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4회 소년체전 전북대표 선발.. 성장 가능성 보여 아낌없는 지원과 관심.. 체육관 바닥재 교체 필요 열심히 땀 흘리는 선수들.. 우수한 성적도출 기대
어렵게 창단한 만큼 피나는 노력으로 우수 배구 인재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이리부송초등학교 배구부. 지난달 28일 찾아간 교내 체육관은 대전 유성초등학교 배구부와의 연습경기를 펼치고 있던 선수들의 우렁찬 기합소리와 패기 넘치는 파이팅의 열기로 한껏 달아올라 있었다. “앞에 보고! 서비스해! 정신 안 차릴거야?” 연습경기를 위해 코트 위로 올라온 6명의 선수들이 갈팡질팡 자리를 못 잡고 헤매고 있자 김민수 코치의 불같은 호령이 이어졌다. 잔뜩 긴장한 선수들은 이내 정신을 다잡고는 자신들의 자리를 잡았고, 서비스를 준비하는 동료선수에게 각자의 선수들은 ‘나이스 서비스’를 외쳐가며 서로를 격려했다. 라인 밖에서 공을 잡아들고 서비스를 준비하던 선수는 잠시 눈을 감고 심호흡으로 정신을 집중했다.
몇 초 쯤 흘렀을까. 서비스를 준비하던 선수는 뒤로 두 걸음 물러나더니 공을 위로 높게 던져 놓고는 앞으로 달려 나갔다. 허공으로 떠 오른 공이 반쯤 내려오자 서비스 선수의 신발에 용수철이라도 달린 듯 붕 날아올라 파리채 같은 손으로 공을 타격했다. 선수의 손을 떠난 공은 빠른 속도와 함께 직선으로 쭉 뻗어 나갔지만, 아쉽게도 네트 끝 부분에 걸려 실점하고 말았다. “서비스 할 때 손목에 힘을 줘야지! 손목이 꺾이니까 공이 아래로 내려가잖아!” 김 코치는 서비스를 했던 선수의 잘못된 부분을 곧장 지도했고, 서비스에 실패한 선수의 표정에는 아쉬움이 가득 가득 고였다.
경기는 물 흐르듯 계속 진행됐다. 양 교의 점수는 서로 엎치락뒤치락 해가며 공방전을 이어 갔고, 유성초의 득점으로 서비스권이 유성초로 넘어갔다. 서비스를 기다리는 선수들의 표정은 비장했다. 자세를 낮추고 각자의 위치를 고수하는 선수들의 눈빛은 상대편 서비스를 준비하는 선수에게 집중됐다.
상대편 선수가 붕 날아올라 공을 날렸고, 포물선을 그리며 진영으로 날아온 공을 보던 선수들은 저마다 ‘아웃이야! 피해!’라고 외치며 흩어졌다. 선수들의 예상대로 상대팀이 서비스한 공은 라인 밖으로 떨어 졌다. “잘 피했어! 판단 좋아! 잘했어!” 김 코치는 선수들이 정확하게 판단하고 대처해 득점을 올린 상황을 흡족해 하며 선수들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부송초 선수들은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기라도 하듯 더욱 매섭게 공격에 나섰다. 유성초 선수들의 서비스가 이어지며 경기는 계속 진행됐다. 상대편 선수의 서비스를 받기 위해 낮은 자세로 준비하고 있던 선수가 양 팔을 모아 공을 받아냈고, 그 옆에 위치한 선수는 위로 떠 오른 공을 양 손을 이용해 공격선수에게 토스를 넘겼다. 코트의 가장자리에 위치해 있던 공격선수는 허공위로 떠오른 공을 날카로운 눈매로 주시하더니, 높게 뛰어 올라 상대편 진영으로 강력한 스파이크를 꽂아 넣었다. 계속대는 부송초 선수들의 활약과 유성초의 연이은 실책으로 점수 차는 크게 벌어져 25대 14의 스코어로 연습경기가 마무리 됐다.
◇ 아직까진 우수 성적 도출 없지만..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은 무궁무진 지난 2009년 9월 창단된 이리부송초등학교 배구부는 익산에서 유일하게 초등부 배구선수 육성의 장으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3학년 3명, 4학년 12명, 5학년 1명, 6학년 5명 등 총 21명으로 구성돼 있는 이리부송초 배구부는 역사가 그리 길지 않아 선수 선발부터 팀 정비에 몰두하고 있어 괄목할 만한 성적을 도출하고 있진 않다. 그러나 지난 5월 제주도에서 개최된 제44회 전국소년체육대회에서 전라북도 초등학교 대표로 선발돼 전국대회에 참가했으며, 지난 4월 25일 광주에서 개최된 제27회 무등기 전국 어린이 배구대회에서 3위의 성적을 거둔 바 있다. 선수들을 이끌고 있는 김민수 코치는 “지난 5월 제주도에서 열린 소년체전에 전라북도 대표로 선발된 것이 앞으로 우리 선수들의 가능성을 볼 수 있는 시간이 됐었다”라며 “전북 대표라는 우수한 성적이 부송초 배구부를 알릴 수 있던 계기가 됐고, 그것을 계기로 교육청, 배구협회 등 여러 곳에서 많은 관심을 가져주고 계신다”라고 말했다. 이어 “선수들이 하나같이 열심히 운동에 매진하고 있고 선수단도 안정을 찾고 있어 실력 또한 향상되고 있다”라며 “아직까진 눈에 띌만한 성적을 거두지 못했지만 앞으로가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 훤칠한 신장을 가진 이재현 선수, 강력한 파워를 가진 하승한 선수 부송초 배구부를 찾으면 유독 눈에 띄는 선수 2명이 있다. 그 선수들이 바로 훤칠한 키에 시원시원한 공격을 구사하는 이재현 선수와 파워풀한 스파이크가 매력적인 하승한 선수이다. 이재현 선수와 하승한 선수는 6학년 동갑내기 친구사이로 팀 내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수행하고 있다.
