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창단 4년.. 세계대회 멀리뛰기 금메달 가족 분위기.. 서로 격려하고 사랑 나눠 아낌없는 지원.. 우수성적 도출의 밑거름 재창단 4년만에 전국을 넘어 세계를 재패하며 놀라운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이리공업고등학교 육상부. 지난 12일, 익산 공설운동장에서는 미래의 대한민국 육상계를 짊어지고 갈 인재들이 저마다 구슬땀으로 바닥을 적시고 있었다. 선수들은 각 훈련 포지션에서 모두가 1등 이었다. 투척서클에는 4kg의 포환을 집어든 한 선수가 결의에 찬 눈빛으로 묵직하게 준비를 취하고 있었다. 선수는 잠시 눈을 감고 온몸의 힘과 정신을 포환을 들고 있는 손으로 집중시킨 듯 보였다. 이윽고 감았던 눈을 뜬 선수는 크게 한 바퀴 빙그르 돌며 손에 움켜쥐고 있던 포환을 힘차게 내던졌다. 
“멀리 던지려고 하지 말고 오른발을 제대로 딛어야지!” 정찬익 감독의 불같은 호통이 이어졌다. 포환던지기 선수는 고개를 푹 숙인 채 아쉬움을 뒤로하고 다시 투포환 준비자세에 들어갔다. 포환경기장 바로 옆에선 창을 움켜잡은 선수가 마치 신화 속의 신 처럼 웅혼한 기상을 내뿜으며 우뚝 서있었다. 선수는 자세를 잡은 뒤 빠르게 뛰어가더니 힘차게 창을 허공으로 뿌렸다. 손을 떠난 창은 매서운 바람을 가르면서 커다란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가서 지면에 꽂혔다. “스텝을 3스텝으로 밟고 창을 던질 때 기합을 넣어야 돼!” 정 감독은 선수들의 자세 하나하나 놓치지 않고 지도에 나섰다. 투척 경기장을 벗어나 따로 마련된 경기장에는 해머던지기와 원반던지기 선수들이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고있었다. 해머던지기 선수는 길이 11cm, 무게 7kg의 긴 해머를 들고 투척서클에 들어서서 어깨를 돌리기 시작했다. 잠시 뒤, 선수는 머리 위로 해머를 2~3바퀴 돌리더니 오른쪽 발을 주축 삼아 빙글빙글 돌기 시작했다. 2회전, 3회전 턴의 횟수가 거듭되면서 해머의 스피드가 가속됐고, 체중의 3배 이상의 원심력이 몸에 작용하자 선수는 팽이처럼 돌기 시작했다. 4회전의 턴 후 선수는 팔을 있는 힘껏 위로 던져 올렸고, 해머는 마치 대포알처럼 튕겨져 나갔다. “고개를 뒤로 젖히면 안돼! 돌아가는 힘을 너희들이 이겨야지!” 정 감독은 선수들의 부족한 부분을 놓치는 법이 없었다. 그는 해머던지기 선수들을 지도한 뒤 곧바로 옆에 마련된 원반던지기 연습장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원반을 집어든 선수는 양 무릎을 구부리고 도약을 위해 잔뜩 웅크렸다. 곧이어 공중으로 뛰어오르며 한 바퀴를 회전한 선수는 혼신을 다해 원반을 날렸다. 원반은 UFO처럼 회전하며 허공을 가르며 날아갔다. “팔꿈치를 구부리면 안 된다니까! 원반을 던질 때 팔꿈치를 펴야 돼!” 정찬익 감독은 하나같이 선수들을 독려하고 격려하며 선수들의 미래에 열정을 쏟아붇고 있었다. 
