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내 유일의 여자체조부.. 41여년의 긴 전통 선수수급 및 선수육성.. 난마처럼 얽힌 과제 꿈을 위해 노력하는 선수들.. 우수성적 유지
2014 인천아시안게임 기계체조부분 동메달을 획득한 제 2의 윤나래 선수를 꿈꾸는 선수들의 요람 이리초등학교 여자 체조부. 지난 17일 찾아간 교내 강당에는 소녀 선수들이 고무같은 유연한 몸놀림을 뽐내고 있었다. 선수들은 어린 소녀라고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패기 넘치는 기합을 발산하며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도마 훈련 실시!” 이의철 코치의 구령에 따라 2명의 선수는 차례대로 약 15m쯤 되어 보이는 도마의 출발선상에 섰다.. 한 선수가 눈을 지그시 감고 심호흡을 하며 호흡을 가다듬는가 싶더니 순간 작은 체구가 격발 된 총알 처럼 움직였다. “파바밧! 파바밧! 파밧!” 전광석화 같은 속도로 선수는 달려 나갔고, 선수가 쏜살같이 지나간 자리마다 매트를 발로 차는 경쾌한 소리가 연주됐다. 선수는 도마 앞에 설치된 구름판을 힘차게 밟고 공중으로 도약했다. 한 번의 날개짓으로 하늘을 비상하는 백조 처럼.
공중을 활강한 선수는 도마를 양 손으로 짚더니 몸을 크게 한 바퀴 회전한 후 멋진 자태로 착지했고, 양 팔을 양 옆으로 쭉 펼치더니 마무리 자세를 취했다. “다리를 구부리면 안 돼! 손은 위로 쭉 펴고!” 이 코치는 연기를 마친 선수를 불러 잘못된 부분을 지적하고 자세를 다시 잡아주기 시작했다. 지도를 받은 선수는 똑같은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 동작을 계속해서 반복하고 연습했다.
“마루 훈련! 집합!” 잠시 화장실만 다녀올 수 있는 휴식시간이 주어졌고, 곧바로 훈련은 이어졌다. 탄력을 가진 구조재로 만들어진 마루 경기장에 선수들이 차분히 들어섰다. 강도 높은 훈련에 선수들은 거친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손짚고 옆돌기, 뒤돌기, 공중돌기 연결!” 이 코치의 구령에 맞춰 훈련장 모서리에 위치한 선수들은 가볍게 뛰어 나오더니 마루 바닥에 양 손을 짚고 옆으로 한 바퀴 빙글 돌아 바로 이어 손을 짚고 뒤로 두 바퀴 회전한 후 손을 짚지 않고 공중에서 한 바퀴 빙글 도는 연기를 선보였다.
10초도 안 된 짧은 연기 시간이었지만, 동작은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연결됐고 선수의 연기는 팔랑팔랑 나비의 날갯짓 처럼 아름다웠다. 그렇게 선수들은 강도 높은 훈련을 견디며, 자신들의 미래를 꿈꾸고 있었다. ◇ 익산 유일 체조선수 육성.. 74년 창단, 40여년의 역사 이리초등학교 여자 체조부는 지난 1974년 3월 1일 창단된 것으로 유추하고 있다. 그 이전에도 체조부는 존속해 있던 것으로 파악됐지만, 정식적으로 팀을 꾸려 창단 된 것은 각종 대회에서 수상하며 두각을 나타낸 1974년부터 시작됐다. 현재 초등학교 4학년 1명, 5학년 1명 등 총 2명으로 구성돼 있는 이리초 여자 체조부는 2006년 제35회 전국소년체전 전북 2차선발 개인종합 1위, 2위, 3위 석권, 제35회 전국소년체전 여초개인종합 1위, 평균대 1위, 도마 2위, 2009년 제38회 전국소년체전 전북 2차선발 단체종합 1위, 개인종합 1위, 2위, 3위 석권, 2010년 제39회 전국소년체전 개인 3위, 이단평행봉 1위, 도마 2위, 2011년 제40회 전국소년체전 전북 2차선발 단체 2위, 개인 1위, 2위, 3위 석권, 이단평행봉 1위, 마루 1위, 도마 1위, 2012년 제41회 전국소년체전 최종선발 단체 1위, 개인 1위, 마루 1위, 도마 1위, 2위, 이단평행봉 2위, 2013년 제42회 전국소년체전 최종선발 단체 1위, 개인 1위, 2위, 평균대 1위, 2위, 마루 1위, 2위, 도마 1위, 3위, 이단평행봉 1위, 3위, 2014년 제43회 전국소년체전 최종선발 여초단체 1위, 개인종합·도마·이단평행봉·평균대·마루 1위, 2위, 3위 전체 종목 석권 등 창단 후 전국대회 23회 우승, 22회 준우승, 3위 14회 등 우수한 성적으로 체조부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또한 이리초 체조부가 배출한 선수 중에는 중등교사 이희경 교사, 전북대학교 체육학과 서연희 교수, 태릉선수촌 박지숙 코치 등이 있으며, 전국 각지의 실업팀으로 셀 수없이 많은 선수들이 활약하면서 각자의 자리에서 이리초 체조부의 위상을 드높이고 있다. ◇ 아기자기한 모습의 선수들.. 외모와 다르게 실력은 출중 전국대회 단체전에 참가하기 위해선 7명의 선수가 한 팀을 구성하고, 그 중 5명이 대회에 참가하게 된다. 하지만 이리초 여자 체조부는 2명의 선수와 정식 선수가 아닌 예비인원 3명으로 구성돼 있어 단체전 참가에 어려움이 많은 실정이다. 그 와중에서도 2명의 선수는 희망과 꿈을 잃지 않고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그 선수들이 바로 4학년 이수민 선수와 5학년 서혜원 선수이다. 두 선수는 어린 나이에 걸맞게 아기자기한 모습과 달콤한 미소를 가지고 있는 귀여운 소녀들이다. 