특히 이재현 선수의 아버지는 익산시청 직장운동경기부 이주형 감독이며, 어머니는 전직 배구선수, 친누나 2명 중 1명은 흥국생명 피크스파이더스 레프트 포지션 이재영 선수, 또 다른 1명은 현대건설 힐스테이트 배구단 세터 포지션 이다영 선수이다. 이처럼 체육인 가족 속에서 자란 이재현 선수는 자연스럽게 배구에 관심을 갖게 됐다. 이에 이 선수는 초등학교 4학년 시절 처음 배구를 시작하게 됐으나, 그 해 2학기에 배구를 그만뒀다가 작년부터 운동을 다시 시작하게 됐다. 이 선수에게 배구를 시작하게 된 계기와 꿈에 대해 묻자 “처음에는 어머니와 누나들이 배구를 했으면 좋겠다고 권유를 해서 시작하게 됐지만, 원래부터 배구를 하고 싶었고 관심이 많았었다”라며 “꾸준히 훈련에 매진해 꼭 배구 국가대표 선수가 돼 올림픽에 출전 하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승한 선수 또한 초등학교 4학년 시절부터 배구를 시작하게 됐다. 하 선수는 배구부 입단 전 친구들과 재미삼아 운동을 했지만, 학교 체육선생님이 운동하는 모습을 보곤 배구부 입단을 추천하면서 본격적으로 선수생활에 돌입하게 됐다. 또한 하 선수의 앞으로의 목표는 이재현 선수와 함께 국가대표 선수로 활약해 한국의 명예를 드높이는 것이다. 김민수 코치는 “이재현 선수는 작년 11월에 배구를 시작해 짧은 기간 동안 많은 성장을 보였던 선수이며, 운동만 꾸준히 열심히 하고 신장 또한 충분히 성장만 해준다면 프로팀에 가서 활약할 수 있을 것”이라며 “또한 하승한 선수는 이재현 선수보다 신장은 작지만 팔의 스윙도 빠르고 힘이 좋아 훈련만 잘한다면 좋은 선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아낌없는 지원은 원동력.. 아쉬운 상황은 경기장 현재 하계 방학기간에 접어든 선수들은 아침 9시부터 12시 30분까지, 오후 3시부터 7시까지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이에 학교 측에서는 선수들의 점심식사를 해결할 수 있도록 식비를 지원하고 있으며, 체육관에 냉방시설을 마련해 선수들이 훈련할 때마다 가동하고 있다. 또한 배구공, 네트, 운동복 등 선수들이 필요한 모든 부분을 학교 측에서 아낌없이 지원하고 있어 선수들은 운동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이처럼 선수들을 위한 학교 측의 지원과 관심은 크지만, 한 가지 아쉬운 상황이 있다면 체육관 경기장 바닥시설. 현재 체육관 바닥재는 일반 나무목재로 만들어져 있어, 공을 받기 위해 넘어지고 미끄러지는 선수들의 부상에 위험이 있다. 이에 김민수 코치는 “학교 측에서 아낌없이 지원해주고 있어 선수들이 부족함 없이 훈련하고 있지만, 체육관 바닥재가 나무로 돼 있어 선수들의 안전사고에 민감하다”라며 “바닥재를 배구 정식코트에 맞는 규격인 고무재질로 바꿔 선수들에게 안전성이 보장됐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선수들의 학부모님들의 관심과 지원으로 훈련할 수 있는 여건이 많이 좋아졌다”라며 “아무래도 어린선수들이라 훈련을 힘들어 하지만 묵묵하게 자신의 위치에서 잘 따라와 줘 고마운 마음”이라고 전했다. ◇ 앞으로의 목표와 행보 이리부송초 배구부의 앞으로의 목표와 행보는 지난 2일부터 시작된 2015 KOVO 총재배 전국초등학교 배구대회에서 우수한 성적보다는 선수들에게 기회를 부여해줌으로써 선수들이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 주는 것이다. 김민수 코치는 “현재 선수 1명이 그만둔 상태로 이번 대회는 우수한 성적보다는 배구를 끝까지 하겠다는 의지가 있는 선수들을 출전시켜 경험을 쌓게 해줄 것”이라며 “우수한 성적도 중요하지만 선수들에게 보다 넓은 무대에서 경험하게 함으로써 선수들이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비록 아직까지는 우수한 성적을 도출해 내진 않았지만,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게 열려 있는 이리부송초등학교 배구부. 파워풀한 스파이크와 거침없는 스윙으로 힘든 상황을 극복해가는 선수들의 모습 속에서 익산은 물론 나아가 대한민국을 재패하게 될 모습을 기대해 본다. 강정호 기자 | 