◇ 재창단 후 4년, 세계대회 제패 이리공업고등학교 육상부는 1970년대 최초 창단해 1982년까지 명맥을 이어오다 단절됐다. 그 후 30년, 정찬익 감독은 육상부의 전통을 이어가고자 2011년 육상부를 재창단하게 됐다. 재 창단 초기 4명의 선수로 출발한 이리공고 육상부는 창단 해부터 포환던지기의 이미나 선수와 이금희 선수를 필두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포환던지기 1명, 원반던지기 1명, 해머던지기 4명, 중·장거리 달리기 1명, 멀리뛰기 1명 등 총 8명의 선수로 구성돼 있는 이리공고 육상부는 창단해인 2011년 전국대회에서 이미나 선수와 이금희 선수가 금메달을 획득했으며, 2013년 전국체육대회 포환던지기, 창던지기 금메달, 2014년 전국체육대회 은메달 2개, 동메달 1개, 2015년 중고연맹육상대회 금메달2개, 은메달1개, 동메달1개, 제44회 전국종별육상경기 선수권대회 해머던지기 금메달 2개, 포환던지기 은메달1개, 제1회 아시아청소년육상대회 멀리뛰기 금메달 등 매년 우수한 성적을 유지해오고 있다. 또한 이리공고 육상부가 배출한 선수 중에는 한국중·고육상경기연맹 양재량 부회장, 페루 마라톤 국가대표팀 김권식 감독, 현역시절 해머던지기 10관왕에 빛나는 익산시청 육상부 이주형 감독 등 지도자의 길을 걸으며 육상부의 위상을 높이고 있으며, 특히 익산시청 이미나 선수는 중학교 3년과 고등학교 시절 매년 전국대회에서 금메달을 놓치지 않을 정도로 촉망받고 있다. 정찬익 감독은 “1993년부터 2000년까지 근무할 당시 육상부의 재기를 노려왔지만, 발령으로 인해 꿈을 이루지 못했었다”며 “2009년에 다시 학교로 돌아왔을 땐 계획했던 대로 육상부를 다시 창단하게 됐다”고 말했다. ◇ 세계대회 1등, 멀리뛰기 유망주 지난 8일부터 11일까지 카타르 도하에서는 제1회 아시아청소년육상대회가 개최됐다. 한국 청소년대표팀은 전국에서 내로라하는 육상인재 14명을 선발해 대회에 참가했는데, 그 중 이리공고 육상부 멀리뛰기 김영빈 선수도 엔트리에 포함됐다. 김 선수는 대표팀 선발 측정에서 선발 기준치를 넘는 기록을 세워 대표팀에 발탁됐으며, 이번 아시아청소년육상대회 멀리뛰기 부문에서 자신의 최고기록 7m32cm보다 17cm를 늘린 7m49cm로 금메달을 획득했다. 김 선수는 달리기가 빠른 편으로 오산남초등학교 4학년 시절 학교 측의 제의로 육상을 시작하게 됐다. 이리동중학교 육상부를 거쳐 지금까지 운동을 이어왔으며, 익산시 육상대회에서 코치진의 종목 변경권유로 인해 멀리뛰기를 시작했다. 김 선수에게 소감과 앞으로의 계획을 묻자 “세계대회에 출전해 금메달을 딴 것이 아직도 꿈인 것 같다”며 “훈련을 열심히 한 것도 있지만, 경기 당일 기상적인 부분에서 운도 따라준 것 같다”며 웃음을 지어보였다. 이어 “앞으로 개최되는 전국대회 멀리뛰기 부문에서 1등을 하는 것이 목표”라며 “나아가 국가대표로 선발돼 세계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으로 나라의 명예를 높이는 훌륭한 선수가 되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정찬익 감독은 “김영빈 선수는 중학교 육상부 시절 자질을 있었으나 크게 두각을 나타냈던 선수는 아니였다”며 “항상 훈련에 노력하고 성실하게 임하는 자세가 갖춰져 있고, 실력도 나날이 성장하고 있어 대한민국 멀리뛰기 종목에서 최고의 선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부족함 없는 관심, 선수들 심성도 착해 이리공고 육상부에 대한 관심은 학교장, 교감, 동문회, 학교관계자, 학부모 등 누구 하나 빼놓지 못할 정도로 지대하다. 특히 주변의 무한한 관심으로 선수들은 모자람 없이 훈련에 임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상호 존중과 사랑을 나누고 부족한 부분은 감싸주고 분위기 또한 화기애애하다. 정찬익 감독은 “육상부에 대한 관심이 많아 재정지원은 물론 모든 부분에서 물심양면 아낌이 없다”며 “짧은 기간 내 우수한 성적을 도출할 수 있었던 이유도 관심과 사랑 덕분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육상부를 재창단한 뒤 지금까지 감독생활이 5년차에 접어들었지만, 선수들이 한번이라도 말썽을 부렸던 적이 없다”며 “선수들 인성 또한 도덕적이고, 분위기 또한 화기애애하기 때문에 앞으로의 미래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 목표는 전국대회 전관왕 이리공고 육상부의 앞으로의 목표는 올해 10월 강릉에서 개최되는 전국체전에서 전종목 금메달을 획득하는 것이다. 또한 전국대회를 넘어 앞으로 개최되는 세계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통해 이리공고 위상을 드높이고 나아가 대한민국의 명예를 높이는 것이다. 정찬익 감독은 “선수들이 훈련에 너무 잘 따라와 주기에 고마운 마음이 앞선다”며 “전국대회를 넘어 세계대회를 목표로 훈련에 최선을 다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명맥만을 유지하다 기억속으로 사라져버린 육상부의 영광을 되찾기 위해 달려온 지난 4년. 4년만에 전국대회는 물론 세계대회까지 재패하며 놀라운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이리공업고등학교 육상부. 지금의 자리에 만족하지 않고 끊임없는 노력을 통해 미래 대한민국 육상계를 짊어지게 될 선수들의 모습과 나아가 육상부의 영광과 대한민국의 명예를 드높이게 될 모습을 기대해 본다. 강정호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