이수민 선수는 초등학교 4학년이지만, 체조를 초등학교에 입학하기도 전인 7살부터 시작한 초등부 베테랑 선수이다. 이 선수는 중학교에서 근무하는 이모의 추천과 부모님의 권유로 체조를 시작하게 됐으며, 훌륭한 여자체조 코치가 되는 것이 꿈이다. 이어 서혜원 선수는 초등학교 5학년으로, 체조를 처음 접한 시기는 초등학교 2학년 시절이다. 서 선수에게 운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와 꿈에 대해 묻자 “친언니가 이리초 체조부에서 선수생활을 했고, 언니 경기를 보러 갔다가 체조의 매력에 빠져 운동을 시작하게 됐다”라며 “열심히 훈련해서 체조선생님이 되는 것이 꿈”이라고 전했다. 유능한 2명의 체조선수를 이끌고 있는 정도현 감독은 “선수가 2명밖에 없어 아쉬운 상황이지만, 2명의 선수는 인성적인 부분에서 최고다”라며 “기량은 전국에 비교했을 때 상위레벨은 아니지만, 평균이상으로 실력도 출중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소수정예로 선수 규모가 작고, 운동 강도 또한 높아 선수들의 팀워크가 남다르다”라며 “2명의 선수는 힘든 훈련을 같이 이겨내기 위해 아껴주고 위해주는 마음, 즉 동료애가 크다”라고 전했다. ◇ 선수수급과 지도방향.. 풀리지 않는 ‘난제’ 이리초 체조부는 현재 선수 부족과 선수 육성 방향에 난항을 겪고 있다. 전국대회 출전 시 체조부 선수들은 전 종목(도마, 마루, 이단평행봉, 평균대)을 출전하게 된다. 그렇기에 코치진은 선수들 육성에 있어 다각적인 부분에서 선수들에게 각 종목별 기초를 가르치며 훈련을 지도하고 있다. 그러나 대회에 출전해 메달을 획득하는 등 눈에 보이는 성과가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코치진은 메달획득과 관련해 성과별로 급여가 분류된다. 즉 선수들이 대회에 출전해 우수한 성적을 거두게 되면 코치진들도 그에 상응하는 보상을 받는 것이다. 그렇기에 이리초 체조부 코치진은 고민이 많은 상황이다. 대회에 출전해 메달을 획득하기 위해선 전 종목을 훈련하는 것이 아닌 주 종목을 선정해 육성해야 되지만, 그렇게 되면 선수들이 중·고등학교로 진학 시 다른 선수들에 비해 한계가 생긴다는 문제점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정도현 감독은 “현재 코치진은 메달 획득보다는 선수들이 여러 분야에서 다 잘할 수 있도록 기초를 차근차근 밟아가고 있다”라며 “그러나 성과가 잘 나오지 않아 코치진이나 선수 지원적인 부분에서 불이익이 발생하고 있다”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어 “메달 획득만을 보고 선수들을 육성하게 되면 주 종목 말곤 다른 종목에서 빛을 발하기 힘들고 진학을 하게 될수록 한계에 봉착해 선수 생명에 지장이 생길 우려도 있다”라며 “그렇기에 성과보다는 아이들 육성에 모든 역량을 쏟아 붓고 있다”라고 전했다. 특히 총 7명 정원이 맞춰져야 전국대회 단체전에 참가할 수 있지만, 현재 이리초 여자 체조부는 2명의 선수밖에 없는 상황. 이리초 체조부는 학교 정식 교기로 지정돼 운영되고 있으며, 학교 자체적으로 선수를 수급하기 위해 학생들에게 안내장을 배포하고 학부모의 동의 및 확인서를 받아 선수를 충당하고 있다. 또 관내 학교를 방문해 각 학교별로 선수 수급을 의뢰하고 있다. 정 감독은 “예전엔 학생 규모가 2,000여명이 넘을 정도로 많아 선수 수급에 어려움이 크지 않았지만, 현재에는 학생 수가 300~400명 밖에 되지 않아 선수수급에 애로사항이 많다”라며 “교육청에 지원계획서를 제출해 의뢰도 해봤지만, 딱히 해결된 부분이 없다”라고 말했다. 이어 “코치진은 익산에 있는 초등학교를 돌아다니며 학교 측에 선수 수급을 요청하고 있다”라며 “추후 해결책으로 관내 아동보호시설을 방문해 운동에 기능이 있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선수 수급 요청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 앞으로의 목표와 행보 이리초등학교 여자 체조부의 앞으로의 목표는 2016년 제45회 전국소년체전에서 금메달 1개, 은메달 1개를 획득하는 것이다. 나아가 충분한 선수 수급으로 41년 여자 체조부의 전통을 계승하는 것도 그들이 열심히 땀 흘리는 이유다. 정도현 감독은 “지금은 비록 선수가 몇 되지 않아 아쉬운 상황이지만, 선수 수급만 제대로 이뤄진다면 체조부의 영광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며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선수들이 강도 높은 훈련을 잘 견디고 따라와 주기에 고마운 마음이 가장 먼저 앞선다”라고 선수들에 대한 애정을 과시하기도 했다. 창단해부터 전국대회에서 수상을 놓치지 않고 체조부의 영광을 이어온 이리초등학교 여자 체조부.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는 선수들의 열정과 피나는 노력 속에서 과거 체조부의 영광을 이어가게 될 모습과 나아가 전국대회에서 활약하게 될 모습을 기대해 본다. 강정호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