으로 문제점을 찾아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된다”고 강조했다.

# 익산농정.. 활성화에서 활력으로

농정연구센터 장민기 부소장은 농정에 있어서의 활력을 강조했다.

장 부소장은 “그 동안의 농정은 고소득 농가를 키워 내거나 돈 버는 농업을 해보자라는 활성화가 주된 관점이었지만, 앞으로의 농정은 활력이라는 단어로 변화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사람들 간 교류, 문화의 결합, 자원들 간 융합 등 공간과 시설의 문제를 떠나서 조직이 문제가 되고, 젊은이들이 희망을 가지고 들어올 수 있는 여건이 중요시된다는 측면에서 국가식품클러스터가 있는 익산은 매우 유리한 지역”이라며 “활력을 전제로 도시와 농촌이 함께 할 수 있는 새로운 방안을 만들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또한 “농업발전 5개년 계획이 1차적 초안이 제출된 상황에서, 정부는 지역이 원하는 대로 농정을 펼칠 수 있도록 해주겠다는 대원칙을 세우고 있다”면서 “쌀과 한우 중심의 익산의 농업에 원예 분야를 강화해 다양한 품목과 활동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장 부소장은 “익산 농업농촌의 미래는 젊은 사람들이 들어와서 일을 할 수 있는 부분을 열어줌으로써 가능하다”면서 “활력이라는 것은 지방정부가 추동은 할 수 있어도, 스스로 움직이지 않는다면 동력이 없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 방향성 뒷받침할 노력 절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박경열 박사는 관광지로서의 익산에 포커스를 맞췄다.

박 박사는 “2000년 역사고도에 대한 방향성만 있을 뿐, 외부인들이 첫 발을 내디디는 익산역에서부터 아무런 느낌을 받을 수 없다는 점에서 노력이 없는 상태”라고 지적하며 ▲타 지자체 모방이 아닌 독창적인 사업 추진 ▲백제라는 문화를 기반으로 하는 도시들과의 차별성 ▲부족한 숙박시설 확충 ▲도시지역과 농촌지역 각각에 맞는 맞춤형 관광 전략 등을 강조했다.

이를 위해서는 “전체적인 도시 디자인부터 이뤄져야 하며, 익산시의 실정에 맞게 우선순위를 정하고 단계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또한 “백제를 기반으로 한 익산시 역사고도의 핵심이 되는 코어 콘텐츠가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하고 지금 가지고 있는 역사문화자원에서 문화콘텐츠를 끄집어내는 것을 시민들과 지역의 전문가들과 함께 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 기회 포착.. 내부역량 강화가 필수

원광대학교 서휘석 교수는 익산시 행정의 문제를 지적하며 도농통합의 성공과 실패를 가름하는 주요 요인이 인적 역량임을 강조하며 “익산시가 상당히 많은 정책들을 추진하고 있지만, 사업의 완성도는 낮다”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내부적인 역량 강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서 교수에 따르면 지난 20년간 북부지역 인구가 약 32.8% 감소됐고, 함열읍을 중심으로 지역의 성장거점이 만들어져 있지만 실제 현장은 많이 낙후돼 있는 상황이다.

또한 북부권의 산림면적은 익산시 전체의 41%를 차지하는 한편 농경지 면적이 41%, 가축사육부스가 67%, 가축사육업체등록이 44%에 달하는 등 많은 공간적인 분포를 가지고 있지만, 이를 잘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서 교수는 “KTX 개통과 국가식품클러스터 기공 등 기회를 맞이한 상황이기 때문에, 우리가 어떻게 수용하고 대응하느냐에 따라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면서 공간구조 개편 차원에서 일부 행정기관의 북부권 이전 ▲행정기관 이전과 더불어 추가적인 사업의 병행 측면에서 국화축제의 북부권 이전 ▲북부권 귀농귀촌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과 정책 마련 ▲농촌 마을의 체험형 사업 추진 및 네트워크 구축을 통한 브랜드화 등을 제시했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